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배우 신현빈 인터뷰 사진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배우 신현빈 인터뷰 사진 ⓒ 최성현 스튜디오


"드라마를 보신 주변 분들이 '설렌다, 연애하고 싶다'고 하더라."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아래 <슬의생>)에서 가장 뜨거웠던 커플은 단연 장겨울(신현빈 분)과 안정원(유연석 분)이었다. 마지막회에 등장한 두 사람의 키스신은 포털사이트 클립 영상 부문 조회수 1위를 기록하며 인기를 실감케 했다.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모처에서 만난 배우 신현빈은 주변 지인들의 반응 역시 뜨거웠다며 "풋풋하고 애틋한 감정이라 많이들 공감해주신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예쁘게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현장 스태프 분들도 동화 속 한 장면같았다고 만족해하셨다. 유연석 선배의 연기 덕분에 더 잘 표현된 것 같다"고 귀띔했다.

지난 5월 28일 종영한 <슬의생>은 인생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병원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사람 냄새나는 이야기를 그렸다. 신현빈은 외과 레지던트 장겨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극 중 외과에는 레지던트가 딱 한 명뿐이기에 그는 외과 교수 13명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전공의기도 했다. 무뚝뚝하고 사교성 없어 보이는 면도 있지만 소아외과 조교수 안정원(유연석 분)을 향한 애틋한 짝사랑을 품고 있는 인물이기도 했다. 신현빈은 장겨울이라는 입체적인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디테일을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우선 대본에 (인물 설명이) 너무 잘 나와있었다. 주어진 상황 속에서 세세한 부분들을 채워가는 그런 것들을 고민했다. 어떻게 보면 오해할 수도 있는 사람 아닌가. 첫 인상은 (무뚝뚝해서) 좋지 않아도 시간을 두고 지켜보면 되게 진국인 사람이다. 점차 자신의 부족함을 채워가면서 성장하기도 하고,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달라지는 모습에 대한 밸런스가 대본에 잘 갖춰져 있었다. 그걸 최대한 잘 표현하려 했다."

패션이나 화장 등 꾸미는 것에 전혀 관심 없고 질끈 묶은 머리에 안경을 쓰고 일에 몰두하는 장겨울의 모습을 두고 시청자들은 진짜 병원에 있을 것 같은 현실적인 의사 모습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신현빈은 "꾸밀 겨를도 없는 사람이라는 설정은 신원호 감독의 제안이었다"며 그러나 정작 촬영이 시작됐을 때는 신원호 감독에게 의외의 핀잔(?)을 들었다고 털어놓아 웃음을 줬다.

"처음 캐릭터에 대해 (감독님과) 이야기할 때부터 수수하고 꾸미는 것에 관심없고 그럴 겨를도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안경을 쓰고 화장을 안 하거나, 똑같은 옷을 계속해서 입는 설정들을 미리 해주셨고 저는 그 안에서 디테일을 잡아갔다. 그런데 감독님이 어느날 '너 화장을 정말 안 한다, 너무 안 하는 거 아니냐'고 하더라(웃음). '지금부터라도 해요?'라고 물었는데 '아니다, 나는 좋은데 혹시 네가 괜찮은지 싶어서'라고 하더라. 저는 괜찮다고 했다."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배우 신현빈 인터뷰 사진

ⓒ 최성현 스튜디오

 
<응답하라> 시리즈, <슬기로운> 시리즈 등을 연이어 흥행시킨 신원호 감독과 이우정 작가는 대부분의 배우들을 오디션으로 뽑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신현빈 역시 오디션 제안을 받아 참여했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재미있는 비하인드도 공개했다. 

"작품에 대한 이야기보다 일상적인 이야기를 자꾸 묻더라. 운동 잘하냐, 달리기 잘하냐, 잘 먹냐고 물어봤다. 벌레를 무서워하는지도. 드라마를 같이 하자고 하면서 왜 이런 걸 물어보실까 생각했는데 그게 다 대본에 반영돼 있었다."

극 중에서 아동학대범을 잡으러 맨발로 뛰어가고, 앉은 자리에서 샌드위치를 두개씩 해치우는 장겨울의 모습은 다 사전 인터뷰에서부터 예견된 설정이었던 셈이다.

한편 장겨울-안정원의 이름을 영어 '윈터가든'으로 바꿔 부르며 장겨울의 짝사랑이 이뤄지길 응원하는 팬들도 많았다. 또한 팬들은 응원하는 커플을 주식 시장에 비유하며, 커플 장면이 드라마에 나오면 주식 가격이 올랐다고 즐거워하기도 했다. 신현빈 역시 이러한 애칭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고.

그는 "현장에서 스태프들이 '윈터가든' 주식을 샀다고 하더라. 주식을 샀다고? 처음엔 투자 이야기인 줄 알았다"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신기하고 감사했다. 다른 드라마처럼 마주하는 상황이 많지 않았다. 그런데 거기서 오는 애틋함, 긴장감을 좋아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단어도 너무 예쁘다"라며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신현빈은 자신이 <슬의생>에서 샀던 '주식'으로 이익준(조정석 분)의 아들 우주(김준 분)와 여자친구 모네를 꼽기도 했다. 그는 "시즌1에서 모네가 전혀 등장하지 않아서 실패했지만 우주-모네 커플을 밀었다. 절반의 성공만 남겼지만 시즌2를 기다려봐야할 것 같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이어 그는 많은 팬들이 드라마 속 애정 관계들에 환호하는 이유에 대해 "현실적으로 그렸기 때문"이라는 나름의 분석을 내놓았다. 사랑에 빠졌지만 왜 좋아하는지, 언제부터 좋아하게 됐는지 명확하지 않을 때도 있다는 것이었다. 신현빈은 신경외과 부교수 채송화(전미도 분)를 짝사랑하는 레지던트 안치홍(김준한 분)의 감정에 대해 배우 김준한과 이런 이야기를 나눴다며 말을 꺼냈다.

"드라마가 보여주는 사랑의 감정이 되게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이때부터, 이것 때문에'라고 명확히 알 수 있는 감정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지 않나. 누군가를 좋아하는 데 명확한 이유가 있다고만 생각하지 않는다. 사랑이라는 게 꼭 이유가 있을까. 이유가 너무 명확하게 있으면 그게 사랑일까? 우리 드라마 전반에 그런 현실적인 감정이 녹아 있었다. 사실 드라마 전체에서 모든 캐릭터들의 애정 신을 다 합쳐도 많은 분량은 아니다. 그런데도 관심가져주시고 지지해주셨던 이유는 그래서였던 것 같다."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배우 신현빈 인터뷰 사진

ⓒ 최성현 스튜디오

 
마지막회에서 안정원은 오랜 장겨울의 짝사랑에 키스로 화답했다. 시즌2에서 두 사람이 알콩달콩 연애하는 모습을 기대하는 팬들도 많다. 이에 신현빈은 "(시즌2 내용이) 궁금하면서도 사실 알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극에 참여하는 배우이면서 동시에 시청자의 마음이고 싶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는 "모르고 있다가, 대본 리딩에서 '짠' 하고 보고 싶다. 그래도 연인으로 발전하지 않았을까. 무심하지만 애정 표현도 하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작가님 대본은 워낙 예측하기 어렵다"고 고개를 저었다.

지난 2010년 영화 <방가? 방가!>를 통해 데뷔한 신현빈은 올해로 10년째 배우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그는 "숫자에 큰 의미를 두고 싶지 않다"며 의연한 모습이었다. 

"올해 몇 주년인지 생각하면서 목표를 세우고 그런 것보다는 매 순간에 집중하면서 잘해나가는 게 더 좋다. 10주년이지만 앞으로도 나답게 계속 연기하고 건강하고 즐겁게 살고 싶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지금은 사회성이 많이 생긴 것 같긴 하다. 여전히 낯을 가리지만 낯 가리지 않는 척을 할 수 있고, 싫은 일도 (예전엔) 싫기만 했는데 이젠 그게 납득이 되면 받아들일 줄도 안다. 사회 생활에 익숙해진 게 아닐까. 크고 작은 변화들이 많았다. 10년이라는 시간, 그동안 했던 작품들에서 얻은 게 많았다. 그렇지만 연기하는 일을 좋아하는 마음, 잘하고 싶은 마음 만큼은 그때와 비슷한 것 같다. 그런 마음으로 오래오래 해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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