'그림 대작’ 의혹을 받고 있는 방송인 조영남씨가 법원의 선고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18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2017.10.18

2017년 10월 18일 '그림 대작’ 의혹을 받고 있는 방송인 조영남씨가 법원의 선고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 최윤석


 
다른 사람이 그린 그림을 자신의 이름으로 판매한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가수 조영남이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주심 대법관 권순일)은 25일 오전 열린 상고심에서 사기 혐의로 기소된 조영남에 대해 무죄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조영남은 지난 2011년 9월부터 2016년 4월까지 화가 송아무개씨 등 대작 화가의 그림에 경미한 덧칠 작업을 한 뒤 피해자 20명에게 그림 26점을 팔아 1억8천여만 원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앞서 2017년 1심 재판부는 조영남에게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이듬해 항소심 재판부는 송아무개씨의 작업을 보조적 역할에 불과하다고 판단하고, 작품의 구매자들에게 조수를 사용한 사실을 고지해야 할 의무도 없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해당 미술품의 저작권은 대작 화가인 송아무개씨에게 귀속되고 피고인 조영남은 저작자로 볼 수 없다"며 "이와 다른 취지로 판단한 원심 판결에는 저작물·저작자 등에 관한 법리 오해의 잘못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상고장을 제출했다. 또 검찰은 회화 거래에서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과 그렇지 않은 작품 사이에는 구매자에게 구매 여부나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검사가 저작권법 위반으로 피고인을 기소하지 않았으며 이 사건 형사재판에서 저작자가 누구인지는 문제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검찰 측이 사기 혐의로만 기소했기 때문에 형사소송법상 불고불리의 원칙(검사의 공소제기가 없는 사건에 대하여는 법원이 심판할 수 없다는 형사소송 절차의 원칙)에 따라 저작권법 위반은 판단 대상이 아니라는 의미다. 

또한 대법원 재판부는 "미술 작품의 거래에서 그 작품이 친작(직접 그린 작품)인지 혹은 보조자를 사용하여 제작되었는지 여부가 작품 구매자들에게 반드시 필요하거나 중요한 정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피해자들은 해당 미술 작품이 '조영남의 작품'으로 인정받고 유통되는 상황에서 이를 구입한 것이었고, 피고인 조영남이 다른 사람의 작품에 자신의 성명을 표시하여 판매하였다는 등 이 사건 미술작품이 위작 시비 또는 저작권 시비에 휘말린 것이 아니"므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할 수 있다고 최종 무죄를 확정했다. 

한편 이 사건은 미술 작품 제작에 제3자가 관여했을 때 이를 구매자에게 알리지 않은 채 판매하였다면 사기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에 대해 사법부가 판단한 첫 번째 사례다. 대법원은 위작⋅저작권 다툼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미술작품의 가치 평가에 관해 법원이 판단을 내리지 않는 '사법자제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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