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 수술로 인해 시즌 아웃된 두산 이용찬

팔꿈치 수술로 인해 시즌 아웃된 두산 이용찬 ⓒ 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가 통합우승을 차지한 2016시즌 이후 두산의 팀 컬러는 선발투수 중심의 야구였다. 리그에서 가장 탄탄한 수비력과 상하위 집중도가 높은 타선 역시 두산의 강점이지만 이를 가능케한 기반은 두산 선발투수들이 상대 팀의 득점을 최대한 억제하며 선순환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2016시즌 니퍼트와 보우덴을 시작으로 지난 시즌 팀을 지켰던 린드블럼과 후랭코프 등의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주효했지만 국내 선발 투수들의 활약 역시 빼놓을 수 없었다. 로테이션에 포함된 5명 전원이 10승 투수급의 활약을 해주는 두산의 선발진은 선발 로테이션을 꾸리기도 벅찬 몇몇 팀에게는 부러움 그 자체였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두산의 선발야구의 균열이 생겼다. 1선발로 나선 알칸타라는 지난해 에이스 린드블럼만큼의 위압감을 아직까지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고, 국내 선발 에이스 역할을 기대했던 이영하 역시 지난해 만큼 위력적인 모습은 아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불안했던 것은 개막 이후 꾸준하게 부진했던 5선발 이용찬이다. 5경기에 나서 퀄리티스타트를 딱 1번 기록했을 정도로 이용찬은 팀에 믿음을 주는 피칭을 하지 못했다.

※ 2017시즌 이후 두산 이용찬의 주요 기록 
 
 두산 이용찬의 최근 4시즌 주요 기록(출처=야구기록실,KBReport.com)

두산 이용찬의 최근 4시즌 주요 기록(출처=야구기록실,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부진한 피칭이 지속되다 보니 등판하는 경기에서 팀이 패배하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승리를 거둔 경기도 이용찬의 투구 내용과 관계없이 팀 타선이 폭발해 이겼다고 볼 수 있다. 만약 두산이 타격이 좋은 팀이 아니었다면, 나온 경기에서 모두 패했다고 해도 크게 반박할 여지가 없는 피칭 내용이었다.

2018시즌에는 15승을 거두며 에이스급 활약을 펼쳤고, 지난해에도 꾸준하게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4-5선발로 무난한 피칭을 보였던 이용찬의 올시즌 모습은 확실히 정상적으로 보기 힘들었다. 결국, 부진의 원인은 이용찬의 몸상태에서 찾을 수 있었다.

두산은 지난 4일, 선발투수 이용찬이 팔꿈치 수술을 받게 됐으며, 올해 안에 돌아오기는 힘들 것이라는 소견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30경기도 치르지 않은 시점에서 선발 한 축을 맡아줘야 할 이용찬이 시즌아웃이 되고 말았다.

5선발을 잃은 두산은 착잡한 심정이지만, 가장 애가 타는 것은 이용찬 자신이다. 2007년 팀에 입단한 이용찬은 올 시즌을 무사히 치르게 되면 FA 자격을 취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1989년생인 이용찬은 투수로 마냥 어린 나이는 아니지만, 4년 계약을 충분히 노려볼만한 나이다. 

2021년이면 33살이 되는 이용찬은 경우에 따라서는 선발투수 자원이 급한 팀으로 이적해 중박 이상의 계약을 따낼 수도 있었다. 예비 FA 차원 중에서 야수나 불펜의 경우 어느 정도 자원이 있는 편이지만 로테이션을 책임져주고 10승을 기대할만한 선발 자원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올시즌 선발 10승-ERA 3점대를 기록하면 희소성으로 인해 가치가 급상승할 수도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 올해 성적이 가장 중요했던 이용찬이다. 2018시즌에는 15승을 거뒀고 지난해는 10승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규정 이닝을 소화하며 로테이션을 소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만약 올 시즌에 15승을 거둔 2018시즌 정도의 성적을 낸다면, FA 시장에서 에이스의 대우를 받는 것도 충분히 가능했었다.
 
 FA  대박 가능성이 사라진 두산 이용찬

FA 대박 가능성이 사라진 두산 이용찬 ⓒ 두산 베어스

 
물론 이용찬은 신설된 부상자 명단 규정으로 인해, 부상자 명단에 포함이 되어 등록일수를 채운다면 FA 자격 취득이 가능하다. 하지만, FA 직전 시즌에 팔꿈치 수술을 받은 투수에게 거액과 보상 선수를 투자해 이적을 제시할 팀이 나타날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이용찬이 아쉬운 만큼, 통합 2연패를 노리는 두산의 고민도 큰 상황이다. 이용찬의 시즌 아웃 소식 이후 김태형 감독은 이용찬의 공백을 2군 투수로 채워보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올시즌 이용찬이 비록 좋은 모습은 아니었지만, 갑작스럽게 2군 선발투수가 올라와 공백을 메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선발진의 누수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지난 해 이상의 공격력을 보이며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두산이지만,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았던 선발야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불펜 마저 흔들리며 1위와는 4경기차로 뒤져있다.

건강에 이상이 없다면 항상 이용찬을 선발투수나 마무리와 같은 중요 보직에 배치해왔을 만큼 그간 김태형 감독이 이용찬에게 보여준 신뢰는 높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시즌 초반 이용찬을 잃었고, 앞으로 소화해야 할 살인적인 일정을 5선발 없이 소화해야 한다.
 
 7일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으로 이적 후 바로 창원 원정 시리즈에 합류한 홍건희

7일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으로 이적 후 바로 창원 원정 시리즈에 합류한 홍건희 ⓒ KIA 타이거즈

 
이에 두산은 7일 경기 후 깜짝 트레이드를 통해 해법을 찾았다. 2012시즌 입단 후 멀티 내야수로 쏠쏠한 활약을 펼친 류지혁을 KIA에 내주고 롱릴리프나 5선발로 활용 가능한 92년생 투수 홍건희를 트레이드로 영입한 것이다.

타고난 자질은 뛰어나다는 평을 받았지만 KIA에서 꽃을 피우지 못했던 홍건희(20시즌 ERA 6.00)가 잠실 구장과 두산 수비진의 도움을 받는다면 1군 마운드에서 잠재력을 터뜨릴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는 평가다.

6월 9일부터 1위 NC 다이노스 주중 3연전을 펼치게 된 두산이 바로 1군에 합류한 홍건희를 활용해 이용찬의 공백을 지우고 선두 탈환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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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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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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