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혼성댄스그룹을 준비하는 방송 내용에 맞춰 발라드가 장악했던 지난해 여름 가요계를 설명하기도 했다.

최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혼성댄스그룹을 준비하는 방송 내용에 맞춰 발라드가 장악했던 지난해 여름 가요계를 설명하기도 했다. ⓒ MBC


올해 들어 각종 음원 순위의 흐름을 살펴보면 특이사항이 눈에 띈다. 지난해, 특히 상반기와 여름철 유독 강세를 보였던 발라드 장르가 최근엔 이렇다 할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9년 가요계에선 엠씨더맥스, 케이시, 하은, 벤, 폴킴, 첸, 임재현, 박효신, 다비치, 김나영, 장혜진+윤민수, 황인욱, 헤이즈, 마크툽, 먼데이키즈, 송하예(음원 발표순) 등이 가온차트 월간 기준 10위 안팎에 이름을 올리며 발라드 열풍을 주도한 바 있다. MBC 인기예능 <놀면 뭐하니?>에서도 지난해 발라드가 장악했던 가요계 여름시장을 강조하며 혼성 댄스 그룹 결성의 목적을 설명하기도 했다.   

각종 드라마 OST와 <미스터트롯> 등의 수요 흡수
 
 음원 사이트 멜론 2020년 6월 1주차 (상단) vs 지난해 같은 기간의 주간 순위표

음원 사이트 멜론 2020년 6월 1주차 (상단) vs 지난해 같은 기간의 주간 순위표 ⓒ 카카오M

 
하지만 1년이 지난 요즘 그 흐름이 역전됐다. 발라드의 강자 엠씨더맥스 정도를 제외하면 두드러진 발라드 인기곡을 발견하기 어렵다. 

​물론 각종 음원 사이트 및 유튜브와 네이버TV 등 동영상 플랫폼 등의 인기 순위에서 발라드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이태원 클라쓰>  OST 에 삽입된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전미도), '그때 그 아인'(김필) 등의 발라드 곡들은 여전히 음악팬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미스터 트롯>, <사랑의 콜센타> 등 TV조선 예능프로 음원 중에선 '응급실'(IZI 원곡), '거위의 꿈'(카니발 원곡), '서른 즈음에'(김광석 원곡), '비상'(임재범 원곡) 등 비트로트 성향의 노래들도 강세를 보인 바 있다.  

이런 흐름은 TV 프로들과 무관한 발라드 음원은 힘을 발휘하기 힘든 현실을 반영한다. 유행을 주도하는 젊은 소비자들은 기존 발라드 가수들의 신작 대신 드라마 OST를 자신의 휴대폰 속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했고 연배가 있는 음악팬들은 <미스터트롯> 출신 가수들이 부르는 과거 1980~90년대 발라드 혹은 성인 취향 예능 음원을 생활 속 BGM으로 선택했다.

코로나 직격탄, 연이은 노래방 집합 금지 명령​
 
 코인노래방 출입금지를 알리는 서울시의 집합금지 안내문

코인노래방 출입금지를 알리는 서울시의 집합금지 안내문 ⓒ 서울특별시

 
발라드 인기에 큰 힘을 보태줬던 노래방이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게 된 것도 올해 상반기 발라드 약세의 원인이라는 의견도 있다. 지난 9일자로 경기도 내 일부 유흥주점과 노래방 집합금지명령이 해제되긴 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전국 지자체들은 노래방 운영 중단, 출입 금지 등 강력한 행정 처분을 수시로 내렸다.

보통 발라드 곡들은 일반 댄스, 힙합곡들보다 스테디셀러로 오랜 기간 음원 순위에서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여기엔 노래방 손님들의 가창을 통한 인기 확산도 큰 몫을 차지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사람들의 노래방 방문이 대폭 줄어든 데다 집합금지명령이 빈번히 이뤄지다 보니 예전처럼 노래방 가창을 통한 '쌍끌이 인기 동반 상승 효과'는 과거만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국내 최대 노래방기기 업체 TJ미디어의 2020년 5월 집계를 살펴보면 전상근, 에이치코드, 신예영, 먼데이키즈 등의 발라드가 Top 10에 오르긴 했지만 MC the Max를 제외하면 음원시장에선 노래방에 버금가는 인기에는 다소 미치지 못한 편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역시 노래방 Top 10에 이름을 올렸던 임재현, 케이시, 하은(라코스테남), 폴킴, MC the MAX 등의 신곡이 월간 뿐만 아니라 2019년 결산 음원 순위 집계까지 초강세를 유지했음을 감안하면 현시점에선 노래방 인기 발라드의 영향력이 지난해와는 다소 차이가 있음을 추정해볼 수 있다.

신용카드 사용량을 토대로 분석한 하나금융연구소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노래방 매출은 전년도 대비 50%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온차트 3월 노래방 400 이용량의 44% 감소와 거의 일치하고 있다.  

연이은 사재기 저격에 몸사리나
 
 지난해 음원사재기 문제를 실명 거론했던 박경

지난해 음원사재기 문제를 실명 거론했던 박경 ⓒ 세븐시즌스

 
일부에선 지난해 말 박경(블락비)의 사재기 의혹가수 저격, 올해 초 SBS <그것이 알고싶다> 보도 등을 등에 업은 사재기 비판 여론이 논란 가수들의 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각종 의혹을 받았던 가수들의 올해 신작 발라드는 예전 같은 인기를 얻지 못하고 각종 순위에서 사라져 버렸다.  

물론 완성도 높은 곡이라면 시기와 상관 없이 음악팬들의 선택을 받아 인기를 얻고 널리 불려지겠지만 각종 외부적 환경의 영향 속에 지난해와 같은 발라드의 '봄날'은 당분간 찾아오기 어려울 것 같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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