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수와 주지훈이라는 인기배우를 앞세운 SBS 금토 드라마 <하이에나>는 초반의 부진을 씻고 14.6%라는 준수한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20%에 육박하는 시청률(19.1%)을 기록한 전작 <스토브리그>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썩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다. 그리고 SBS는 <스토브리그>와 <하이에나>의 상승세를 김은숙 작가와 이민호, 김고은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더 킹:영원의 군주>(이하<더킹>)의 신드롬으로 이어 가겠다는 포부를 가졌다.

하지만 SBS의 원대한 꿈은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시청률이 보증수표로 생각했던 <더킹>은 평균 7.6%, 최종회 시청률 8.1%라는 굴욕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다. 물론 <부부의 세계>라는 엄청난 복병을 만나긴 했지만 <더킹>과 <부부의 세계>의 방영시간이 정확히 겹치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이를 핑계로 삼긴 힘들다. 시청률에서 참패한 <더킹>은 동남아권에서 방영기간 내내 1위를 차지했던 넷플릭스 콘텐츠 순위에 위안을 삼을 수밖에 없다.

큰 기대를 걸었던 <더킹>이 뜻밖의 참패를 당한 SBS는 차기작으로 발랄한 로맨틱 코미디를 편성했다. 19일 첫 방송되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편의점 샛별이>다. <편의점 샛별이>에는 지창욱, 한선화, 도상우 등 눈에 띄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그 중 주인공 정샛별 역은 2003년 연예계에 데뷔한 18년 차 배우 김유정이 맡았다. 

지상파 3사 연기대상 아역상 휩쓴 최고의 아역배우
 
 김유정이 한가인의 아역을 연기한 <해를 품은 달>은 아역배우 출연분이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은 대표적인 드라마다.

김유정이 한가인의 아역을 연기한 <해를 품은 달>은 아역배우 출연분이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은 대표적인 드라마다. ⓒ MBC 화면 캡처

 
1970~1990년대까지만 해도 똑순이 김민희와 꼬마신랑 김정훈, 순돌이 이건주, 미달이 김성은 등 어린 시절에 눈부신 연기를 선보였던 아역배우들이 아역 시절의 이미지를 벗지 못하고 브라운관에서 멀어져갔다. 하지만 최근에는 양동근, 김민정, 문근영, 신세경, 박보영, 심은경, 김향기 등 아역배우들이 성인이 된 후에도 대중들에게 사랑 받는 연기자로 성장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김유정 역시 '정변(어린 시절 외모를 성인이 될 때까지 그대로 유지했다는 뜻의 신조어)'에 성공한 대표적인 아역배우로 꼽힌다.

한국나이로 5살이었던 2003년 과자 CF를 통해 연예계에 데뷔한 김유정은 영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에서 김수로의 딸 진아를 연기하며 대중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귀여운 눈망울과 야무진 연기력을 동시에 갖춘 김유정은 2006년 <궁>에서 윤은혜의 아역을 시작으로 내로라하는 스타 배우들의 아역 연기를 도맡아 했다. 수많은 시청자들이 사랑했던 '아역계의 슈퍼스타' 김유정의 시대가 활짝 열리는 순간이었다.

김유정은 영화 <각설탕>의 임수정, <황진이>의 송혜교, 드라마 <일지매>, <동이>의 한효주, <바람의 화원>의 문근영, <선덕여왕>의 박예진, 신세경, <로드 넘버 원>의 김하늘 아역을 연기했다. 뿐만 아니라 나홍진 감독의 장편 데뷔작 <추격자>에서는 서영희가 연기했던 미진의 딸 은지 역을 맡아 전직 형사 엄중호(김윤석 분)와 의외의 케미를 선보이며 무거운 영화의 긴장감을 잠시나마 풀어주는 역할을 했다. 

아역 배우로서 김유정의 대표작은 역시 한가인의 아역이었던 허연우를 연기한 <해를 품은 달>이었다. 김유정은 <해를 품은 달>에서 임시완과는 우애 좋은 남매 연기를, 여진구와는 애틋한 멜로 연기를, 김소현과는 살벌한(?) 연적 연기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지지를 얻었다. 김유정은 지상파 3사의 연기대상에서 아역상(또는 청소년 연기상)을 모두 휩쓴 유일무이한 아역 연기자다.

2014년 영화 <우아한 거짓말>에서 학교폭력 가해자 김화연을 연기하며 생애 첫 악역연기에 도전한 김유정은 2016년 고2라는 어린 나이에 첫 지상파 주연작 <구르미 그린 달빛>에 출연했다.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최고의 라이징스타 박보검과 절절한 멜로 연기를 선보인 김유정은 단숨에 아역 이미지를 씻어 버렸고 2016년 KBS 연기대상에서 우수연기상과 베스트 커플상, 2017년 백상예술대상에서 TV 부문 인기상을 휩쓸었다.

<편의점 샛별이>, 김유정의 새 '인생작' 될까
 
 2015년에 촬영해 2017년에 개봉한 <사랑하기 때문에>는 전국 34만 관객을 모으는데 그쳤다.

2015년에 촬영해 2017년에 개봉한 <사랑하기 때문에>는 전국 34만 관객을 모으는데 그쳤다. ⓒ (주)NEW

 
<구르미 그린 달빛>은 23%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고 주인공 홍라온을 연기한 김유정의 주가도 함께 치솟았다. 하지만 김유정은 <구르미 그린 달빛>을 끝으로 2년 넘게 활동을 중단했다. 2017년 초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가 개봉하기도 했지만 <사랑하기 때문에>는 이미 2015년에 촬영을 끝낸 작품이었다. 김유정의 길어진 공백에 일부 대중들은 김유정이 지나치게 작품을 고른다고 오해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유정이 긴 공백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고교졸업 직후 찾아온 갑상선 기능 저하증 때문이었다. 치료를 받느라 6개월 넘게 제대로 된 활동을 하지 못했던 김유정은 2018년 11월 JTBC 월화 드라마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로 복귀했다.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는 최종회 시청률이 1.5%에 그치며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김유정은 생존력 강한 취업준비생 길오솔을 연기하며 시청자들에게 건강회복을 알렸다. 

아역 시절에는 1년에 최대 5편의 드라마에 출연했을 정도로 '다작배우'였던 김유정은 성인이 된 후 출연작을 신중하게 고르기 시작했고 1년 4개월의 공백 끝에 <편의점 샛별이>를 차기작으로 결정했다. 동명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편의점 샛별이>에서 김유정은 상큼한 외모와 달리 고교 시절 지역구를 평정했던 무시무시한 경력이 있는 범상치 않은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정샛별을 연기한다.

작년 초 <열혈사제>의 성공을 이끈 이명우PD가 연출을 맡은 <편의점 샛별이>에는 걸그룹 출신의 배우 2명이 주요 배역으로 출연해 관심을 모은다. 시크릿 출신의 한선화는 편의점 점장 최대현(지창욱 분)의 여자친구이자 지성과 미모, 능력을 고루 갖춘 편의점 본사 홍보팀 팀장 유연주 역을 맡았다. 라붐의 멤버 솔빈은 공부와 담 쌓고 연예인을 꿈꾸는 샛별의 동생 정은별 역을 맡아 날라리 고딩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과거부터 캐릭터 이름이 제목에 들어간 드라마가 대박을 치면 그 드라마의 주인공은 엄청난 스타로 도약하곤 했다. <대장금>의 이영애가 그랬고 <주몽>의 송일국이 그랬으며 <내 이름은 김삼순>의 김선아도 다르지 않았다.

김유정 역시 만 20세의 젊은 나이에 자신의 캐릭터 이름을 제목에 내건 드라마의 주인공을 맡았다. 과연 김유정에게 <편의점 샛별이>는 훌륭한 성인배우로 한 단계 발돋움할 수 있는 작품이 될까. 
 
 김유정은 자신이 연기하는 캐릭터 이름이 제목에 들어가는 작품을 차기작으로 정했다.

김유정은 자신이 연기하는 캐릭터 이름이 제목에 들어가는 작품을 차기작으로 정했다. ⓒ <편의점 샛별이> 홈페이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