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0 K리그1 4라운드 전북 현대와 강원 FC의 경기 장면

30일 오후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0 K리그1 4라운드 전북 현대와 강원 FC의 경기 장면 ⓒ 한국프로축구연맹


 
선두를 달리고 있는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에게 퇴장 악령이 들린 듯하다.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일정까지 포함하여 이번 시즌 여섯 게임을 치르는 동안 무려 다섯 명의 핵심 멤버가 줄줄이 쫓겨난 것이다.

홈 팀 강원 FC로서는 3년 반만에 돌아간 강릉종합운동장에서 다시 활짝 웃었다. 결승골을 넣은 고무열도 전북의 유니폼을 입고 세 시즌(2016, 2017, 2019)을 뛴 바 있기에 만감이 교차했을 토요일이었다.

김병수 감독이 이끌고 있는 강원 FC가 30일 오후 4시 30분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0 K리그 원 4라운드 전북 현대와의 홈 게임에서 고무열의 결승골을 끝까지 잘 지켜내며 1-0으로 이겨 단숨에 선두 자리까지 넘볼 수 있는 3위(2승 1무 1패 승점 7)로 올라섰다.

전북 퇴장, 선수만 다섯 번째

울산과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전북 현대가 연이은 퇴장 명령에 스스로 발목을 묶어버린 게임이었다. 게임 시작 후 15분 만에 센터백 홍정호가 첫 터치 실수를 저지르며 빼앗긴 공 때문에 강원 FC 조재완을 고의로 잡아 넘어뜨렸다. 

김종혁 주심은 홍정호에게 노란 딱지 없이 곧바로 빨간 딱지를 꺼내들며 퇴장 명령을 내렸다. 조재완이 걸려 넘어지지 않았다면 전북 골키퍼 송범근과 1:1로 맞서서 득점할 수 있는 유망한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전북으로서는 억울하겠지만 이번 시즌 자신들의 플레이에 대해서 돌아볼 수 있는 뼈저린 계기로 삼아야 할 일이다. AFC 챔피언스리그로 시즌을 비교적 일찍 시작한 팀 일정으로 지금까지 K리그 4라운드를 포함해서 여섯 게임을 치렀는데 모두 다섯 명이나 퇴장 명령을 받은 것이다.

지난 2월 12일 요코하마 F. 마리노스(일본)와의 챔피언스리그 홈 게임에서 1-2로 패하며 미드필더 손준호와 오른쪽 풀백 이용이 퇴장당했고, 3월 4일 시드니 FC와의 어웨이 게임에서도 센터백 최보경이 쫓겨나는 바람에 겨우 2-2 점수판을 받아들었다.

코로나-19로 늦게 개막한 K리그에도 전북은 퇴장 악령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24일 전주성에서 열린 대구 FC와의 홈 게임에서 2-0으로 이기기는 했지만 골잡이 조규성이 불필요한 경고를 두 차례나 이어받으며 퇴장당한 것이다.

이 게임에서 홍정호가 퇴장당하고 전북 모라이스 감독은 어쩔 수 없이 골잡이 벨트비크를 빼고 김민혁을 들여보내야 했다. 전북은 엎친 데 덮친다고 모라이스 감독까지 후반전 중반 심판 판정에 강하게 항의하다가 퇴장당하는 사태를 겪었다. 

강원 FC 고무열의 완벽한 결승골

한 명 줄어든 전북을 상대로 강원 FC의 병수볼은 더 큰 위력을 발휘했다. 37분에 멋진 골을 뽑아내며 승기를 잡은 것이다. 오른쪽 측면에서 김경중이 전북의 김진수를 보기 좋게 따돌리고 왼발 크로스를 날카롭게 감아넘겼고 이 공의 궤적을 따라 고무열이 빠져들어가며 헤더 골을 완성시켰다. 전북으로서는 홍정호의 빈 자리가 바로 표시나는 순간이었다.

이 결승골 연결 패턴은 이미 25분에도 한 차례 같은 코스에서 나왔다. 이현식이 오른쪽 측면으로 빠져나가서 방향 전환 드리블에 이은 왼발 감아차기 크로스를 날카롭게 올렸고 공은 역시 고무열의 머리를 겨냥했다. 이 순간에는 전북의 수비수들이 바짝 달라붙어서 자유롭게 헤더 슛을 날리지 못하게 했지만 12분 뒤에는 김민혁 뒤로 빠져들어가는 고무열을 놓친 것이었다.

전북 유니폼을 입고 세 시즌 통산 42게임을 뛰면서 1득점 2도움을 기록하고 떠난 고무열은 아산을 거쳐 이번 시즌을 앞두고 강원 FC에 둥지를 틀어 3게임을 뛰면서 두 번째 골을 넣은 것이다.

강원 FC의 병수볼은 강팀 전북을 상대로 성공률 높은 패스 축구를 펼치며 완승을 확인시켜 주었다. 전체 패스 숫자 504개 중에서 86%를 성공시켰고, 그 중 57개의 롱 패스로도 73%의 비교적 높은 성공률을 보인 것이다.

전북이 341개의 전체 패스 중에서 80%를 성공시켰고, 26개의 롱 패스 46%의 성공률을 보인 것과 비교해 봐도 병수볼의 조직력은 충분히 강팀 전북을 흔들어놓았다고 말할 수 있다.

이렇게 지난해 3월 17일 홈 게임처럼 전북을 1-0으로 이긴 강원 FC는 이어지는 5라운드에서 가장 먼저 인천 유나이티드 FC를 만나러 6월 5일(금) 저녁 7시 30분에 인천축구전용경기장으로 들어간다. 

울산과 강원에게 선두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전북 현대는 그 다음날인 현충일(토) 오후 4시 30분 FC 서울과 어웨이 게임을 펼친다.

2020 K리그1 결과(30일 오후 4시 30분, 강릉종합운동장)

강원 FC 1-0 전북 현대 [득점 : 고무열(36분,도움-김경중)]

강원 FC 선수들
FW : 고무열
AMF : 조재완, 이현식, 김경중(46분↔신세계)
DMF : 조지훈(65분↔김지현), 한국영
DF : 채광훈(83분↔정석화), 김영빈, 임채민, 신광훈
GK : 이광연

전북 현대 선수들
FW : 벨트비크(18분↔김민혁)
AMF : 무릴로, 손준호, 김보경, 쿠니모토(62분↔한교원)
DMF : 이수빈(46분↔이승기)
DF : 김진수, 최보경,
홍정호(15분-퇴장), 이용
GK : 송범근

2020 K리그 1 상위권 순위표
전북 9점 3승 1패 5득점 2실점 +3
울산 8점 2승 2무 9득점 4실점 +5
강원 7점 2승 1무 1패 5득점 4실점 +1
상주 7점 2승 1무 1패 4득점 5실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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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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