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이 수원 정자동 골목 '오리주물럭'집의 솔루션 목적을 '보조 메뉴를 개발하는 것'으로 내걸었다는 건 놀라운 일이었다.

백종원이 수원 정자동 골목 '오리주물럭'집의 솔루션 목적을 '보조 메뉴를 개발하는 것'으로 내걸었다는 건 놀라운 일이었다. ⓒ SBS


 
"오늘 솔루션의 목적은 뭐냐면 오리 전문점으로 가고는 싶은데 오리가 호불호가 있는 메뉴이고, 오리를 안 드시는 분이 왔을 때 대체할 수 있는 메뉴를 갖춰야 하지 않을까... 보조 메뉴를 갖고 가는 게 낫다는 거죠."

백종원의 이 말을 듣는 순간 뭔가 낯설었다. 메뉴를 없애는 게 아니라 보조 메뉴가 필요하다고? 예상과는 상당히 다른 전개였다. 백종원이 누구인가. 철저히 메뉴의 수를 줄여왔던 그가 아닌가. 그렇다, 백종원은 '단일 메뉴 전도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물론 메뉴를 줄이는 건 합리적인 솔루션이었다. 우선, 방송을 보고 몰려드는 수많은 손님을 감당하기에 다수의 메뉴는 비효율적이었다. 단골 손님만 상대하거나 손님이 적을 때는 메뉴가 많을수록 매출을 올리는 데 유리했지만, 전국 각지에서 손님들이 밀려올 땐 단일 메뉴가 바람직했다. 게다가 메뉴가 많을 경우 식재료, 재고 관리 등의 어려움도 있었다. 결국 식당의 지향점은 '전문점'이었다. 

그랬기에 백종원이 수원 정자동 골목 '오리주물럭'집의 솔루션 목적을 '보조 메뉴 개발'로 내걸었다는 건 놀라운 일이었다. 그동안 백종원이 스스로 지켜왔던 원칙과 배치될 뿐만 아니라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일관성과도 어긋나 보였다. 도대체 왜 백종원은 오리주물럭집 사장님들(고모와 조카)에게 보조 메뉴를 따로 개발하라고 했던 걸까?

백종원이 보조메뉴 개발하라고 한 까닭

그건 '오리'라는 메뉴가 갖고 있는 특성(선입견)과 관련된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오리고기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처럼 흔히 접할 수 있는 음식은 아니다. 주변에서 오리 전문점을 찾기도 어려운 게 사실이다. 도심 외곽으로 나들이를 나가야 드문드문 만날 수 있다. 또, 김성주가 말했듯이 '오리=약'이라는 공식이 익숙해 심리적으로도 거리감이 있다. 다시 말해 호불호가 강한 음식이란 이야기다.  

백종원이 고민했던 지점도 바로 그 부분이었다. 메뉴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 때는 손님들이 헛걸음할 확률이 적어서 단일 메뉴로 가도 되지만, 호불호가 명확히 갈릴 때는 단일 메뉴만 고집하는 건 위험했다. 그럴 때 필요한 게 보조 메뉴였던 것이다. 행여나 오리고기가 낯선 손님들에 대한 배려이기도 했고, 장사를 위한 전략이기도 했다.  
   
 백종원이 수원 정자동 골목 '오리주물럭'집의 솔루션 목적을 '보조 메뉴를 개발하는 것'으로 내걸었다는 건 놀라운 일이었다.

백종원이 수원 정자동 골목 '오리주물럭'집의 솔루션 목적을 '보조 메뉴를 개발하는 것'으로 내걸었다는 건 놀라운 일이었다. ⓒ SBS


 
  
 백종원이 수원 정자동 골목 '오리주물럭'집의 솔루션 목적을 '보조 메뉴를 개발하는 것'으로 내걸었다는 건 놀라운 일이었다.

백종원이 수원 정자동 골목 '오리주물럭'집의 솔루션 목적을 '보조 메뉴를 개발하는 것'으로 내걸었다는 건 놀라운 일이었다. ⓒ SBS


미션을 받은 오리주물럭집 사장님들은 처음에 '고추장 삼겹살'을 선정했다. 가격은 1인분에 9000원이었다. 그 얘기를 듣자마자 백종원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백종원은 실제로 고기를 구우며 문제점을 알려줬다. 첫째, 고기가 익기도 전에 대부분 타버렸고, 둘째 고추장 삼겹살을 먹으면 굳이 오리 주물럭을 먹을 이유가 없었다. 셋째, 가격 경쟁력 면에서 오리주물럭을 압도했다. 

1. 보조메뉴의 조건은 주메뉴를 뛰어넘어서는 안 된다. 
2. 주메뉴를 더 살려줄 수 있는 메뉴여야 한다.
3. 주메뉴의 신뢰도를 깎아선 안 된다.


오리주물럭집 사장님의 '실수'는 보조 메뉴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에 벌어진 것이었다. 백종원은 보조 메뉴 선정에도 분명한 원칙이 있음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주객전도가 되어선 곤란했다. 주메뉴를 뛰어넘거나 신뢰도를 깎아선 안 되고, 주메뉴를 더 돋보이게 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결성이 있으면 더욱 좋았다. 보조 메뉴를 먹으면서도 주메뉴에 눈길이 간다면 더할 나위 없었다. 

다시 고민을 시작한 오리주물럭집 사장님은 '돼지 주물럭'이라는 메뉴를 찾아냈다. 주메뉴인 오리주물럭과 연결고리도 있었고, 잘 타지 않아서 손님들도 쉽게 구울 수 있었다. 또, 오리고기를 먹지 못하는 손님들에게 (같은 양념을 쓰고 있어서) 그 맛과 느낌을 80~90% 정도 경험하게 해 줄 수 있었다. 돼지주물럭은 앞서 백종원이 제시한 원칙 세 가지를 모두 충족시키는 메뉴였다.

장사의 원리를 깨우치게 만든 백종원의 솔루션 덕분에 오리주물럭집 사장님들은 완전한 오리전문점으로 도약하기 전 준비 단계를 착실히 거칠 수 있게 됐다. 사장님들은 오리주물럭의 가격을 1000원 낮춰 돼지주물럭과 가격을 맞추며 백종원의 노력에 보답했다. 부디 오리주물럭집 사장님들이 초심을 잃지 않고 부단히 노력해서 맛집으로 거듭나길 응원해 본다.  

한편, 27일 방송된 <백종원의 골목식당> 119회는 시청률 4.2%(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하며 3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MBC <라디오 스타>도 동반 하락해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과거와 같은 화제성과 파급력은 찾아보기 어렵다. 다음 주 서산 해미읍성 긴급점검이 예고되어 있는데, 과연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다시 반등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그리고 '너의길을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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