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드래프트는 2년에 한 차례씩 시행되는 KBO의 독특한 선수 이적 제도 중 하나다. 9번째 신생 구단 NC의 등장을 계기로 각 구단의 전력 평준화 및 1군 벽을 넘지 못한 2군 선수들이 새로운 팀으로 자리를 옮겨 출장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2011년 처음 도입되어 현재까지 총 5차례 시행되었다.  

특히 제도 신설 당시 이재학(두산→NC), 김성배(두산→롯데) 등 몇몇 선수들의 성공 사례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전력 보강 경로로 각광받았다.  지난해 11월 20일 열린 2020년도 2차 드래프트에선 총 18명의 선수가 8개 구단의 지명을 받아 유니폼을 바꿔 입었지만 7개월 가량 지난 지금 그들의 위치는 당초 기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삼성, 한화 정도를 제외하면 상당수 2차 드래프트 이적 선수들은 팀 전력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롯데가 지명한 최민재

당해년도 순위 역순으로 지명권을 부여하는 규정에 따라 1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얻게 된 롯데는 SK 외야수 최민재를 깜짝 지명해 화제를 모았다. 특별히 내세울만한 경력이 없던 무명 선수(2013년도 신인지명 4라운드 33순번)였음을 감안하면 파격 선택이었지만 개막 2달이 다 되도록 그의 이름은 아직 1군 무대에서 볼 수 없는 실정이다. 

한화가 지명한 이해창, 정진호, 이현호

총 3라운드까지 지명 가능한 2차 드래프트에서 한화는 모든 라운드에서 선수를 선택하며 최대한의 전력 보강 노력을 기울였다.  이해창(KT포수), 정진호(두산 외야수), 이현호(두산 좌완투수)는 올해 모두 1군 경기에 출장했고 최원호 감독 대행 부임 이후 엔트리에서 제외된 이해창을 제외하면 정진호, 이현호는 이탈 없이 1군 무대를 지키고 있다.

시즌 초반 한화의 약점이던 좌익수로 등장했던 정진호는 타율 0.279, 출루율 0.328, 장타율 0.303 (OPS 0.631) 홈런 없이 5타점에 그쳤다,  최근 들어선 SK에서 트레이드로 팀을 옮긴 노수광에게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이현호는 ERA 4.30, WHIP 1.27, 13경기 15이닝 출장 (1패)를 기록하며 중간 계투진으로 꾸준히 등판중이다.  한화의 고질적인 약점 중 하나인 두텁지 못한 선수층을 고려하면 그런대로 자기 몫은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이 지명한 노성호와 봉민호

시즌 초반 노성호(NC 좌완 투수)가 깜짝 활약을 펼치면서 이번 2차 드래프트의 성공 사례로 손꼽히는 듯 했다.  2012년 NC 우선지명으로 프로에 입단하며 주목받았지만 고질적인 제구력 난조로 변변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던 노성호는 삼성의 좌완 불펜으로 뛰면서 14경기 12이닝 ERA 1.50, 4홀드라는 양호한 기록을 올렸다.

이닝당 주자출루허용률이 다소 높다는 약점(WHIP 1.75)을 지니긴 했지만 임현준 외엔 이렇다 할 좌완 투수가 없던 삼성 불펜진에 큰 힘을 보태줬다. 하지만 갑작스런 손가락 부상으로 인해 지난 11일 경기를 끝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어 개점 휴업 상태에 돌입하고 말았다. 함께 지명된 봉민호(SK 투수)는 당시 군복무 중인 관계로 제대 이후부터 전력에 가세될 예정이다. 

KIA가 지명한 변시원

두산 출신 사이드암 변시원(개명전 변진수)는 지난 5월 4차례 등판해 ERA 3.60, 1승을 따낸 바 있다. 하지만 높은 피안타율(0.381)과 WHIP(2.20)에서 보여지듯 안정적인 투구와는 거리가 멀었던데다 박준표, 문경찬, 전상현 등 기존 불펜진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지난 5월 16일자로 2군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KT가 지명한 이보근, 김성훈

KT 역시 2차 드래프트 이적 선수들은 큰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 현대-히어로즈를 거치며 통산 84홀드를 기록했던 베테랑 투수 이보근은 지난 13일 뒤늦게 이적 후 첫 등판했지만 지금까지 4경기 5.2이닝 ERA 6.35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의 백업 내야수 출신인 김성훈은 1군은 커녕 2군 경기 출전도 없는 실정이다.

NC가 지명한 강동연, 홍성민, 김기환

강동연(두산), 홍성민(롯데) 등 사이드암 계열 투수를 2명 선택했던 NC도 사정은 비슷하다.  당초 기대했던 불펜진이 연쇄 부진을 보이는데다 2차 드래프트 이적생들 역시 1군에선 미미한 기록을 올리는데 그쳤다. 5월 중반부터 1군에 등장한 강동연은 7경기 6.1이닝 ERA 7.11, 1승1패의 부진 속에 이내 2군으로 내려갔고 홍성민 역시 1경기 출장(1이닝 무실점)에 그치며 1군에서 제외되고 말았다. 삼성 출신 외야수 김기환은 막강한 NC 주전 외야수들의 벽을 넘지 못한채 2군에 머물고 있다.

LG가 지명한 정근우, 김대유, 백청훈

노장 2루수 정근우(한화)의 깜짝 지명으로 지난 2차 드래프트의 화제를 몰고왔던 LG 역시 이렇다 할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기존 주전 정주현과 교대로 출장중이지만 급격한 노쇠화로 인해 타율 0.222, 1홈런 7타점, 7실책 등 예전의 명성과는 거리가 먼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진해수 외엔 마땅한 좌완 불펜감이 부족했던 이유로 선택했던 김대유(전 KT)는 한달만의 1군 복귀전인 19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한채 3피안타 2사사구 (5실점) 등 극악의 부진을 보이며 곧바로 엔트리에서 제외되었다. LG가 1순위로 선택했던 SK 출신 백청훈은 아직까지 1군 마운드를 밟아보지 못하고 있다.  

SK가 지명한 김세현, 채태인, 정수민

SK는 김세현(KIA), 채태인(롯데) 등 과거 염경엽 감독이 넥센 지도자 시절 인연을 맺었던 선수들을 먼저 선택했었다. 개막 3연전 중 2경기에 등판했던 김세현은 왕년의 기량을 회복하지 못한채 곧바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었다. 왕년의 마무리 투수였지만 올시즌은 2군에서 조차 10점대 평균자책점(ERA 10.95)을 기록할 만큼 정상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시즌 초반 옆구리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던 채태인은 지난주 뒤늦게 1군에 합류했지만 10타수 1안타라는 기록이 말해주듯 대타로서의 역할에는 미흡한 실정이다.  한편 이들과 함께 지명된 미국 마이너리그 출신 NC 우완투수 정수민은 지난해 9월 받은 토미존 수술로 인해 현재 재활중이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