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쿠레인 정영호

어쿠레인 정영호 ⓒ 어쿠레인

 
빼어난 연주 실력을 갖추며 음악활동을 해왔던 기타리스트가 있었다. 2014년과 2017년 두 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했던 핑거스타일 기타연주자 정영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2014년 8월 29일 게재됐던 <기타 배운 지 10년, '기타킹'이 된 정영호 http://omn.kr/a0en>란 인터뷰 기사를 통해 향후 우리 음악계가 인정하는 기타리스트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기대를 갖게 했던 뮤지션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점점 위축되는 우리나라 기타 음악시장의 상황은 그에게 피할 수 없는 현실이었고, 더 이상 연주할 수 없는 절망적 순간을 상상하게 만들기도 했다. 여러 어려움을 맞닥뜨렸을 때 그는 현명한 선택을 하게 된다.

바로 예전에 꿈꾸었던 가요를 만드는 작사 작곡가 및 프로젝트 그룹의 핵심 멤버로 활동을 하는 것. 결국 기타리스트 정영호는 '어쿠레인(AcouRain)'을 결성, 2019년 초부터 여러 보컬리스트와 연주자들을 객원으로 초대해 음원들을 발표해 왔다.

언젠가 기타리스트 정영호로서 다시 앨범을 내고 무대에서 연주를 하기 위해 어쿠레인으로 활발한 창작활동을 하고, 특히 음악인으로서 부족한 분야인 프로듀싱 및 편곡 공부에 더욱 매진해 대중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제2의 토이'로 불릴 수 있는 그날이 올 때까지 좋은 작품을 발표할 수 있도록 도전을 하겠다는 어쿠레인 정영호와 지난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만났다. 아래는 그와 나눈 일문일답.

기타리스트 활동 멈추고 시작한 프로젝트 그룹 어쿠레인

- 횟수로 6년 만이다. 어떻게 지냈나?
"2017년 4월에 두 번째 정규 앨범 <가시밭길>을 냈고, 이전에는 디지털 음원들도 몇 곡 발표했었다. 지난해부터 재능 있는 보컬리스트 및 연주자들과 협업을 통해 가요음원들을 공개하고 있는데, 프로듀서 겸 작사 작곡자로서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기타리스트로서 활동보다는 대중가요 제작에 집중하고 있어 미디연주와 편곡을 열심히 배우고 있다. 그래도 기타 레슨은 꾸준히 하고 있는 중이다."

- 가요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
"한정된 우리 음악시장 상황에서 기타를 오롯이 연주하는 뮤지션으로 활동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내가 만든 곡에 가사를 더했을 때 어떤 노래가 나올까하는 궁금증도 있었고, 소속사와 꾸준히 협의를 했고 운 좋게도 작년 초 드라마 <왕이 된 남자> OST에 '다시 볼 수 있다면'이란 곡으로 참여할 기회가 생겼다. 오연준군이 노래를 불러 나름 좋은 반응을 얻었다."

- 방향 전환을 하는데 고민이 있었을 것 같다.
"6년 전 인터뷰를 했을 때가 떠오른다. 10년 동안 기타를 배웠고 마침내 앨범을 발표했고 실력 있는 연주자로서의 길을 가고 싶었다. 하지만 점점 열악해져가는 우리나라  기타 음악시장에서 '생존'이란 현실의 벽은 너무 높았다. 20대 때부터 열정을 쏟으며 달려왔기에 지치기도 했고 긴 시간 슬럼프도 겪었다. 고민도 많았지만 음악을 놓지 않았다는 게 또 다른 위안이다."

- 7년차 음악인이다. 스스로 평가를 한다면?
"발표했던 기타앨범들은 투자와 제작에 열의를 다했고 비록 금전적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해보고 싶었던 작품들을 발매한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후회는 전혀 없다. 가요 프로젝트는 본격적으로 마음을 다잡고 작업을 시작해 음원들이 세상에 공개되는 것을 보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하다보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하는 '도전과 희망'이란 단어들을 품게 해준다."

따뜻하고 아름다운 노래로 대중에게 사랑받고 싶어

- 연주음악, 가요 작업을 하는데 차이점이 있다면?
"기타 곡의 경우 내가 얼마나 훌륭한 연주를 하느냐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가요작업은 보컬리스트 및 다른 악기 연주자들과 얼마나 호흡을 잘 맞추는지, 그리고 편곡을 어떤 방향으로 해 나갈지 좀 더 디테일하게 고민하고 움직여야 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하면 할수록 실감한다."

- 어쿠레인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따뜻하고 아름다운 음악으로 세상을 비처럼 물들여보자'란 뜻을 담고 있다. 2009년 포털사이트에서 UCC 활동을 활발했을 당시 만들었던 이름은 '어쿠스틱 레인(Acoustic Rain)'이었다. 그런데 2년 정도 음악공부에 집중하는 사이 이 이름을 사용한 뮤지션이 등장했다.(웃음) 그룹 활동을 하게 되면 팀명으로 예정하고 있었는데, 어쩔 수 없는 상황이어서 '어쿠레인(AcouRain)'으로 음악을 발매하게 됐다."

- 그래서인지 발표한 곡들이 엇비슷한 분위기다.
"하하 그런가?(웃음) 공교롭게도 작년에 발표한 3곡이 모두 밝고 발랄한 분위기다. 물론 원래 취지대로 노래들을 선보이기도 하겠지만, 지금 계속 만들고 있는 데모음원들은 듣는 분들에게 다양한 감성을 전할 수 있는 멜로디로 채워져 있다. 여러 느낌을 어쿠레인의 음악으로 표현하려고 하니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

- 경험한 가요시장은 어떤 것 같은가?
"치열함이란 말로 정의하고 싶다. 좋은 작품을 내는 것만으로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기대보다 못 미치는 결과가 나오는 현실이 피부에 와 닿는다. 어쨌든 시작한지 얼마 안됐고, 가야할 길이 멀기에 계속해서 도전의 도전을 거듭하려 한다. 그렇다고 너무 조급해하거나 서두르지 않으려 한다. 내가 지금 있는 위치를 알고 있기에 차분히 해나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기타리스트 정영호로 다시 돌아올 것
 
 어쿠레인 정영호

어쿠레인 정영호 ⓒ 어쿠레인

 
- 올해 아직 발표된 곡이 없다.
"발매에 신중을 기하다 보니 계속 늦춰졌다.(웃응) 다음달에 '짝사랑'이란 곡을 발표할 계획이다. '소풍가는 날'을 노래했던 임하람양이 보컬리스트로 참여했고. 청소년기에 한 번쯤 경험할 수 있는 '짝사랑의 순수함'을 노랫말과 멜로디로 담아냈다."

- 기타리스트로서의 활동은 완전히 접었나?
"세 번째 정규 기타앨범을 발매하기 위해 준비를 했었다. 하지만 내 앞에 놓인 경제적 여건이나 시장 상황에서 무리수를 둘 수는 없었다. 향후 제대로 된 기타음반을 내기 위해 어쿠레인 활동을 더욱 열심히 할 거다. 언젠가 '기타리스트 정영호'로 음악 팬들과 만날 날이 있지 않을까?"

- 음악인으로서 어떤 목표가 생겼나?
"어쨌든 곡을 많이 발표해서 대중에게 사랑받는 노래로 인정받고 싶다. 대중음악을 하는 '프로젝트 그룹 어쿠레인'의 핵심 멤버이자, '핑거스타일 기타리스트 정영호'로서 오랫동안 사랑받고 기억되는 뮤지션이 되는 것이 목표이자 꿈이다."

- 2020년 어떤 해로 기억되길 바라나?
"어쿠레인의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졌으면 좋겠다. '어쿠레인의 노래' 한 번쯤은 들어봤다는 이야기를 가능한 많은 분들로부터 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올 하반기에도 몇 곡을 더 발표할 예정이니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음악으로 결실을 맺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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