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의 한 장면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의 한 장면 ⓒ MBC

 
MBC 탐사보도 프로그램인 <탐사기획 스트레이트>가 지난 7일과 14일 2회에 걸쳐 극우 유튜브 채널의 수익 구조를 고발해 화제를 모았다. 사실 <스트레이트>가 처음부터 극우 유튜브 채널만 다루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그러나 혐오, 막말, 가짜뉴스 등 표현의 자유가 용인하는 선을 넘어 선 방송은 극우 채널들 뿐이었다는 게 <스트레이트>의 설명이다.

취재 뒷이야기가 궁금해 극우 유튜브 채널 수익 구조를 취재해 보도한 이지선 <스트레이트> 기자를 지난 18일 서울 상암 MBC 사옥에서 만났다. 다음은 이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 

- <스트레이트>에서 7일과 14일 2회에 걸쳐 극우 유튜브 채널 수익 구조에 대한 방송을 내보냈잖아요. 취재할 때 어떠셨나요?
"제가 입사 14년 차인데, 호흡이 긴 보도제작 프로그램은 처음이에요. 그래서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란 고민이 가장 컸고요. MBC 기자들은 자신이 쓰는 기사 한 문장, 한 문장이 갖는 무게와 책임을 늘 고민하면서 살아요. 근데 40분짜리 기사였으니, 1분30초 뉴스 리포트에 비해 제가 책임져야 할 문장이 그 만큼 더 많아진 데 대한 부담도 있었어요. 유튜브라는 소재 특성 상 자료조사에도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팩트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를 일일이 한 번씩 더 확인하다 보니 시간이 정말 많이 필요하더라고요. 거의 매일 밤을 새면서 준비했어요.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는데 그래도 방송 나간 걸 보니 보람이 있습니다."

- 보도 제작 고발 프로그램은 처음이라고 하셨는데, 2회 연속으로 방송해서 더 힘들었을 것 같아요. 
"맞아요. 한 주 방송으로 끝날 줄 알고 일주일 동안 매일 밤을 새웠거든요. 근데 한 주 더 하게 되어서 거의 2주 밤을 새운 거죠. 원래 제가 처음에 취재하려고 했던 건, 혐오와 막말, 가짜뉴스를 확산시키는 유튜브 채널에 다수의 대기업 광고가 붙고 있는 문제였어요. 그런데 취재를 하다가 어마어마한 규모의 슈퍼챗 돈벌이 실태에 대해 알게 된 거예요. 그래서 당초 기획했던 것 외에 추가로 방대한 양의 취재가 이뤄졌고, 논의 끝에 1탄과 2탄으로 나눠 보도하기로 결정했어요. 2주 밤을 새니 정말 몸이 많이 힘들더라고요."

- 이 사안을 방송으로 내보낸 건 <스트레이트>가 처음이잖아요? 극우 유튜브 채널 수익 구조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제가 <스트레이트> 오기 전에 경제부에 있었습니다. 작년 말에 유튜브 정치 채널 관련 분석 자료를 하나 입수했어요. 대기업 광고가 정치 편향적이고 가짜뉴스를 양산하는 채널들에 상당히 많이 붙고 있는 실태를 보여주는 내용이었어요. 그런데 그걸 <뉴스데스크> 데일리 리포트로 소화하는 건 쉽지 않겠더라고요. 그래서 가지고 있었던 거죠. 근데 우연히 <스트레이트>에 오게 됐고, 이 내용을 충분히 제대로 취재해서 보도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발제를 하게 됐습니다."

- 취재는 어디부터 시작했나요?
"일단 무조건 유튜브를 봤습니다. 제가 평소에 유튜브 많이 보는 사람은 아니었고, 더구나 막말과 가짜뉴스 영상은 볼 일이 없잖아요. 일단 분석 데이터는 가지고 있는데, 실제로 그런지 제가 또 하나 하나 검증하고 확인을 해야 (취재를) 시작할 수 있는 거잖아요. 유튜브 보는 걸로 시작했죠. 보수와 진보 구분 없이 정치 채널들 두루 봤고요, 그 중에 표현의 자유로 용인할 수 있는 선을 잘 지키는 채널들은 제외하고, 선을 넘어 선 채널들만 분류해서 모았습니다. 모으고 보니 전부 극우 채널들이더라고요."

- 선 넘는 채널이 얼마나 될까요?
"사실 제 기사에 다뤄진 채널보다 더 많아요. 발언의 수위도 생각보다 정말 높았고요. 슈퍼챗 돈벌이 부분에서는 'gzss'라는 채널과 '가로세로연구소'가 유독 많이 벌고 있어서 두 채널을 많이 집중했지만, 정말 많은 극우 채널들에서 이런 문제가 발견됐고요. 그러니 이게 한두 채널 문제가 아닌 거예요. 어느 정도 사회 현상화가 된 게 아닌가 싶어서 너무 걱정되는 상황이었죠."

- 아무래도 돈벌이가 되니 그렇겠죠?
"이 사태가 유튜버들이 먼저 자극적인 표현으로 시청자들을 자극해서 시작된 건지, 아니면 시청자가 듣고 싶은 말에만 열광하며 슈퍼챗을 쏘면서 시작된 건지, 무엇이 먼저였는지는 알 수 없어요. 하지만 명백한 건 자극적인 표현, 거짓 정보와 혐오 표현을 하면 할수록 돈이 더 많이 나온다는 거예요."

- 슈퍼챗과 노란 딱지는 아예 관계가 없나요? 노란 딱지 붙이는 게 안 좋은 콘텐츠 걸러내기 위한 거라면 슈퍼챗과 관련해서도 정책이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래서 결국 제가 또 초점 맞출 수밖에 없던 부분이 '구글은 뭐 하고 있는 것인가'였던 거예요. 저는 구글이 노란 딱지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고 해서 이게 어느 정도 플랫폼 환경을 정화하고 제대로 된 영상들이 유통될 수 있도록 하고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근데 노란 딱지는 이런 불법 혹은 혐오를 담고 있는 영상들을 제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유튜브에 광고를 의뢰하는 광고주들의 광고가 그런 영상에 붙지 않게 하려는 게 목적인 거죠. 그렇다 보니 노란 딱지를 붙인 영상도 아무런 제지 없이 누구나 볼 수 있게 오픈되어 있고요. 심지어는 우리는 이 영상이 노란 딱지가 붙은 영상인지 안 붙인 영상인지조차 알 수가 없어요. 일종의 알 권리를 위해 시청자들에게 노란 딱지가 붙은 영상을 공개할 법한데 전혀 그렇게 하고 있지 않다는 거죠."

- 왜 안 할까요?
"결국 광고주의 이익만 대변하기 때문이죠. 노란 딱지는 이 영상이 문제가 있다는 걸 외부에 알리기 위해 붙이는 게 아니고요. 자신들의 알고리즘 안에서 광고를 붙지 않게 할 콘텐츠를 선별할 목적인 거죠. 그러니 내부적으로만, 유튜버 당사자만 볼 수 있고 일반 유저는 전혀 알 수 없게 하는 거죠."

- 방송에 보면 슈퍼챗 30%를 구글이 가져간다던데 그 때문은 아닐까요? 노란 딱지 붙인 걸 공개하면 그 채널 시청자가 줄 거고 그럼 수입도 감소하니까요. 
"그런 의심이 들긴 하죠. 노란 딱지를 붙이는 영상도 엄연히 누구나 볼 수 있게 재생되고 심지어 채팅창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구조인데, 그걸 방관하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슈퍼챗이 들어오면 구글 30% 유튜버 70%라는 건 구글 쪽에서 확인해준 비율입니다. 사실 (구글 입장에선) 가만히 앉아 버는 거기 때문에 30%는 적지 않죠.

현재 노란 딱지 영상 자체도 잘 관리가 되지 않고 있어요. 구글 입장에서 슈퍼챗을 제지하지 않는 건 돈 벌기 의도라기보단, 애초에 그런 기능 만들 생각 자체가 없었던 것 같아요. 생각해보시면 그렇잖아요. 라이브 방송 채팅창에서 슈퍼챗 쏠 수 있어요. 슈퍼챗은 바로 유튜버에게 가는 게 아니라 구글로 갑니다. 구글로 왔을 때, 그 다음에라도 '아 이게 문제가 있다'고 판단이 되면 그 슈퍼챗을 돌려주든가 수입금을 기부하든가 어떤 조치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관리 절차가 아예 없는 거죠."
 
 이지선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기자

이지선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기자 ⓒ 이영광

 
- 구글 코리아 취재를 시도했는데, 서면 답변만 받게 되어서 취재 기자 입장에선 아쉬웠을 것 같아요. 
"그렇죠. 사실 구글에 너무 물어볼 것도 많았고 설명 듣고 싶은 것도 많았어요. 만나서 주거니 받거니 질문을 던지고 답을 들어야 더 심층적으로 잘 알 수가 있죠. 소통도 잘 되고요. 그러나 구글이 너무 응대해주지 않아 아쉬웠죠. 또 서면으로만 주고받다 보니까 제가 질문을 보낸 거에 대한 답이 왔을 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할 수가 없었어요. 심지어 제가 질문을 한 것 중에 답을 주지 않은 것도 좀 많았어요. 구글이 왜 이렇게 적극적으로 응대하지 않을까 의문이었죠."

- 극우 유튜브 채널 다 보셨잖아요. 방송에서 말씀하셨지만, 시청만으로도 정신적 스트레스가 크셨을 것 같아요.
"너무 힘들었어요. 한 번만 봐도 힘들 영상이나 발언들을 여러 유튜브에서 반복해서 들었으니까요. 심지어 방송 하나가 2시간, 3시간짜리인 것도 있어요. 그걸 다 들어야 되는 거예요. 시간이 정말 많이 걸렸고, 두 시간 내내 정신에 해로운 것들을 듣다보니 스트레스 많이 받았어요."

- 가장 힘든 부분은 뭐였어요?
"근거 없는 허무맹랑한 허위 사실을 퍼트리는 걸 보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제가 정말 힘들었던 건 자식을 잃은 부모와 피해를 입은 사람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모욕과 조롱 혐오 발언을 듣는 거였어요. 들으면서 소름이 끼쳐서 중간에 끊었다가 본 적도 많았어요. 이건 단순히 혐오 발언이 아니에요. 혐오 발언은 폭력입니다. 이걸 보는 저도 이렇게 힘든데... 당사자들이 느꼈을 고통을 생각하니까 너무 끔찍하고 가슴이 먹먹했죠."

- 14일엔 광고 문제를 짚었어요. 광고를 AI가 붙이는 시스템인 것 같은데, 문제가 많아 보이던데요. 
"AI가 광고를 붙이죠. 광고주는 조건을 의뢰합니다. '이런 저런 조건에 맞는 시청자들에게 광고를 보여 줘'라면 AI는 그걸 보고 판단해서 광고주가 의뢰한 조건에 맞는 채널에 광고를 붙이는 거예요. 근데 방송 보셔서 알겠지만 엉터리인 게 엄청 많아요. 예를 들어 광고 중에 어린아이 등장하고 어린아이 목소리가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유아 채널에 광고가 붙는다든지 등이요."

- 극우 채널에 대기업 광고가 많이 붙는 거 같은데 그렇다고 대기업에 책임을 물을 순 없는 거 아닌가요?
"광고주가 직접 '나는 이 채널에 영상 붙일래'라고 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선 책임을 물을 순 없죠. 하지만 사후에 확인할 수가 있거든요. 자기네 광고가 어떤 채널에 붙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요. 물론 수백만 건의 노출을 일일이 확인 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그래도 우리 사회에서 대기업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책임이란 게 있잖아요. 적어도 우리 사회 해악을 끼치는 극우 채널 수익에 간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은 사후에 차단이나 배제를 통해서 막을 수 있고 막아야 한다는, 그런 부분에 대한 기업의 소홀함을 지적을 할 수 있겠죠."

- 보수 유튜버과 접촉하셨는데, 인터뷰하기 어렵지 않았나요?
"일단 슈퍼챗으로 돈을 벌고 있고, 또 슈퍼챗을 위해서 막말과 좀 더 자극적인 표현을 쓰는 보수 유튜버들 목소리도 들어야 한다고 생각을 했고요. 그래서 열심히 노력했는데 쉽지가 않았고요. 그러다가 한 보수 유튜버가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얘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제가 취재를 하면서 짐작했던 부분이 확인되는 순간이었죠. 정직하면 돈을 벌 수 없고 듣고 싶은 말을 해줘야 슈퍼챗이 터진다는 거죠."

- 취재하며 느낀 점도 적지 않을 것 같아요. 
"저는 구글이 하루빨리 한국 사회에도 관심을 좀 가져 주면 좋겠어요. 취재해보니까 미국 사회에서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영상 콘텐츠를 관리하고 있고 가짜뉴스나 혐오 발언, 폭력 콘텐츠에 대해서 훨씬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어요. 그러니 못 해서 안 하는 게 아니라 안 하기 때문에 지금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거죠. 

우리 한국이 유튜브 입장에서는 작은 시장일 수 있어요. 하지만 한국뿐만 아니라 유튜브 이용을 하는 어떤 나라에서도 국민이 이로 인해서 고통받지 않아야 한다고 봐요. 사회가 그로인해 고통받지 않도록 충분히 투자하고 개선의 노력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 취재했지만 방송에 담지 못한 부분이 있나요?
"아까 조금 언급했지만, 이른바 구글세인 디지털세에 대해 많이 못 다뤘고요. 그리고 세금 문제요. 세금 문제는 간단하게 스튜디오에서 조금 언급을 하긴 했어요. 유튜버들의 수익을 알 수 없는 구조는 언급 했지만, 이걸 세금 문제로 얘기하려면 굉장히 오래 할 수 있는 주제거든요. 유튜버에 대한 정당한 세금부과뿐만 아니라 구글과 유튜브에 대한 세금 부과 문제 모두 앞으로 우리 세무 당국이 해결해야 될 문제죠."

- 시청자에게 전하려는 메시지는 뭔가요?
"가장 강조하고 싶었던 건 혐오 발언은 표현의 자유가 아닌 폭력이라는 거예요. 혐오 발언은 표현의 자유로 용인되는 게 아니라 폭력이라는 걸 유튜브 이용하면서 항상 생각해 줬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문제가 있는 영상이고 이것은 누군가에 대한 언어폭력으로 느껴진다면 꼭 신고해줬으면 좋겠어요."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해주세요.
"혹시나 극우 채널만 편파적으로 다룬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신다면, 이 부분을 강조하고 싶어요. 제가 기준으로 세운 건 보수냐 진보냐가 아니라, 말 그대로 누군가에게 고통을 주고 있는지, 또 약자를 괴롭히는 혐오가 담겼는지, 그리고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는 뉴스가 포함돼 있는지였다는 걸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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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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