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마르소의 머리 위로 헤드폰이 내려앉은 순간, 사랑은 시작됐습니다. 소녀의 눈앞에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졌지요. 아등바등 사느라 자주 놓치게 되는 당신의 낭만을 위하여, 잠시 헤드폰을 써보면 어떨까요. 어쩌면 현실보단 노래 속의 꿈들이 진실일지도 모르니까요. Dreams are my reality.[기자말]
가수 신효범이 2006년 발표한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가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OST로 2020년의 리스너들을 다시 만났다.

드라마에서 채송화 역을 맡은 전미도 배우가 부른 새 OST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는 공개와 동시에 음원 차트 최상위권에 진입하더니, 26일 오후 현재는 아이유의 '에잇'을 누르고 멜론 차트 1위 자리에 올랐다.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한 장면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한 장면 ⓒ '슬기로운 의사생활' 캡처


재미있는 건 같은 차트 4위에 조정석 배우가 부른 '아로하'가 있다는 점이다. 조정석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익준 역을 맡았는데, 그가 부른 '아로하'는 차트 상위권에서 오래도록 자리를 지키고 있는 중이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끝나도 그 여운으로, 이들의 노래는 계속되는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과 같은 댓글도 눈에 띈다. 

"우와, 송화가 익준이를 이겼네ㅋㅋㅋ 슬의 흥해라.♡" (seo***)

"슬의 안보는데 노래는 다 앎. 너무 좋아.. 이 노래도 좋다." (인화***) 

"채송화쌤 사랑해요ㅠㅠ 미도 언니 노래 이렇게 잘하면서 음치 연기를 어떻게 한 거야.ㅋㅋ" (망개**)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는 드라마 속 신 안에서 불리기도 했다. 지난 21일 방송한 11화에서 신경외과 회식에 따라갔다가 잔뜩 취한 익준이 이후 동기 5인방이 함께 한 노래방에서 술기운을 빌려 첫사랑 전미도에게 이 노래를 부르며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 것. 

노래를 부르기 전에도 묘한 기류는 있었다. 회식에서 술을 마시며 진실게임을 했을 때, 익준이 걸리자 "채송화 교수님한테 단 한 번이라도 이성적인 감정을 느껴본 적 있다? 없다?"라고 후배들이 물었고, 이에 익준은 대답 대신 술을 마셨다. 그런데 또다시 걸린 익준에게 "조금 전에 한 질문 대답해 주세요. 채송화 교수님 이성으로 느낀 적 있으시죠?"라고 재차 묻는 질문이 이어졌고, 익준은 "응 있어. 당연히 있지. 그런데 그게 그렇게 궁금해?"라고 술에 취해 되물었다.

만취한 익준을 데려다 주던 송화는 우연히 정원(유연석 분)과 준완(정경호 분)을 만나서 같이 노래방에 가게 됐고, 여기서 익준이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를 부르며 옆에 있는 송화에게 자신의 마음을 의미심장하게 털어놓았던 것이다. 

"널 처음 사진으로 본 그날/ 구십구년 일월 삼십일일/ 그날 이후 지금 이 순간까지/ 나 하나만 기다려준 너를/ 오늘도 습관 같은 내 전화/ 따스히 받아 주는 너에게/ 세상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 준 너를 너무 사랑해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우리 처음 만난 그날에/ 시간 속에 희미해지는 사랑에/ 그대가 흔들린대도/ 그땐 내가 잡을게요 그대처럼"


익준과 송화의 마음을 대변한 가사가 인상적이다. 오랜 시간 동안 따뜻한 태도로 지켜봐주고 사랑을 준 사람에게 진심어린 고마움을 표현하는 이 노래는 노래 제목이기도 한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라는 대목이 특히나 백미다. 

"너무 편한 사이가 싫어서/ 너무 오랜 사랑 힘들어서/ 아픈 눈물 흘리는 널 돌아선/못된 내 마음도 기다려준 너를/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우리 처음 만난 그날에"

송화는 진실게임에서 "우린 진짜 친구야"라며 너무 편한 익준과의 사이를 '친구'라고 못박았지만, 노래방에서 듣게 된 익준의 이 노래에 그의 마음을 제대로 깨닫게 된다.

너무 편한 사이의 사람이 진지하게 바라봐지는 순간, 그동안 받았던 사랑들이 얼마나 꾸준하고 한결 같았는지 조각이 맞춰지듯 보이게 되고, 사랑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어떤 결말로 나아갈지, 많은 팬들이 그들의 얘기를 귀기울여 따라가고 있다. 물론 명곡으로 가득찬 OST들에도 마음과 귀를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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