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방영된 SBS '맛남의 광장' 중 한 장면.

지난 28일 방영된 SBS '맛남의 광장' 중 한 장면. ⓒ SBS

 
각기 다른 이유로 외면받고 있던 지역 농수산물과 로컬 푸드의 판로 개척 등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SBS <맛남의 광장>이 지난 3월 이후 변화의 길로 접어들었다. 변화 시도 뒤편엔 코로나19가 자리잡고 있다.

당초 <맛남의 광장>은 파일럿 때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고, 정규 편성 된 뒤에도 잘 팔리지 않는 농산물들의 판로를 열어주는 등 화제를 몰고 다녔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닥친 뒤엔 고속도로 휴게소 내 팝업식당에서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을 만나 촬영하는 방식을 고수하기 어려웠다. 이에 <맛남의 광장>은 특정 집단을 초대해 음식을 맛보게 하는 미식회 형식으로 변주에 돌입했다.

앞서 대왕 고구마나 김 등을 재배하는 농민들을 초대해 미식회를 열었을 때보다 최근 3주간 방영중인 '경기도 용인 편'이 더 관심 가는 이유는 농민들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이들이기 때문이다. 경기도 용인 편에서 출연진은 무와 청경채를 재배하는 비닐하우스를 먼저 찾았다. 각 학교 내 공급하는 급식용 채소지만 코로나 19로 개학이 늦춰지면서 트랙터로 갈아엎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최대한 발육을 늦추기 위해 물을 덜 주는 방식으로 버티기도 하지만 웬만한 어른 팔 길이만큼 웃자란 무는 농민의 시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지난해 마라탕 열풍으로 인기를 얻었던 청경채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결국 밭을 갈아엎거나 그대로 방치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장면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이번 <맛남의 광장>에서는 이들 채소가 마술 같은 조리법을 통해 새로운 요리로 탄생했다. 라면은 무파 라면으로 탈바꿈했고 부산식 무 떡볶이와 무 덮밥, 뭇국 등 평소엔 접하기 힘든 무 활용 요리도 식탁에 올랐다.

<백종원의 골목식당>까지 진출한 출연진들​
 
 지난 28일 방영된 SBS '맛남의 광장' 중 한 장면.

지난 28일 방영된 SBS '맛남의 광장' 중 한 장면. ⓒ SBS

 
어려운 농민들을 돕는 콘셉트만큼 출연자들의 성장기 또한 여느 예능과 다른 소소한 재미를 안겨준다. 특히 <맛남의 광장>에 출연하기 시작하면서 요리 실력이 일취월장하고 있는 양세형과 김동준은 <백종원의 골목식당>까지 진출했다.

지난 27일 SBS에서 방영된 <백종원의 골목식당> 분식집 편에 긴급 투입된 이들은 갓김밥, 멘보샤 등을 선보여 식당 주인은 물론 시청자들의 만족도까지 높여주며 긍정적 역할을 했다.

또 다른 출연자 김희철 역시 회차를 거듭하면서 멤버들의 아침 식사까지 책임질 수 있을 만큼 요리 실력이 늘었다. 이 같은 출연진들의 성장은 외부적 영향으로 인한 프로그램 제작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나름의 비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경쟁 프로 강세 등 쉽지 않은 여건...변함없는 초심​
 
 지난 28일 방영된 SBS '맛남의 광장' 중 한 장면.

지난 28일 방영된 SBS '맛남의 광장' 중 한 장면. ⓒ SBS

 
<맛남의 광장>은 동시간대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TV조선 <미스터트롯>, <사랑의 콜센타> 등장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연일 화제몰이를 이어가는 경쟁 프로의 존재감을 극복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여기에 코로나 19 상황까지 겹치면서 제작진에겐 적잖은 고민이 추가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남의 광장>은 자극적인 소재나 내용에 대한 유혹을 거부하고 좋은 식재료의 다양한 활용법을 모색하는 정공법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시청률과 상관없이 전국 농어민들을 조금이나마 돕겠다는 기존 프로그램의 방향성을 이어간다는 점에서 칭찬받을 만하다.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삶아낸 돼지고기 수육처럼 우직하게 초심을 유지하는 <맛남의 광장>은 그런 의미에서 예능의 숨은 맛집이 아닐 수 없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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