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OST 표지.  출연배우 조정석, 전미도가 부른 곡들이 현재 주요 음원 순위를 석권하고 있다.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OST 표지. 출연배우 조정석, 전미도가 부른 곡들이 현재 주요 음원 순위를 석권하고 있다. ⓒ 스튜디오 마음C, 에그이즈커밍, 스톤뮤직

 
바야흐로 드라마 OST 전성시대다. 최근 각종 인기곡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음원 사이트 집계 순위 상위권은 어김없이 주요 TV 드라마 속 삽입곡들이 차지하고 있다.

최근 종영한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예전 1990~2000년대 가요를 리메이크한 음악들로 시청자 뿐만 아니라 음악팬들까지 매료시키는데 성공했다.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 주간 순위(5월25일~31일자)에서 <슬기로운 의사생활> OST는 10위 이내에만 4곡, 100위까지로 범위를 확대하면 무려 11곡이나 이름을 올려 놓으며 뜨거운 인기를 과시했다.  

뿐만 아니라 올해초~지난해 하반기에 걸쳐 방영된 JTBC <이태원 클라쓰>, tvN <사랑의 불시착>, <호텔 델루나> 등 현재 주간 순위 100위 안에는 총 21곡의 드라마 삽입곡이 유명 가수들의 신곡들과 경쟁을 펼치고 있다.  

화제의 드라마 + 좋은 음악의 힘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OST 표지.  역동성을 담은 가호, 하현우 등의 노래는 드라마 속 내용과 좋은 조화를 이루며 큰 사랑을 받았다.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OST 표지. 역동성을 담은 가호, 하현우 등의 노래는 드라마 속 내용과 좋은 조화를 이루며 큰 사랑을 받았다. ⓒ 주식회사블랜딩

 
<슬기로운 의사생활> OST는 기존 신원호 PD 드라마들과 마찬가지로 가요 명곡들의 리메이크 버전으로 채워져 시청자들의 귀를 즐겁게 만든다. 4~5월에 걸쳐 음원 순위 1위 자리를 석권한 '아로하'(쿨 원곡)을 비롯해서 이승환, 베이시스, 크라잉넛, 자전거를 탄 풍경 등 추억의 명곡들은 조정석, 전미도 등 출연진들과 규현, 조이, 곽진언, 권진아 등 요즘 세대 음악인들의 목소리를 빌려 새롭게 부활했다.  

이보다 앞서 올해초엔 <이태원 클라쓰> 수록곡들이 '박새로이 신드롬'과 더불어 음원 순위를 지배했다. 무명 싱어송라이터 가호의 모던 록 '시작'을 중심으로 뷔(방탄소년단), 하현우, 윤미래, 더 베인 등이 부른 노래들은 거대한 벽에 맞서 싸우는 청춘들의 이야기와 잘 어울렸고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성공했다,

두 작품 모두 높은 시청률을 밑바탕 삼아 빼어난 완성도를 지닌 OST로 대중들의 관심을 유도했고 그 결과 웬만한 인기가수 음반에 견줄만큼 높은 인기 속에 종영했다. 드라마가 끝난 지 수개월이 지났지만 <사랑의 불시착>, <호텔 델루나> , <멜로가 체질> 삽입곡들이 장기간 음원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심지어 <키스 먼저 할까요>의 '모든 날 모든 순간'(폴킴)은 2년 넘게 이름을 올리며 스테디셀러로서 확실히 안착했다. 잘 짜여진 드라마라는 밥상에 좋은 음악이 진수성찬으로 차려졌으니 누가 외면할 수 있겠는가?

폭발적인 시청률... OST 인기로 꼭 연결되진 않아
 
 2020년 상반기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JTBC '부부의 세계', SBS '스토브리그' OST 표지

2020년 상반기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JTBC '부부의 세계', SBS '스토브리그' OST 표지 ⓒ JTBC 스튜디오, 모스트콘텐츠, 블랜딩

 
앞서 소개한 드라마들은 작품의 인기에 OST가 힘을 합쳐 시너지 효과를 얻는데 성공했다. 반면 드라마의 높은 시청률이 OST의 인기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종종 발견된다. JTBC <부부의 세계>는 창사 이래 최고 시청률을 수립(최종회 28%, 닐슨코리아 기준)했지만 백지영, 허각, 김윤아 등이 부른 삽입곡들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다.  드라마 내용이 선사하는 암울한 무게감을 노래들이 이겨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한 해 전 JTBC <스카이캐슬>에서 일부 감지되었던 내용이다. 당시 메인 테마격에 해당되는 'We All Lie'가 어느 정도 인기를 얻긴 했지만 일반 음원 소비자들보단 각종 예능과 광고 BGM 등 다른 분야에서 더 주목을 받았다. 올해초 모처럼 지상파 드라마의 자존심을 세워준 SBS <스토브리그>는 가창곡보단 연주곡에 큰 비중을 두고 OST를 제작하다보니 음원 순위에선 큰 힘을 발휘하진 못했다.

실망스런 드라마 내용, 힘 못쓰는 삽입곡들
 
 제작비 300억원 이상이 투입된 SBS '더 킹 : 영원의 군주' OST 표지

제작비 300억원 이상이 투입된 SBS '더 킹 : 영원의 군주' OST 표지 ⓒ 화앤담픽쳐스,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이와 반대로 드라마의 실망스런 내용은 작품 속 OST의 발목을 잡기도 한다. 현재 방영중인 인기작가 김은숙의 드라마 <더 킹 : 영원의 군주>는 제작비 300억원 규모 대작으로 화제가 됐지만, 기대 이하의 내용물과 저조한 시청률 속에 고전중이다. OST에도 지코, OST 명인 폴킴과 거미, 다비치, 화사, 선우정아, 개코 등 쟁쟁한 음악인들이 대거 참여했지만, 종영을 앞둔 현재까지 눈에 띄는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불과 3~4년 전 <태양의 후예> <도깨비>가 음원 순위까지 석권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는 김은숙표 드라마의 굴욕처럼 받아들여진다. 평행세계를 배경으로 한 야심찬 구상을 전혀 받쳐주지 못하는 아쉬운 이야기 전개 등은 회를 거듭할 수록 시청자들의 이탈만 초래했다.

드라마 속 분위기를 고조시켜야할 음악조차 겉돌기 일쑤여서 드라마와 OST의 동반 하락세를 결국 피하지 못하고 말았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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