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방송한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극우 유튜버들의 상상초월 돈벌이 슈퍼챗' 편은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고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극우 유튜브 채널들이 슈퍼챗으로 수 억 원의 수익을 올리는 실태를 다뤘다. 14일 방송한 2탄 '왜곡, 혐오, 막말 극우 유투버 후원하는 대기업 광고' 편은 유튜브는 극우 유튜브 채널에 대기업 광고가 수두룩하게 붙어 결과적으로 이들을 지원하는 황당한 현실을 집중 조명했다.

유튜브는 구독자수가 1천 명 이상이고 연간 누적 시청 시간이 4천 시간을 넘은 채널에 광고를 붙이게 해준다. 영상에 몇 개의 광고를 붙일지는 유튜버들이 마음대로 정한다. 영상의 맨 앞 또는 맨 끝에 붙일 수 있고, 영상 길이가 10분을 넘으면 중간에 배치할 수도 있다. 광고를 많이 붙인다고 무조건 수익이 높은 건 아니다. 30초 이하 광고는 시청자가 전부 보아야 하고 30초가 넘는 광고도 최소 30초는 봐야 광고료를 받는다.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MBC


2017년 8월 유튜브는 광고를 제한하는 조치(채널 관리자의 화면에 수익을 의미하는 달러 마크가 노란색으로 표시되어 일명 '노란딱지'라 불린다)를 도입했다. 테러와 참수 장면이 담긴 이슬람 무장단체 IS의 유튜브 선전 영상에 광고가 붙으면서 논란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선정적이거나 유해한 콘텐츠, 증오와 폭력을 조장하는 영상에 광고주들이 자신들의 광고가 붙는 걸 원하지 않자 유튜브는 11개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영상을 인공지능으로 식별해 노란딱지를 붙였다. 노란딱지가 붙으면 해당 영상에 광고가 붙지 않아 영상 제작자는 광고 수익을 올릴 수 없다.

우리나라는 유튜브 콘텐츠에 붙은 대기업 광고가 국회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올랐다. 2018년 10월 29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은 독도가 일본 영토라고 주장하는 영상이나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 북한 특수군 소행이라 주장하는 역사 왜곡 영상을 삭제하지 않고 도리어 대기업들의 광고를 붙이는 유튜브에 문제를 제기했다.

답변에 나선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는 "유튜브는 가짜뉴스를 판단하지 않는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반복했다. 이후 논란이 확산하자 구글은 지난해 6월부터 노란딱지 정책을 대폭 강화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MBC


지난달 27일 '이승만TV'에 올라온 <심포지엄: 일본군 위안부제의 역사적 성격(이영훈)>은 일본군 위안부는 메이지 시대의 공창제와 마찬가지고 강제 납치된 조선인 여성은 없다는 주장으로 가득하나 KB국민카드와 신한은행 광고가 붙어있다. 4.15 총선이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는 '가로세로연구소'의 영상들에도 동서식품, 이니스프리, 한국타이어 광고가 줄줄이 붙었다.

현 정부가 우리나라를 북한에 편입시켜려 한다는 전광훈 목사의 주장을 담은 '너알아TV'의 영상에도 롯데카드, 카스 광고가 붙었다. 심지어 단식 중인 세월호 유가족들 앞에서 피자 100판을 먹으며 조롱했던 모습을 찍은 <일베, 광화문에 가다>는 2014년 9월 13일에 올린 영상이지만, 여전히 어떠한 제재도 받지 않은 채 대기업의 새로운 광고들이 붙고 있다. 사실상 대기업들의 광고가 극우 유튜버들의 돈줄로 작용한 셈이다.

극우 유튜버들은 광고로 얼마나 벌고 있을까? 구글과 유튜버가 광고료를 나눠 가지는 기준은 천차만별이다. 구독자수, 조회수, 추천수, 시창지가 영상을 본 시청 시간, 영상품질 등에 따라 가중치가 다르다고 알려진다. 유튜버들이 광고로 정확히 얼마나 버는지는 구글과 유튜버 본인 외에 아무도 모른다.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MBC


예상 수익을 대략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자료는 존재한다. 한 빅데이터 분석기관이 지난해 8월 한 달 동안 대표적인 유튜브 정치채널 20개(윤튜브, 리섭TV, 팩맨TV, 지식의칼, 성제준TV, TV홍카콜라, 신의한수, 진성호방송, 김진TV, 고성국TV, 가로세로연구소, 윤창중칼럼, 이봉규TV, 엄마방송, 정광용TV, 미디어워치TV, 딴지방송국, MediaVOP, 팩트TV NEWS, 노무현재단)에 광고가 얼마나 붙었는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1위 '고성국TV'(1213개), 2위 '신의한수'(911개), 3위 '이봉규TV'(801개), 4위 '진성호방송'(477개), 5위 '팩트TV NEWS'(455개)로 집계됐다.

광고수와 동영상 총 조회수를 곱해 광고가 얼마나 노출되었는지 단순 계산한 광고 최대 노출횟수를 살펴보면 1위 '신의한수'(1억 7천만 회), 2위 '가로세로연구소'(9천 2백만 회), 3위 '딴지방송국'(7천만 회), 4위 '고성국TV'(6천 1백만 회), 5위 '진성호방송'(5천 4백만 회)로 나타났다.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MBC


구글은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영상에 광고를 붙인다. 기업이 원하는 광고 타깃 시청자의 조건을 정하면 유튜브는 구글이 보유한 방대한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을 통해 연관된 사람과 채널에 광고를 노출한다. 그런데 기업 홍보 관계자들은 구글의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문제점이 많다고 지적한다. 광고주의 의도와 달리 엉뚱한 영상에 광고를 붙이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동아제약은 피로회복 음료인 박카스 F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유튜브와 광고 계약을 맺었다. 동아제약이 유튜브에 요청한 조건을 보면 시청 타깃팅은 남성과 여성 모두 18~34세, 맞춤관심사는 구직 사이트, 일반 관심사 키워드는 게임, 미디어 및 엔터, 스포츠, 여행, 소셜미디어, 음악을 넣었다.

그런데 동아제약이 제시한 조건과 거리가 먼 극우 유튜브 채널에 광고가 상당수 붙었다. 동아제약은 이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한다.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MBC


화장품 유통기업인 CJ 올리브영의 상황도 비슷하다. 젊은 여성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아 광고 계약을 맺었는데 전혀 상관없는 보수 우파 채널인 '신의한수'에 다수의 광고가 붙었다. CJ 올리브영 홍보 담당자는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튜브에 18살에서 34살 사이의 여성을 광고 타깃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유튜브 광고로 돌리거나 할 때 코스메틱(화장품)에 관심 있는 20대 여성들에게 도달이 많이 될 수 있는 기준 위주로 하기 때문에 정치 성향은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상황도 비슷하다. 지난해 8월 한 달 동안 삼성전자의 유튜브 광고는 '신의한수'에 63개, '고성국TV'에 37개, '이봉규TV'에 35개, '가로세로연구소'에 26개가 붙었다. LG전자를 보면 '신의한수'에 106개, '가로세로연구소'에 53개로 조사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광고가 극우 유튜브 채널에 최소 수십 만회 이상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두 회사는 특정 정치 채널을 타깃으로 광고를 요청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MBC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구글의 인공지능은 총기가 등장하는 영상, 선정적인 신체 노출 영상, 저작권 위반 자료 영상을 찾아내어 차단하는 등 특정 분야의 분석 능력은 놀랄 만큼 탁월하다,

반면에 인공지능이 광고를 붙이는 경우엔 관심사가 하나만 겹쳐도 의도하지 않은 채널에 연결하는 등 실수를 일삼는다. 기업들은 광고가 어떤 채널, 어떤 영상에 붙을지 사전에 알 방법이 없다. 광고가 붙은 채널 목록을 일일이 확인해서 유튜브에 빼달라고 요청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유튜브는 전 세계 사람들이 이용하는 가장 강력한 동영상 플랫폼이다. 한편으론 혐오와 차별로 가득한 영상, 가짜뉴스와 음모론이 판을 치는 세상이기도 하다. 광고로 막대한 이익을 거두는 유튜브가 유해한 콘텐츠 유통을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미국, 유럽 등과 달리 우리나라에서 소극적이란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그저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자체 가이드라인에 따라 관리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반복할 따름이다. 구글은 영향력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을 다할 의무가 있다.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프로그램의 한 장면 ⓒ MBC


정부와 국회는 구글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 나서야 한다. 가짜정보 유통 방지까진 힘들어도 유튜브와 SNS에서 피부색, 장애인, 성 소수자 등을 향한 혐오 표현을 금지하는 최소한의 법적 장치는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

2017년 미국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유튜브 광고 보이콧을 벌여 변화를 끌어냈듯 우리나라의 대기업들도 서로 협력해 유해한 콘텐츠에 광고가 붙는 문제를 구글이 제대로 해결하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 조창환 연세대학교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는 정부와 기업이 적극 대응하길 주문한다.

"결국은 돈을 쓰는 광고주가 움직여야 합니다. (2017년 유튜브 광고를 보이콧한) P&G처럼 국내에서도 대기업들이 나서서 디지털 광고가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정부까지 같이 협업해서 디지털 광고 시장이 제대로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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