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두 번째 열리는 평창국제평화영화제가 오는 18일부터 23일까지 관객을 찾아간다. 지난해 '평창남북평화영화제'라는 이름으로 8월 평창 대관령과 강릉에서 관객들을 맞이한 이후 이름과 개최기간을 바꿔 돌아왔다. 주제 역시 남북과 평화를 동시에 다루던 것에서 평화를 추구하는 방향에 더욱 집중했다. 

당초 코로나19로 다른 영화제가 취소되거나 대중상영을 최소화한 것에 반해, 평창국제평화영화제는 관객을 정상적으로 받되 거리를 두는 형태로 진행될 전망이다. 그간 영화에 목말라 있던 씨네필의 니즈를 충족시키면서도, 안전에도 만전을 기하는 것이 영화제의 제일 큰 과제로 떠올랐다. 
 
'평창국제평화영화제' 평화를 위한 코로나19 방역 18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올림픽메달플라자에서 개최될 <평창국제평화영화제> 개막식을 앞두고 코로나19에 대한 방역 작업이 한창이다. <평창국제평화영화제>는 18일부터 23일까지 '평화, 공존, 번영'이라는 주제 아래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와 알펜시아, 용평리조트, 월정사 일원에서 열리며, 34개국 96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 '평창국제펑화영화제' 평화를 위한 코로나19 방역 18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올림픽메달플라자에서 개최될 <평창국제펑화영화제> 개막식을 앞두고 코로나19에 대한 방역 작업이 한창이다. <평창국제펑화영화제>는 18일부터 23일까지 '평화, 공존, 번영'이라는 주제 아래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와 알펜시아, 용펑리조트, 월정사 일원에서 열리며, 34개국 96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 이정민

 
평창 곳곳 야외상영도... 지역밀착 영화제로

지난 해에는 영화제 상영관 중 상당수가 강릉CGV나 신영극장 등 강릉 지역에 배분되어 있었다. 그에 비해 올해 영화제는 더욱 '평창'에 집중돼 있다. 모든 영화가 평창군 관내에 마련된 상영관에 걸리고, 평창 바위공원이나 월정사, 올림픽 메달프라자 등에서는 야외상영도 진행된다.

상영관의 면모를 보면 더욱 지역밀착 영화제라는 인상이 강하게 든다. 대관령 일대 곳곳의 리조트, 지역커뮤니티센터 등이 상영관으로, 전시관으로 선정되어 관람객을 맞이한다. 대관령도서관이나 대관령복합문화공간, 어울마당, 용평리조트와 알펜시아리조트 등이 상영관으로 선정됐다. 

영화제 기간 동안 대관령 일대가 마치 축제장처럼 꾸려진다. 매일 밤 올림픽 메달프라자에서는 나윤선 등 뮤지션들의 공연과 함께 야외상영이 기획되어 있다. 낮 시간대에는 버스킹 팀, 거리 예술가들의 멋진 공연도 열린다. 프라자에는 플리마켓과 영화제와 연관이 깊은 전시도 마련되어, 영화제를 찾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줄 전망이다.

영화제이니만큼 티켓을 구매하고 영화를 봐야 하는데, 이 티켓이 지역에서 쓸 수 있는 상품권으로 되돌아오는 점 역시 재미있는 부분이다. 영화를 감상하면 티켓 가격인 5000원에 상당하는 강원상품권이 지급되는데, 이 상품권으로 굿즈를 구매하거나 평창 또는 강원도 곳곳의 상점이나 식당에서 물건을 구매하고 식사하는 데 사용할 수도 있다. 

영화 라인업도 '풍성'
     
프로그램과 경쟁 부문도 더욱 풍성해졌다. 국내에서 만들어진 단편영화만을 두고 경쟁하던 체제에서 국내외 장편 영화도 함께 경쟁부문에 포함되는 것으로 바뀌었다. 비경쟁 부문 역시 영화 팬들과 일반인이 모두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마련됐다.  

강원도라는 공간적인 배경을 중심으로 한 영화들도 많다. 그 중 주목할 것은 '전쟁' 섹션이다. 이번 영화제에는 6.25 전쟁의 참상이 벌어졌던 강원도의 시공간적 배경을 활용한 영화들이 상당수 포진된 '한국영화 클래식: 6·25·70 <피아골>에서 <고지전>까지' 섹션이 마련되었다.

'빨치산의 고뇌'를 다룬다는 이유로 상영이 금지되기도 했던 이강천 감독의 1955년 영화 <피아골>을 시작으로, 인천상륙작전을 다룬 명작인 이만희 감독의 1965년작 <돌아오지 않는 해병>, 동부전선의 참극을 배경으로 한 장훈 감독의 2011년 영화 <고지전>도 이번 섹션에 실려 관람객을 만난다. 

더욱이 박상호 감독의 1966년작 <비무장지대>와 정지영 감독의 1990년작 <남부군>은 한국영상자료원에 의해 디지털 리마스터링이 진행되어 더욱 깨끗하고 선명한 화질로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강원도에서 만들어진 영화를 다루는 '강원도의 힘' 섹션에는 상지대 사태를 학생 당사자의 입장에서 다룬 영화 <졸업>, 강릉 지역 할머니들이 직접 만든 문춘희 감독의 <우리동네 우체부>가 실린다. 이외에도 강릉과 원주의 공간적인 배경을 살린 여러 단편영화가 관객들을 찾는다.

다만 코로나19의 파장 속에서 <형제들>, <모란봉> 등을 수급하지 못해 두 편의 영화가 관객을 만나는 데 실패했다. 개막작으로는 원자폭탄 개발에 참여한 폴란드의 수학자 스타니스와프 울람의 이야기를 다룬 <어느 수학자의 모험>이 오른다.

이외에도 전쟁과 남북관계를 다룬 해외 영화가 상영된다. 홀로코스트를 기리는 다큐멘터리 <안네 프랑크를 찾아서>, 2019 만경대 국제마라톤에 참가한 외국인의 이야기를 담은 <평양 마라톤>이 관객을 찾는다. 영화제를 우연히 찾을 지역 주민과 '라이트 팬'을 위한 <라라랜드>, <러빙 빈센트>도 야외상영으로 관객을 만난다.
 
'평창국제평화영화제' 평화를 위한 코로나19 방역 18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올림픽메달플라자에서 개최될 <평창국제평화영화제> 개막식을 앞두고 코로나19에 대한 방역 작업이 한창이다. <평창국제평화영화제>는 18일부터 23일까지 '평화, 공존, 번영'이라는 주제 아래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와 알펜시아, 용평리조트, 월정사 일원에서 열리며, 34개국 96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 '평창국제펑화영화제' 평화를 위한 코로나19 방역 18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올림픽메달플라자에서 개최될 <평창국제펑화영화제> 개막식을 앞두고 코로나19에 대한 방역 작업이 한창이다. <평창국제펑화영화제>는 18일부터 23일까지 '평화, 공존, 번영'이라는 주제 아래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와 알펜시아, 용펑리조트, 월정사 일원에서 열리며, 34개국 96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 이정민

 
코로나에 맞서 싸운, '성공 영화제' 되나

코로나19에 맞서 강원도와 조직위원회는 여러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상영관에 입장할 때 '클린강원 패스포트'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입장해야 하고, 손소독 및 발열 체크도 모든 관객을 대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온라인 영화제로 치러지는 전주국제영화제,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병행하는 부천판타스틱영화제와는 다르게 100% 오프라인 상영을 하면서도, 방역 수칙 등을 잘 준수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영화제는 18일 오후 8시, 올림픽 메달프라자에서의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23일까지 진행된다. 23일까지 영화제가 진행된 후, 오후 4시 포테이토클럽하우스에서의 시상식으로 마무리하기까지 6일간 34개국 96편의 영화가 소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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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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