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을 끝으로 KBO리그 최고의 홈런타자 이승엽과 이호준(현 NC 다이노스 코치)이 은퇴했다. 이승엽은 KBO리그 홈런 역대 1위, 이호준은 역대 4위의 기록을 세운 뒤 유니폼을 벗었다.

이승엽과 이호준의 은퇴로 KBO리그 현역 최다 홈런 기록은 최정(SK 와이번스)이 갖고 있다. 한때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가 돌아온 박병호(키움 히어로즈)와 달리 최정은 2005년부터 SK 한 팀에서만 뛰면서 꾸준히 기록을 쌓아왔다.

 
 28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SK 대 두산 경기. 5회 초 2사 1,2루 때 SK 최정이 2타점 2루타를 치고 있다.

28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SK 대 두산 경기. 5회 초 2사 1,2루 때 SK 최정이 2타점 2루타를 치고 있다. ⓒ 연합뉴스

 
벌크 업 이후 본격적인 기록 적립

최정은 5월 29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 경기에 3루수 3번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1회말 2사 상황에서 최정은 한화의 선발투수 김민우의 2구째 공을 과감히 받아쳤다. 최정이 친 타구는 중견수 뒷쪽 경기장의 가장 먼 곳의 담장을 넘어갔다.

최정이 KBO리그에 데뷔한 이래 통산 337번째 홈런이었다. 1987년 2월 28일 생으로 수원 유신고등학교를 졸업한 최정은 SK의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하여 2005년 첫 시즌부터 출전 기회를 얻었다.

2005년 5월 21일 현대 유니콘스와의 홈 경기에서 이보근(현 KT 위즈)을 상대로 홈런을 날린 것이 최정의 홈런 기록의 시작이었다. 다만 선수 경력 초기에는 파워가 강했다기보다는 타격의 밸런스가 고른 편이었고, 2005년에는 기회가 적어 홈런이 1개에 불과했다.

2006년 더 많은 기회를 얻으며 92경기에서 12홈런을 날린 최정은 2007년부터 본격적인 풀 타임 기회를 얻었다. 2007년에 16홈런, 2008년에 12홈런, 2009년 19홈런, 2010년 20홈런, 2011년 20홈런을 날릴 때까지만 해도 최정은 밸런스가 고른 호타준족형 타자였다.

최정은 빠른 주루 능력까지 겸비하며 2013년에는 가장 많은 24도루 시즌을 만들기도 했다(통산 139도루). 그런데 2012년 26홈런, 2013년 28홈런으로 점점 홈런의 갯수가 늘어나면서 최정은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첫 번째 FA 자격 전후로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출전 경기가 줄어들었던 최정은 이후 도루를 줄이고 타격의 정확도 대신 파워를 강화하는 벌크 업을 선택했다. 그 결과 2016년과 2017년 최정은 각각 40홈런(106타점)과 46홈런(113타점)으로 리그 홈런왕에 올랐다.

2018년에 35홈런, 2019년에 29홈런을 추가한 최정은 2019년까지 335홈런으로 이호준 코치 기록에 2개 차로 따라 붙으며 시즌을 마쳤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시즌을 늦게 시작한 2020년 주장을 맡은 최정은 시즌 초반 개인적인 타격 침체에 시달리며 좀처럼 홈런을 추가하지 못했다.

개막 이후 1할 대 타율에 머물고 있었던 최정은 지난 주말 두산 베어스와의 잠실 원정 시리즈 때부터 타격감을 찾았다. 26일 경기에서는 3타수 2안타 1볼넷, 27일 경기에서는 4사사구로 4출루 그리고 28일 경기에서는 5타수 2안타로 점차 본래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었다.

역대 2위 양준혁 기록까지 앞으로 14개

29일 경기에서 최정은 1회에 날렸던 통산 337번째 홈런을 포함하여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주장 최정의 활약으로 올해 최하위 위기를 겪고 있는 SK는 올 시즌 처음으로 2연승에 성공했다. 

이호준 코치와 337홈런 동률을 기록한 최정은 앞으로 통산 홈런 순위에서 몇 계단 상승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역대 3위 장종훈(한화 이글스 코치)의 통산 340홈런까지 앞으로 3개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역대 2위 양준혁(현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351홈런 기록에도 14개 차이로 접근했다. 최정의 홈런 생산 능력을 감안하면 부상이 없는 한 올 시즌 안에 양준혁의 홈런 기록을 뛰어넘어 단독2위가 될 수 있다.

KBO리그 역대 홈런 1위는 이승엽이 기록한 467홈런이다. 이승엽은 은퇴 전에서도 홈런 2개를 추가한 것을 포함, 일본 시절의 159홈런을 더해 통합 626홈런으로 선수 생활을 마쳤다. 국내 프로야구 선수들 중에서 현재까지 626홈런에 도전할 수 있는 선수는 보이지 않으며, KBO리그 한정 기록인 467홈런 도전도 가능성이 높진 않다.

최정은 두 번째 FA 계약에서 6년 계약을 체결하며 만 37세 시즌인 2024년까지 계약이 보장됐다. 최정의 기록과 이승엽의 KBO리그 한정 기록은 정확히 130개 차이인데, 아직 2020년 시즌이 초반인 점을 감안하면 향후 연평균 25~30홈런 정도를 기록해야 6년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에 이승엽의 기록에 근접할 수 있다.

다만 현재 만 33세인 최정의 나이를 감안하면 향후 몇 년 뒤에도 30홈런 이상을 기록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최정이 이승엽처럼 큰 부상 없이 선수 생활을 마무리짓는다고 가정할 경우, 만일 이승엽이나 박용택(LG 트윈스)처럼 은퇴 시점을 정해두고 2~3년 정도의 FA 계약을 더 체결하여 기록에 도전할 가능성도 있다.

물론 이는 최정이 큰 부상 없이 선수 생활을 이어가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이승엽의 대기록에 근접하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최소 역대 2위까지 넘어설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만큼 최정은 KBO리그 역사의 한 획을 그을 수 있다.

홈런 이외에도 도전 목표 많아

최정은 2월 출생자였기 때문에 류현진(3월 생) 등 다른 1987년생 선수들보다 데뷔가 1년 빨랐다. 주전 차지 시점도 빨랐고, 2010년 광저우 아시안 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까지 얻으면서 꾸준히 기록을 적립할 수 있는 배경을 스스로 만들어냈다.

덕분에 최정은 만 30세 시즌까지 다른 역대 선수들에 비해 기록 적립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편이다. 현역 타자들 중 홈런(337), 루타(2987), 타점(1093) 부문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몸맞는 공 부문에서는 이미 255사구로 역대 1위로 올라섰다.

최정은 올 시즌 중으로 6월 안에 통산 3000루타와 1100타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출루율(통산 0.388) 도 좋은 편이라 1100득점은 올 시즌을 마무리할 때 넘어설 수도 있다(5월 29일 기준 1023득점). 안타 부문은 통산 1653안타로 2000안타까지 347안타가 남았다.

투수는 성구회 가입 조건으로 200승 또는 300세이브라는 두 가지 기준점 중 하나를 충족하면 되지만, 타자는 아직 홈런 조건 없이 2000안타를 넘겨야 성구회에 가입할 수 있다. 최정이 건강하게 시즌을 보낼 경우 만 35세 시즌인 2022년 쯤 2000안타 돌파가 유력하다.

주장 최정의 다짐

사실 최정은 현재 개인 홈런 기록 공동4위에 오른 것을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올 시즌 최정은 SK의 주장을 맡고 있으며, SK는 첫 20경기에서 4승 16패로 창단 이래 출발 페이스가 가장 좋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최정은 29일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 날의 선발투수였던 김태훈이 경기 전 팀 동료들에게 커피 60잔을 돌린 것을 언급하며 팀이 승리를 위해 마음을 모았던 순간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이 날 팀의 단결을 위해 커피를 돌렸던 김태훈은 5이닝 5피안타 3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첫 승리투수가 됐다(90구).

아직은 시즌 초반이고 팀이 분위기를 반등하는 데 성공한다면 충분히 윗순위에 있는 팀들을 따라잡을 수 있다. 팀의 승리를 위해 분위기를 전환하고자 마음을 모으고 있는 SK가 주장 최정과 함께 반등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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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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