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외국인 타자가 등장했다. LG 4번타자 로베르토 라모스가 연일 홈런포를 가동하며 시즌 초반 LG 돌풍을 이끌고 있다. 라모스는 지난 27일 열린 2020 프로야구 LG-한화전에서 0-1로 뒤진 2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해 경기의 균형을 맞추는 동점 솔로홈런을 기록했다. 3경기 연속 홈런포를 터트린 것이다.  

라모스의 활약을 시작으로 LG는 2회에만 5점을 올리는 등 활발한 공격력을 과시하며 한화에 15-4 대승을 거뒀다. 오랜 기간 외국인 타자 덕을 보지 못하면서 확실한 4번 타자 부재로 고민했던 LG는 라모스의 등장에 힘입어 올시즌 NC (16승3패)의 뒤를 이어 13승 6패 단독 2위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26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LG-한화 경기. 6회초 LG 선두타자 라모스가 팽팽한 투수전의 균형을 깨는 솔로 홈런으로 선취점을 얻고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26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LG-한화 경기. 6회초 LG 선두타자 라모스가 팽팽한 투수전의 균형을 깨는 솔로 홈런으로 선취점을 얻고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 연합뉴스

 
영양가 만점 홈런포로 팀 타선 주도

지난 3경기 동안 라모스가 터뜨린 홈런 3방은 LG에겐 가뭄 속 단비와 같았다. 지난 24일 잠실에서 열린 KT와의 홈경기에선 9회말 극적인 끝내기 만루홈런으로 팬들을 열광시키는가 하면 26일 한화와의 대전 원정 경기에서 선제 2점 홈런에 힘입어 3-0 낙승을 거뒀다. 말 그대로 모두 승부의 축을 뒤흔드는 영양가 만점의 홈런포였다. 

각 팀당 19~20경기 정도 치른 시즌 초반이지만 라모스의 활약은 한마디로 군계일학이다. 홈런 1위(9개), 장타율 1위 (0.821), OPS 1위 (1.270), 타점 3위(19개), 타율 10위(0.355) 등 빼어난 장타력을 바탕에 두고 주요 공격부문 상위권을 독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모스의 존재감은 동료 선수들의 동반 상승 효과도 가져오고 있다. 지난해 타율 3할을 기록했지만 장타, 타점 감소의 어려움을 겪었던 김현수는 4할대 고타율(0.410)로 라모스와 함께 팀타선을 주도하고 있다. 라모스 바로 뒷자리인 5번에 자주 등장하는 김민성은 예년 대비 높은 출루율(0.397, 리그 18위)로 공격 물고를 트는 역할을 맡아준다.  

약점 알고도 공략하기 어렵다

라모스를 축으로 살아난 중심타선의 힘은 최근까지 부진에 허덕이던 하위타선의 상승세도 유도시켰다. 한동안 1할대 타격으로 팬들의 걱정과 비난을 한몸에 받았던 오지환은 27일 연타속 홈런 포함 5타수 3안타로 부진 탈출의 서막을 알렸다. 역시 동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박용택과 유강남도 각각 3안타와 솔로 홈런 포함 2안타를 기록하는 등 상하위 타선 가릴 것 없는 위력을 과시했다.

연일 홈런포를 가동하며 상대 투수들을 위협하는 라모스지만 그에게도 약점은 존재한다. 바로 타자 눈높이에서 형성되는 하이 패스트볼이다. 올시즌 그의 삼진과 헛스윙 상당수는 이러한 구질을 참지 못하고 방망이가 나가면서 기록한 것이다.  

반면 이 구종은 되려 라모스 홈런의 제물로 둔갑하기도 한다. 높은 코스 공략은 공의 위력 뿐만 아니라 제구력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자칫 실투로 연결될 수 있는 양날의 칼이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에이스급 투수가 아니라면 약점을 알고도 해당 코스로 공을 뿌리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지난 20일 삼성 선발 최채흥도 이 지점을 겨냥했지만 한가운데로 공이 몰리면서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페타지니 이후 LG 최고의 외국인 타자 될까

많은 LG 팬들은 지난 2008~2009년 활약했던 로베르토 페타지니에 견줄 만큼 라모스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일본 프로야구 MVP 출신이던 페타지니는 2009년 한해에만 3할대 타율에 26홈런 100타점을 기록,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바 있었다.  

그 이후 여러 외국인 타자들이 LG 유니폼을 입었지만 부상, 부진으로 인해 중도 교체하는 일이 빈번했다. 하지만 올시즌 라모스의 등장으로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가장 넓은 잠실 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도 장거리 홈런을 양산하는 라모스는 거포 4번타자에 목말랐던 LG에겐 천군만마다. 

많은 전문가들이 당초 주요 4강 후보로 LG를 손꼽았던 건 공격력보단 윌슨-켈리 두 외국인 선발투수를 축으로 두터운 불펜진이 가세한 투수력에 기인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했던 투수력 이상으로 라모스, 김현수 등 중심 타선의 맹활약이 연일 이어지면서 팀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아직 120경기 이상을 더 치러야 하는 장기 레이스의 초반이지만, 라모스의 등장은 LG의 가을 야구 돌풍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더 높이고 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라모스는 올시즌 프로야구가 만든 최고의 히트상품이 될 공산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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