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희 후보를 응원하기 위해 지역을 찾은 가로세로연구소와 개탈 선거운동원

(왼쪽) 강용석 변호사. ⓒ 가로세로연구소

 
"(<가로세로연구소>는) 전직 mbc 기자였던 김세의씨가 대표, 강용석 변호사가 소장을 맡고 있는 (유튜브) 우파채널입니다. 구독자 수 60만 명인 가로세로연구소는 지난 한 달 동안 슈퍼챗으로만 1억 2천 만 원을 벌었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1월부터 5월까지 5달 동안 3억 7천만 원입니다. 실시간 채팅창의 후원금인 슈퍼챗으로만 한 달 평균 7천만 원 넘게 번겁니다." (지난 7일 MBC <스트레이트> '극우 유튜버들의 상상초월 슈퍼챗 돈벌이' 중에서)


유튜브 사용자들에겐 친숙할 슈퍼챗(Super Chat), 유튜버들이 실시간 방송에서 시청자들로부터 실시간 채팅창을 통해 후원금을 받는 기능을 말한다. <가로세로연구소>의 구독자수는 60만을 돌파했다. 대표적인 '우파 채널'로 자리매김한 <가로세로연구소>의 가장 큰 수익원이 바로 이 슈퍼챗인 셈이다.

실제 그랬다. 유튜브 순위와 슈퍼챗 내역을 실시간 집계하는 '플레이보드' 사이트에 따르면, <가로세로연구소>의 슈퍼챗 누적 수입은 7억 8천만 원을 훌쩍 넘기고 있었다(6월 11일 기준). 슈퍼챗 누적 금액으로 따지면 전 세계 1위다. 6월 1일부터 8일까지 주간 수입도 1천 5백만 원이 넘었고, 5월 한 달 수익만 1억 1천8백만 원이었다.

<가로세로연구소>의 '기업형' 수익구조

집계 방식에 대해 '플레이보드'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라이브 방송을 탐지한 경우 이후 발생하는 슈퍼챗 내역이 실시간 집계된다"며 "2020년 1월 10일부터 슈퍼챗 집계가 시작됐으며, 그 이전에 진행된 라이브 방송은 다시보기가 채팅과 함께 저장된 경우만 집계된다"고 공지하고 있다. 구글이 운영하는 유튜브가 슈퍼챗 기능을 도입한 것은 지난 2017년 6월.

"구글이 2017년 도입한 슈퍼챗 기능은 유튜브가 지난해 6월 광고주들이 꺼리는 콘텐츠에 '노란딱지'를 붙이는 정책을 강화하며 일종의 수익모델 '대안'으로 떠올랐다. 노란딱지가 붙은 콘텐츠는 조회 수가 높아도 광고가 붙지 않아 돈을 벌 수 없다.

이 때문에 노란딱지를 많이 받게 된 유튜버들은 노란딱지가 붙는 콘텐츠를 만들지 않는 대신, 더욱 극단적인 콘텐츠를 만들며 슈퍼챗을 쏴달라고 요구하기 시작했다." (8일 <미디어오늘>, <유튜브 '슈퍼챗' 전 세계 1위는 '가로세로연구소'>)


한국의 경우, 유튜브의 노란딱지 정책과 함께 이른바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정치채널의 슈퍼챗이 수익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 당시 정치 유튜브 시청자들 중 반대 진영의 채널에 '신고'(노란딱지)를 하는 것이 유행했고, 정치 유튜브 채널들도 광고 수익 외에 슈퍼챗으로 눈길을 돌리면서 '아프리카 TV'의 '별풍선'과 같이 라이브 방송을 통한 슈퍼챗 후원을 독려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한편 이러한 슈퍼챗 수익배분은 유튜브와 이용자가 3대7로 나누는 것으로 알려졌다. MBC는 <가로세로연구소>와 같은 우파채널의 수익이 "상상을 초월한다"며 이제는 "기업형"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슈퍼챗 외에도 기존 유튜브 광고, 유료 멤버신, 후원 계좌, 각종 판매 수익 다각화를 이뤘다는 부연이었다. 여기에 이른바 요즘 유행하는 '부캐(릭터)'와 비슷한 하위 채널도 존재한다.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가로세로연구소>의 출연자 중 한 명인 김용호 전 기자의 <김용호의 연예부장> 채널의 슈퍼챗 수익도 누적 1억을 넘겼다.

"대중 추수에 대한 유혹이 세요. 사람들 감성 자극하면 돈이 쏟아진다는 걸 아니까 몰이성적으로 가는 거예요(중략). 정직하지 않고, 아닌 걸 알면서도 사람들이 돈 주는 방향으로 말을 한다는 건, 그건 좌도 똑같아요. 그건 좌나 우나 코인에 미친 건 마찬가지라고요."

<스트레이트>와 인터뷰한 어느 우파 유튜버의 설명이다. 결국 '돈'이란 얘기다. <가로세로연구소>(와 <김용호의 연예부장>)가 집요하게 연예인이나 유명인의 폭로를 이어가는 것 역시 슈퍼챗을 비롯한 수익 창출 구조를 먼저 이해하지 않고선 설명이 불가능해 보인다. 그 <가로세로연구소>에 의한 또 다른 유명인 피해자가 나왔다. 이번엔 배우 송중기와 일반인 변호사였다.

명예훼손으로 기소된 <가로세로연구소>   
'군함도' 송중기, 오늘 진지모드 배우 송중기가 15일 오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열린 영화 <군함도> 제작보고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군함의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리며 미쓰비시 사의 탄광 사업으로 번영을 누린 섬에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이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7월 개봉 예정.

송중기 ⓒ 이정민

  "우리 소속 변호사와 송중기 씨가 교제 중이라는 허위 사실이 유포되고 있고, 해당 변호사의 신상정보와 사생활에 관한 허위사실이 온라인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유통되고 있다. 허위사실 유포와 개인정보 노출은 심각한 범죄행위에 해당한다. 즉시 유포행위를 중단하고 허위사실을 삭제해달라."

지난 12일 법무법인 광장이 내놓은 입장문 중 일부다. 해당 법인이 11일 증권 정보지 등을 통해 소속 변호사가 배우 송중기와 교제 중이라는 소문이 유포되자 강력 대응에 나선 것이다. 송중기의 소속사인 하이스토리디앤씨 역사 "민·형사상 조처"를 강조하며 대응에 나섰다. 이러한 강력 대응에 기름을 부은 것이 바로 <가로세로연구소>였다.

이들은 증권 정보지를 통해 나돌던 소문을 바탕으로 11일 <송중기 그녀 전격 공개>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고, 더 나아가 과거 송중기의 이혼 소송을 담당했던 변호사 중 한 명인 해당 변호사의 신상 정보는 물론 사진까지 공개하고 나섰다.

연예인인 송중기와 달린 일반인인 여성 변호사의 사진까지 버젓이 공개한 <가로세로연구소>는 12일 법무법인 광장이 입장문을 내고 강력 대응 시사하자 해당 동영상을 유튜브 채널에서 삭제한 상태다.

무책임하고 무차별적인 폭로를 남발한다. 개인 신상 따위 안중에도 없다. 법적 책임이 제기되면 꼬리를 내리거나 해당 영상을 삭제한다. 그러는 사이, <가로세로연구소>의 폭로를 '소스'로 삼은 기사나 소셜 미디어 글들이 양산된다. 이번 영상의 경우, <디스패치> 등 일부 언론은 <가로세로연구소>가 공개한 해당 일반인 변호사의 사진을 모자이크 처리해 보도하기도 했다.

'언론'이 아닌 유튜브 방송이란 이름 아래 <가로세로연구소>의 무책임한 폭로전이 전개되는 대체적인 양상이다. 예외라 할 만한 경우는, 강용석 변호사가 성폭행 피해자라고 밝힌 제보자의 변호를 직접 맡았고, 지난 3월 성폭행 혐의로 기소 당한 가수 김건모 사건 정도다.

문제는 <가로세로연구소>의 무책임한 폭로로 인한 피해자가, 그로 인해 이들이 거둬들이는 수익도 갈수록 쌓이는 반면 이러한 행태를 제재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은 희박하다는 점이다. 피해를 입은 당사자나 제3자에 의한 고소고발 외에는 말이다.

당사자들이 실제로 나서기도 쉽지 않지만 이마저도 법정 다툼까지 시간이 걸리는데다 법원의 판단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 기간 동안 <가로세로연구소>는 방송을 이어가며 수익 창출(?)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실제로 이들이 송중기 관련 영상을 게재하기 불과 일주인 전인 지난 5일과 6일, 경찰은 조국 전 장관 사건과 관련해 <가로세로연구소>의 강용석 변호사, 김용호 전 기자, 김세의 전 MBC 기자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가로세로연구소>는 지난해 '조국 사태' 당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자녀가 빨간색 외제차 포르쉐를 타고 다닌다', '조국 장관이 특정 여배우에 도움을 줬다'는 주장을 유포했고, 이에 대해 조 전 장관과 한 시민단체가 이들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등으로 고발한 바 있다.

이렇게 경찰에 고발이 이뤄진 후 반년도 넘어서야 사건이 검찰로 넘어갔다. 검찰의 기소여부도 어찌될지 모른다. 검찰이 기소한다고 해도 법원의 판결까지 몇 년이 걸릴지 모르고, 판결 자체가 어떻게 날지도 미지수다. <가로세로연구소>가 유명인의 명예훼손 따위 안중에 없이 무책임한 폭로전을 이어갈 수 있는 배경이다.

법은 멀고, (슈퍼챗을 비롯한) 돈은 가까운 법이다. '조국 딸 포르쉐'나 '조국 여배우'와 같이 <가로세로연구소>가 일방적으로 폭로한 대부분의 내용들 중 허위로 드러난 사안들이 대다수다. 

하지만 해당 내용을 방송했을 당시 이를 '받아쓴' 매체 보도를 통해 확대되는 파급성은 강력하지만, 이와 달리 사실의 전달은 대개 묻히기 마련이다. 이러한 대중과 언론의 속성을 이용하는 <가로세로연구소>의 이러한 폭로전이 더 악질적인 이유다.

일례로, 조국 전 장관이 <가로세로연구소>를 고발했다거나 해당 방송 내용이 허위였다는 사실, 경찰이 이들을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는 사실은 매체 보도 건수도 적거니와 전혀 화제가 되지 않는다.  

<스트레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른바 부정선거 의혹에 열을 올리지 않자 후원이 끝겼다'는 이 우파 유튜버의 말처럼, "좌나 우나 똑같아요"라며 간단히 치부할 문제가 아니다.

끊임없이 누군가를 차별하고 혐오하고, 근거 없이 비방하며, 가짜뉴스나 허위정보를 유포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로 본인들의 주머니를 채우는, 아니 기업형 수익 창출에 나서는 <가로세로연구소>의 작태. 이대로 방치할 수밖에 없는 걸까. 
 
 지난 15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방송 장면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방송 장면 ⓒ 가로세로연구소

가로세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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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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