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클럽발 사태가 7차 감염 사례로 이어지고, 쿠팡물류센터에 이어 수도권 개척 교회 소모임, 그리고 방문판매업체를 연결고리로 하는 집단 감염 사태가 잇따르면서 다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온이 낮아지는 가을이나 겨울철에 코로나19가 2차 대유행으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는 등 코로나19 이전에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새로운 풍경과 마주해야 하는 시대.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일상이다. 6일 방송된 SBS <뉴스토리> '코로나 2차 대유행 오나?' 편에서는 코로나19로 뒤바뀐 일상을 취재하고, 2차 대유행의 가능성에 대해 짚어봤다.
 
 SBS <뉴스토리> ‘코로나 2차 대유행 오나?’ 편의 한 장면

SBS <뉴스토리> ‘코로나 2차 대유행 오나?’ 편의 한 장면 ⓒ SBS

 
코로나19로 바뀐 일상

울산광역시 울주군에 위치한 이손요양병원. 이곳에서는 비닐막이나 통유리를 통해서만 면회가 가능하다. 혹시 모를 감염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20분가량 주어지는 짧은 면회. 코로나19 시대는 요양병원의 면회 풍경도 확 바꿔놓았다. 면회 온 자녀들은 4개월 만에 만나는 부모님을 직접 만져볼 수 없는 탓에 아쉬움이 크지만, 이 시대에 부모님을 찾아뵐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손덕현 요양병원장은 "코로나가 언제까지 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면회를 중단하는 것보다는 안전을 지키면서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며 시도했더니 보호자들이나 어르신들의 호응이 좋다"고 귀띔한다.

경기도 구리시에 위치한 동인초등학교. 코로나19로 이번 학기 들어 처음 대면 수업이 이뤄졌다. 학교 안 풍경은 크게 달라졌다. 학생이 교문을 들어선 뒤 현관을 통과할 때 열화상 카메라로 일일이 체온을 측정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교실 앞에는 담임교사가 대기하고 있다가 안으로 들어서는 학생들의 체온을 재차 확인한다. 학생들의 좌석에는 비닐 가림막이 설치돼 있고 옆자리는 거리두기를 위해 비워놓은 상태다. 학교 안에는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일시적 관찰실'이라는 새로운 공간도 마련됐다.

경기도 파주시의 한 기업체 작업장. 이곳에서는 '안면보호대' 택배포장작업이 한창이다. 생활 속 거리두기로 방역체계가 전환되면서 요즘 특수를 누리는 제품군 가운데 하나다. 안면보호대의 수요처는 대부분 학교나 어린이집 등 단체생활을 하는 곳이다. 평소 대비 100배의 분량이 나간다고 한다. 감염병 차단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까닭에 마스크를 대체할 수는 없으나 비슷한 보조 도구를 찾는 곳이 근래 부쩍 늘어난 덕분이다.

최근 수도권 집단 발병 사례에서 보듯 생활 속 거리두기를 무시하고 '나 하나쯤이야'하며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코로나19는 어김없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곤 한다. 지역 감염을 넘어 2차 대유행이 올 것이라는 경고음도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는 언제쯤 코로나19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코로나19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는 있는 걸까?
 
 SBS <뉴스토리> ‘코로나 2차 대유행 오나?’ 편의 한 장면

SBS <뉴스토리> ‘코로나 2차 대유행 오나?’ 편의 한 장면 ⓒ SBS

 
2차 대유행 피할 수 없나

브라질 북부 마나우스시. 인구 200만의 아마존 인접도시다. 이곳에 최근 공동묘지가 새롭게 조성됐다. 코로나19로 사망자가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아시아, 북미 등에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약해졌지만 본격 겨울철로 접어드는 남반구의 사정은 조금 다르다. 브라질의 확진자 수는 60만 명, 사망자 수는 3만 명을 넘어섰다. 확진자 수는 미국 다음으로 많다. 의료시스템이 취약한 남반구에서 코로나19의 확산은 9월이나 10월쯤 다시 북반구로 이동하여 감염 재확산의 우려를 낳게 한다.

이에 대해 한림대학교성심병원 호흡기내과 정기석 교수는 "코로나19가 금년에 끝나지 않을 수 있다. 지금 남반구의 브라질을 보면 어마어마하다"며 "전 세계를 차단해도 바이러스는 북반구로 넘어온다. 비행기도 없던 스페인독감 때 바이러스가 우리나라까지 와서 10만 명이 넘게 사망했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라고 말한다.

코로나19는 조용한 전파를 일으킨다. 실제로 소모임 참석자의 70% 이상이 무증상 상태에서 확진됐으며,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지역사회 감염과 산발적인 집단 감염도 지속되고 있다. 고려대 약학대학 약학과 김정기 교수는 "사스, 메르스와 비교했을 때 코로나19는 전파력이 굉장히 높다"며 "여기에는 여러 요인이 있는데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게 무증상 또는 경미한 증상일 때 전파시킬 수 있는 능력, 이것 때문에 실제로 팬데믹 같은 전 세계적인 유행까지 오게 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미국의 바이오 기업 '모더나'의 백신 실험 발표가 전 세계의 주가를 일제히 끌어올렸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도 세계 각국이 봉쇄를 풀고, 일상으로의 복귀를 서두르는 데는 이렇듯 백신 개발에 대한 일말의 기대감이 작용한다. 그러나 그와 관련한 국내 전문가들의 평가는 냉정하다.

김정기 교수는 "모더나 같은 경우 RNA를 기반으로 한 백신이다. 현재까지 RNA를 기반으로 한 백신이 상용화된 사례는 없다. 모더나에서 개발 중인 다양한 병원체에 대한 백신이 모두 임상 단계까지만 와 있다"고 말한다. 고려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최재욱 교수도 "통계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선 대규모 임상시험을 해야 되기 때문에 백신 개발은 아무리 빨라도 1~2년은 걸릴 것"이라며 신중론을 편다.

정기석 교수는 "독감을 보면 항체가 안 만들어지는 해에는 30%만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러면 10명이 백신을 맞더라도 예방되는 사람은 3명뿐이고 나머지 7명은 백신과 관계없이 독감에 걸린다"며 "하물며 그렇게 오랫동안 열심히 연구해서 만들어놓은 독감백신도 이럴진대 전 세계가 쩔쩔매는 코로나19 백신을 1년 만에 만든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주장한다.
 
 SBS <뉴스토리> ‘코로나 2차 대유행 오나?’ 편의 한 장면

SBS <뉴스토리> ‘코로나 2차 대유행 오나?’ 편의 한 장면 ⓒ SBS

 
백신과 치료제 개발, 어디까지 왔나

백신 개발이 여의치 않다면 치료제는 어떨까.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되던 '렘데시비르'를 비롯해 몇 종류의 약이 일부 국가에서 치료제로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았지만, 신종독감 때 톡톡히 효과를 봤던 타미플루급에는 미치지 못하다는 평가다. 바이러스 차단 역할을 기대할 수 없으며, 중증환자에게 입원 기간을 줄이거나 치명률을 낮추는 효과가 일부 확인됐을 뿐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정기석 교수는 "기존에 나와 있는 렘데시비르를 비롯하여 여러 약들에 대한 것은 이를테면 주전선수가 따로 있는 상황에서 대타를 한 번 기용한 것"이라며 "새로운 약을 개발하면 중장기 독성까지 검사를 해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시간이 걸린다. 당분간 코로나19와 함께 살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은 결국 피할 수 없는 걸까? 20세기 최악의 팬데믹으로 기록된 스페인독감은 당시 모두 세 차례의 유행이 있었는데, 그 가운데 2차 때의 피해가 가장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최재욱 교수는 "2차 대유행이 일어나는 건 국가별로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수준이 어느 정도의 역량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규모의 차이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김정기 교수는 "가을철, 겨울철 2차 대유행이 문제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라고 본다. 이미 폭발적으로 확산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희망은 없는 걸까. 경험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건져 올릴 수는 없는 걸까. KAIST 문화기술대학원 이원재 교수는 "방역당국이 적절한 타이밍에 개입하여 감염의 폭발적인 확산을 막고 의료시스템이 무너지지 않도록 한다면 장기전으로 가도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바이러스의 일반적인 특성상 시간이 지날수록 바이러스의 병원성 자체가 낮아진다는 점도 기대해볼 만한 대목이다. 김정기 교수는 "지난해 12월부터 5월까지 6개월 동안 병원성이 낮은 방향으로 움직였으며, 앞으로 6개월이 지나면 병원성이 더욱 낮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기석 교수 역시 "바이러스끼리 서로 대결하다가 어느 적당한 선에서 평형을 이루게 된다. 그렇게 되면 처음보다는 독성이 좀 떨어진다"고 말한다.

최근 수도권에서 연쇄적인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고, 적어도 1~2년 내에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의 삶으로 당분간 돌아갈 수 없으며, 코로나19와 일상을 함께해야 함을 의미한다. 결국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코로나19 시대에는 각 개인이 자기 자신은 물론이며, 공동체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생활 속 방역과 개인위생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각자 수칙을 좀 더 지켜주는 그런 문화가 형성되어서 앞으로 1년이든 2년이든 그렇게 나가게 되면 큰 피해는 줄일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보는 거죠."(정기석 교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미래를 신뢰하지 마라, 죽은 과거는 묻어버려라, 그리고 살아있는 현재에 행동하라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우)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