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되었던 '아르테타 더비'가 17일 오전 4시 15분(한국시간) 맨체스터 시티의 안방인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경기는 맨체스터 시티의 3-0 승리로 끝났지만, 이 글에선 맨시티와 아스널의 경기를 키워드를 통해 되짚어보려 한다. 

#"외질하고 아구에로 어디갔어?" '의외의 라인업'

이날 경기에서 양 팀 감독들은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것과 다른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먼저 홈팀 맨체스터 시티는 4-3-3 전술을 바탕으로 평소와 비슷한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골키퍼는 예상대로 브라질 출신의 에데르손이 나왔다. 그러나 중앙 수비수에 라포르테 짝으로 어린 유망주 에릭 가르시아를 선발 명단에 넣으며 신예의 패기와 라포르테의 노련함으로 경기를 풀어가려고 하였다. 양쪽 풀백에는 벤자민 멘디와 카일 워커가 출전하였다.

중앙 미드필더에서도 의외의 선수가 보였다. 일카이 귄도안과 월드클래스 미드필더 케빈 더브라위너가 예상대로 출전한 가운데 계약만료를 눈앞에 둔 노장 다비드 실바가 선발로 나와 중원의 노련함을 더했다. 3톱으로는 왼쪽부터 라힘 스털링 가브리엘 제수스와 리야드 마레즈가 선발로 출격했다.

원정팀 아스널은 젊은 피를 선발 라인업에 많이 포함시키며 아르테타 감독의 친정방문 기념 승리를 챙기기 위해 나섰다.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으며 골문은 독일 출신의 베른트 레노가 지켰다. 양쪽 윙백으로 어깨 탈골 부상으로부터 돌아온 키어런 티어니가 선발로 출전하였고, 오른쪽에는 헥토르 베예린이 나왔다. 중앙 수비라인 역시 베테랑인 소크라테스와 다비드 루이스가 아닌 파블로 마리가 선발 출전하며 발 빠른 맨시티 공격진에 대비를 하였다.

마리의 짝으로는 코로나19로 리그가 중단되기 전 경기력이 급상승한 슈코드란 무스타피가 나섰다. 중앙 미드필더 지역에는 왼쪽부터 부카요 사카와 그라니트 자카가 나섰고, 마테오 귀엥두지가 자카와 중앙에서 호흡을 맞췄다. 오른쪽에도 역시 젊은 피 조 윌록이 선발 출전했다. 2톱으로는 리그 정상급 스트라이커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과 신예 에디 은케티아가 맨시티의 골문을 겨냥했다.

# "청출어람은 실현될 것인가?" '사제지간 맞대결'
 
경기 전부터 많은 축구팬들의 이목을 끈 부분은 이날 경기가 아르테타와 과르디올라의 사제지간 맞대결이란 점이다. 스승 맨체스터 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번 시즌 벌써 리그에서 7패를 하며 1패에 불과한 리버풀과의 우승 경쟁에서 많이 뒤처져있지만, 2위는 굳건히 지키고 있는 중이다. 

맨시티는 시즌 도중 수석코치인 아르테타를 아스널로 떠나보낸데다, 주전 센터 백인 아이메릭 라포르테와 발 빠른 윙어 르로이 사네 등 주축 선수들을 부상으로 잃었고  UEFA에서의 FFP 룰 위반으로 인해 징계 절차 중이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탄탄한 스쿼드와 과르디올라 특유의 뛰어난 전술로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거함 레알마드리드를 2-1로 꺾었다. 그렇게 좋은 분위기를 가진 상태로 이날 경기를 치르게 된 것이다. 
 
제자인 아스널 감독 미켈 아르테타는 2011년에 에버튼에서 아스널로 이적해온 뒤 은퇴한 2016년까지 아스널에 몸담으며 아스널 중원에서 필요할 때마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후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맨체스터 시티에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을 보좌하며 맨시티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이번 시즌을 치르던 중 수렁에 빠진 친정팀 아스널을 구해내기 위해 감독으로 부임해 힘겨운 싸움 중이다.

아르테타는 이전 감독들과 달리 팀의 베테랑이자 유럽 최고의 도움왕 독일 출신의 플레이메이커 메수트 외질을 적재적소에 잘 활용하여 슬럼프를 겪고 있던 팀의 공격 전개에 창의성을 극대화했다.

이와 더불어 아스널 팬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았던 스위스의 중원 미드필더 그라니트 자카와 독일의 수비수 슈코드란 무스타피의 경기력을 끌어올리며 '화타'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아르테타 감독은 부임 후 리그 10경기에서 4승 5무 1패를 기록하며, 이전 감독들인 우나이 에메리와 프레드릭 융베리 전 감독의 18경기 5승 8무 5패의 부진한 성적을 단기간 내에 크게 반등시켰다.

#"흑인들의 목숨은 소중하다" 'Black Lives Matter'

이날 양팀 선수들은 흑인들의 목숨은 소중하다는 의미인 'Black Lives Matter'라는 문구를 유니폼에 새기고 경기장에 나섰다. 경기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킥오프전 한 쪽 무릎을 꿇고 묵념했다. 이는 얼마 전 미국에서 일어난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추모하며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캠페인으로 앞서 펼쳐진 애스턴 빌라와 셰필드 유나이티드 경기에서도 진행되었다.

# "여기는 영국입니다" '소나기'
 
이날 경기에서의 가장 큰 변수 중 하나는 이동성 저기압에 따른 영국 특유의 '소나기'였다. 경기 시작 전부터 세차게 내리던 비는 경기 시작 후에도 지속되었고, 전반 중반이 지나서야 조금 수그러들었다. 이는 경기를 진행하면서 많은 나비 효과를 불러왔고, 선수들은 그라운드 환경과 공의 움직임에 적응하는데 상당히 애를 먹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예상치 못한 변수  '부상'

인라 경기의 큰 변수 중 하나는 바로 부상이다. 전반 5분 그라니트 자카가 동료인 마테오 귀엥두지와 부딪치면서 다니 세바요스와 교체되었다. 아스널에게 악재는 전반 21분 다시 찾아왔다. 파블로 마리가 카일 워커의 오버래핑을 저지하려다 다리에 이상이 왔고, 이는 오늘 경기의 패배의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 다비드 루이스가 경기에 투입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후반 81분 아스널의 공격의 막으려던 에데르손 골키퍼가 같은 편 수비수인 에릭 가르시아와 강하게 충돌했고, 가르시아는 10분여간 일어나지 못하며 산소호흡기를 달고 들것에 실려나갔다. 이를 지켜보던 과르디올라 감독을 비롯한 동료들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He is world class" 'KDB'

이날 경기의 공식 수훈선수로 선정된 월드클래스 미드필더 케빈 더브라위너는 이번 시즌 좋은 폼을 보여준 위치인 오른쪽 메짤라로 나와 후반 70분 로드리와 교체되기 전까지 아스널의 중원과 수비진을 괴롭히며 맨시티 승리에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하였다.

코로나19로 휴식기 동안 그의 체중 증가를 걱정했던 맨시티 팬들은 그 걱정이 쓸데없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는 전반 초반 위협적인 프리킥을 시작으로 시종일관 아스널의 뒷공간을 흔들어놨다. 전반 50분 리야드 마레즈가 다비드 루이스로부터 얻어낸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골문 안으로 밀어 넣으며 득점에 성공한 것은 덤이었다.

# "왕년의 나도 월드베스트였어..." '다비드 루이스'

케빈 더브라위너가 맨시티 승리의 주역이라면 다비드 루이스는 아스널 패배의 원흉이다. 파블로 마리의 부상으로 인해 전반 22분 교체 투입되어 전반 추가시간에 첫 번째 실점의 빌미를 만들었다. 다비드 루이스는 오른쪽에서 케빈 더브라위너가 올린 평범한 크로스를 걷어내지 못해 공이 골문 쪽으로 향하게 만들었다. 이후 뒤에서 침투하던 라힘 스털링이 강력한 오른발 슛을 날렸고, 결국 아스널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는 전반 내내 맨시티 수비진을 잘 버텨내던 아스널 수비진에게 절망을 안겨준 순간이었다. 그러나 다비드 루이스의 아쉬운 수비는 계속 이어졌다. 그는 후반 5분 리야드 마레즈의 측면 돌파를 페널티 박스 안에서 무리하게 막으려다 페널티킥을 내주었다. 앤서니 테일러 주심은 명백한 공격 찬스를 무산시켰다는 판정으로 레드카드까지 꺼내들었다. 루이스의 아쉬운 판단은 아르테타의 친정방문을 악몽으로 만들어놨다. 현재 아스널은 여러 센터 백들과 링크가 연결되고 있는데 루이스를 필두로 아스날 수비수들의 이번 시즌 활약은 아르테타 감독의 고민을 더 깊게 만들고 있다.

기자가 꼽은 이번 경기 핵심포인트  '교체 선수'

이날 경기에서 양 팀은 모두 5명의 교체 선수를 활용할 수 있었다. 홈팀 맨시티는 벤치에 카슨 골키퍼와 수비 니콜라스 오타멘디,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올렉산드로 진첸코, 이번 시즌 맨시티 3선의 든든한 버팀목인 로드리와 페르난지뉴, 공격에선 세르히오 아구에로와 십자인대 부상에서 돌아온 르로이 사네, 넓은 활동량을 가진 베르나르도 실바와 과르디올라가 애지중지 키우고 있는 유망주 필 포덴이 벤치에서 출격을 대기하고 있었다.

원정팀 아스널은 마르티네즈 골키퍼를 비롯해 수비 카드로는 베테랑 다비드 루이스와 윙백 소화가 가능한 메이틀랜드 나일스와 콜라시냑이 대기하였다. 중원의 창의성을 더할 다니 세바요스가 대기하였고, 맨시티의 골문을 공략할 공격 카드로는 1000억의 사나이 니콜라스 페페와 신예 리스 넬슨과 더불어 이번 시즌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가브리엘 마르티넬리와 프랑스의 스트라이커 알렉산드로 라카제트가 출격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전반에는 아스널만 2장의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2장 모두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인한 것이었기에 아르테타로서는 아쉬움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전반 7분 그라니트 자카와 다니 세바요스가, 24분에는 파블로 마리와 다비드 루이스가 각각 교체되었다.

다비드 루이스의 실책으로 인해 2-0으로 경기가 진행되던 후반 65분 맨시티는 경기를 잘 조율해 주었던 노장 다비드 실바를 빼고 베르나르도 실바를 들여보냈다. 베르나르도 실바와 함께 마레즈를 필 포덴과 교체해 주며 공격에 기동력을 더했다. 이어 2분 뒤 아스널은 메이틀랜드 나일스와 라카제트를 각각 귀엥두지와 은케티아를 빼주었다. 추가적으로 1분 뒤 조 윌록을 빼고 공격수 리스 넬슨을 교체해 주며 공격적으로 나섰다.

2분 뒤인 후반 70분 맨시티는 경기 MVP 케빈 더브라위너와 아이메릭 라포르테가 각각 로드리와 페르난지뉴로 대체되었다. 또한 후반 79분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시티 선수들 가운데 가장 활약이 저조했던 가브리엘 제수스를 빼고 세르히오 아구에로를 투입하며 추가골을 노렸다. 이 전략이 그대로 맞아들어갔다. 맨시티는 필 포덴의 추가골로 아스널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어버렸다.

B. 실바, 포덴, 로드리, 페르난지뉴, 아구에로 이 5명은 지금 프리미어리그 어느 팀에 가도 당장 주전을 꿰찰 수 있을 정도의 선수들이다. 이들이 벤치에서 대기를 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상대팀을 압도할 수 있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다.

아스널은 베른트 레노 골키퍼가 수차례 선방쇼를 펼치며 버텨보았지만, 후반에 힘을 더해줘야 할 교체 선수들의 미미한 활약으로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다니 세바요스는 중원에서 무난한 플레이를 했지만 혼자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다비드 루이스는 원맨쇼를 펼치며 자멸했고, 나일스는 본인이 원하던 중원에 배치되었지만 전혀 보이지 않았다. 라카제트 역시 몸이 무거워 보였고, 리스 넬슨은 아직 많은 경험이 필요해 보였다.

두 팀은 앞으로 각자의 위치에서 남은 경기를 치러갈 것이다. 아스널은 이날 경기에서 보여준 부분의 풀이법을 빠르게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이며 맨시티는 지금의 스쿼드를 유지하며 이날과 같은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댓글2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