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방영된 엠넷 '로드 투 킹덤'에 출연한 온앤오프의 무대

지난 21일 방영된 엠넷 '로드 투 킹덤'에 출연한 온앤오프의 무대 ⓒ CJ ENM

 
엠넷의 보이그룹 경연 <로드 투 킹덤>이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깜짝 반향을 일으키면서 아이돌(걸그룹)계의 지각변동을 가져왔던 <컴백전쟁 - 퀸덤>에 이어 등장한 <로드 투 킹덤>은 아직 대중들에게 인지도가 높지 않은 실력파 보이그룹 재발견 기회의 무대로 마련되었다.   

당초 <퀸덤> 성공의 후광 효과, 열혈 여성 시청자들 확보가 용이한 보이그룹 대상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긴 했지만, 4회까지 치른 현재로선 아직 기대만큼의 반응을 얻지는 못하고 있다. 매회 빼어난 퍼포먼스를 선사하는 등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로드 투 킹덤>은 확실한 돌파구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요한 역할 담당한 3-4회인데...
 
 지난 21일 방영된 엠넷 '로드 투 킹덤'에 출연한 더보이즈.

지난 21일 방영된 엠넷 '로드 투 킹덤'에 출연한 더보이즈. ⓒ CJ ENM

 
전작 <퀸덤>만 하더라도  방영 1~2회때 0.5% 전후 시청률로 다소 미지근한 반응을 얻긴 했지만 3회차부터 두 배 이상 급등한 1.0%(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진입했고 시청자들을 각 그룹의 팬으로 유입시키는 등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당시 AOA의 '너나 해'(마마무 원곡), 마마무의 'Good Luck'(AOA 원곡) 등 각자의 대표곡 바꿔부르기 무대가 확실한 효과를 얻었다. 특히 AOA의 파격 퍼포먼스는 방영 직후 각종 커뮤니티, SNS상 화젯거리가 되었고 이어 방영된 4회 역시 '데스티니'를 재해석한 오마이걸의 공연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의 화제성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로드 투 킹덤> 역시 이를 염두에 둔 구성을 선보였다. 선배 그룹들의 곡을 재해석한 1차 경연에 이어 3~4화에선 자신들의 곡을 색다르게 꾸민 '나의 노래'라는 주제로 경연에 돌입했다. 지난 14일 방송에서 첫 번째 주자로 나선 펜타곤은 팀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던 '빛나리'로 감동의 무대를 연출해 눈길을 모았다. 

특히 군입대를 코앞에 둔 진호의 마지막 활동이었기에 멤버들은 대성통곡하며 맏형과의 작별을 아쉬워했다. 우여곡절 많았던 데뷔와 활동 속에 함께 구슬땀 흘렸던 동료를 보내는 심정은 다른 경쟁팀 멤버들도 눈물을 흘릴 만큼 묘한 감정을 조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은 요지부동이었다. 3~4회 방송은 각각 0.4와 0.5%에 머물면서 프로그램으로선 치고 나갈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빼어난 퍼포먼스로도 화제성 확보 어려움
 
 지난 14일 방영된 엠넷 '로드 투 킹덤'에 출연한 펜타곤.

지난 14일 방영된 엠넷 '로드 투 킹덤'에 출연한 펜타곤. ⓒ CJ ENM

 
<로드 투 킹덤>이 아직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유튜브, 네이버TV 등 각종 동영상 플랫폼의 조회수 등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퀸덤>은 유튜브 기준 1천만뷰 안팎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물을 다수 보유할 만큼 온라인에선 시청률 이상의 반향을 일으켰다. 하지만 <로드 투 킹덤>에선 아직까진 70~80만회 정도가 최대치로 나타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낮고 이용자 수가 적은 네이버TV에서도 큰 차이를 드러낸다.  <퀸덤>은 30만회 이상 조회수 동영상이 10개 이상이지만 <로드 투 킹덤>에선 10만회를 넘는 영상물은 현재 등장하지 않고 있다. 물론 <퀸덤>은 종영 이후 조회수 등도 합산된 수치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로드 투 킹덤>의 상황은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 

<로드 투 킹덤>이 반등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몇 가지를 꼽을 수 있다. 기존 경연 프로그램에선 관객들의 참여와 호응이 큰 역할을 담당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이 부분은 어쩔 수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부득이 각 팀 멤버 6명씩 참여하는 자체 투표로만 진행되다보니 여러 지표를 통해 순위를 결정하던 전작 <퀸덤>에 비해 긴장감, 순위 예측에 대한 궁금증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이는 인터넷 투표의 열세를 현장 공연으로 뒤집으며 예상 밖 인물을 부각시켰던 <프로듀스101> 시리즈와도 대비를 이룬다.  

전작 <퀸덤> 성공에 도취한 걸까?
 
 지난 21일 방영된 엠넷 '로드 투 킹덤'의 한 장면

지난 21일 방영된 엠넷 '로드 투 킹덤'의 한 장면 ⓒ CJ ENM

 
또 참가그룹간 끈끈한 유대감을 형성하면서 동반 상승 효과를 마련했던 <퀸덤>과 달리 가급적 많은 사람과 접촉을 피해야 하는 지금의 현실은 <로드 투 킹덤>을 단순히 기존 음악 방송의 연장선상 수준에 머물게 만든다.  

지난해 <퀸덤>만하더도 방영 중반 단체 MT를 떠나면서 타팀 멤버들과의 친밀도를 키워 시청자들로 부터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이를 통해 그간 잘 몰랐던 인물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는가 하면 예능적 재미 확보에도 성공하면서 경연 이외의 내용에서 충분히 볼거리를 마련해준 바 있다. 반면 <로드 투 킹덤>으로선 이와 같은 시도를 할 수 없다보니 '경연 준비-경연-경연 준비-경연' 식 쳇바퀴 도는 구성에 머물 수밖에 없다. 일정 패턴의 반복은 결국 흥미 유발의 어려움으로 연결된다.

방송 외적 환경이 프로그램 인기 형성을 가로막는 방해 요소로 작용했다지만 전작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기획의 아쉬움도 <로드 투 킹덤>의 큰 약점으로 부각되었다. 언택트 방식의 경연만으론 팬들과의 교감 확보가 분명 쉽지 않다. 그렇다면 온라인 평가단 모집 같은 다른 방법을 마련해서 이를 보완할 필요가 있었지만 지금 <로드 투 킹덤>에선 그런 부분을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단순히 참가팀 자체 투표, 일정기간 영상 조회수 정도의 평이한 평가 방식만으론 시청자 흥미 유발과 신규 팬덤 유입에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이제 두 차례의 경연 및 최종 결승전이 남아있다. 하지만 현재의 진행으론 향후 내용에 대한 큰 기대감 마련이 쉽지 않아 보인다. 뭔가 시청자의 허를 찌를 만한 묘수 마련이 <로드 투 킹덤>으로선 절실히 필요하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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