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꾼' 한국적인 뮤지컬 영화 3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영화 <소리꾼> 제작보고회에서 박철민, 이봉근, 이유리, 김동완 배우와 조정래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소리꾼>은 조선 영조시절 소리꾼들의 희로애락을 그린 뮤지컬 영화다. 7월 1일 개봉.

▲ '소리꾼' 한국적인 뮤지컬 영화 영화 <소리꾼>에 주역인 배우 김철민, 이봉근, 이유리, 김동완 배우와 조정래 감독(좌측부터). 사진은 지난 3일 제작보고회 당시. ⓒ 제이오엔터테인먼트

 

우리 전통음악인 판소리가 전면에 담긴 영화 <소리꾼>은 적절한 감정선과 연기가 어우러진 모양새였다. 22일 오후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언론 시사회에서 감독 및 출연 배우들이 결과물에 대한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영화는 심청가와 춘향가를 재해석 해 남편 심학규(이봉근)와 아내 갓난(이유리)과 청이(김하연)가 서로 생이별을 했다가 만나는 과정을 그렸다. <귀향>을 연출한 조정래 감독이 4년 만에 보인 신작이다. 

조정래 감독은 "가족의 복원과 함께 살아가는 힘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대학 학부생 시절 접한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를 본 뒤 판소리에 빠졌고, 직후 동아리 활동 등을 하며 소리를 배우러 다녔다고 한다. <소리꾼>은 1998년 감독이 썼던 단편 <회심가>를 기반으로 약 20년 넘게 품다가 장편으로 풀어낸 결과물이기도 하다. 

"당시 유명하신 교수님이 지도하셨는데 단편 시나리오 쓰면서 무슨 1억짜리 예산의 이야기를 쓰냐고 하셨다. 낙제점일 줄 알았는데 A+를 주시더라. 너무 소중하게 간직하다가 이제야 풀어냈다. 절 아시는 분은 소리에 미친 놈이라고 하시는데 전 이 영화로 사람들이 함께 가족이 되어가는 서사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물론 우리 소리가 좋다고 느끼신다면 참 좋겠지만, 오래 연락하지 못했던 가족을 떠올린다든가 하면 저로선 참 좋을 것 같다." (조정래 감독) 

기성 배우 아닌 전문 소리꾼이 주연 맡아

영화는 기성 배우가 아닌 전문 소리꾼이 주연으로 나섰다는 특징이 있다. 26년 간 명창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봉근은 "무대에서 공연할 때 우리 선생님의 선생님, 그들의 선생님들이 진짜 판소리를 했을 때 바로 이런 (열린) 현장에서 하지 않았을까 상상하며 했다"며 "이게 진짜 판소리가 가진 힘이구나. 우리 생활에 이렇게 깊이 들어와 있었구나 생각했다"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 무대가 아닌 저잣거리에서 민중들과 호흡하며 공연하던 소리꾼의 원형을 영화 촬영으로나마 간접 체험한 셈이다.

이봉근 곁엔 고수 역의 박철민이 있었다. 영화에서 독특한 추임새를 넣고, 감정을 고조시키는 등 맛을 더한다. "인당수 장면을 찍고 편집본을 보면서 참 많이 울었다"고 운을 뗀 박철민은 "우리 고전을 좀 터부시하는 경향도 있는데 왜 오래 사랑받아왔는지 연기하면서 느낄 수 있었다. 박물관에만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충분히 위로받을 수 있는 노래로 생각하셨음 좋겠다"고 말했다.

추임새 연기를 두고 그는 "연극 할 때 잠깐 판소리를 배운 적이 있었는데 스승께서 소리는 당신에게 배웠다고 하지 말라면서도 추임새 하난 최고라고 말했다"고 현장 일화를 전했다.

 
'소리꾼' 박철민 박철민 배우가 3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영화 <소리꾼>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소리꾼>은 조선 영조시절 소리꾼들의 희로애락을 그린 뮤지컬 영화다. 7월 1일 개봉.

배우 박철민. ⓒ 제이오엔터테인먼트

 
촐싹거리는 몰락 양반 역을 맡은 김동완은 "제가 어디든 잘 앉고 잘 먹는데 그런 면이 닮아있다. 현장에서 막걸리도 같이 마시고 정말 팔도를 유랑하는 기분이 들었다"며 "봉근씨가 26년간 갈고 닦은 소리를 영화로 담은 게 한국 영화 역사에서도 뜻깊은 일일 것이다. (코로나 19로) 시기가 이래서 극장에 와 달라는 말을 쉽게 못드렸는데 꼭 극장에서 봐달라는 말이 목까지 차오른다"고 격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에 박철민이 "동완씨가 (자기) 신화라면서 2, 30만은 동원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고 재치 있게 덧붙이자, 김동완은 "술에 취해서 했던 말을 선배가 기억하실 줄 몰랐다"고 응수했다.

조정래 감독은 미처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스태프와 배우들을 언급했다. 특히 청이 역의 김하연에 대해 그는 "배우들이 김하연양과 연기하는 게 두렵다고 말할 정도로 정말 청이 같았다"며 "하연양에게 빚을 진 것 같다. 아마 평생 갚으며 살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조 감독은 "심청가가 눈을 뜨며 막을 내리는데 과연 심 봉사만 눈을 뜬 것일까. 이 노래의 참뜻을 이제야 알 것 같다"며 "우리 삶이 고통스럽지만 그럼에도 행복을 느낄 땐 사랑할 대상이 있고, 그 대상이 그걸 받아주고 웃어 줄 때 같다. 새삼 오늘 새롭게 느꼈다"고 생각을 밝혔다.

영화 <소리꾼>은 오는 7월 1일 개봉한다.
 
'소리꾼' 한국적인 뮤지컬 영화 3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영화 <소리꾼> 제작보고회에서 박철민, 이봉근, 이유리, 김동완 배우와 조정래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소리꾼>은 조선 영조시절 소리꾼들의 희로애락을 그린 뮤지컬 영화다. 7월 1일 개봉.

▲ '소리꾼' 한국적인 뮤지컬 영화 3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영화 <소리꾼> 제작보고회 당시 배우들과 조정래 감독(앞측)이 함께 공연을 보이고 있다. ⓒ 제이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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