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롯데를 4연패의 늪에 빠트리며 3연승을 내달렸다.

맷 윌리엄스 감독이 이끄는 KIA 타이거즈는 21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장단 9안타를 때려내며 6-1로 승리했다. 롯데를 상대로 시즌 개막 후 5번째 시리즈 만에 첫 스윕(시리즈 3연승)을 기록한 KIA는 4위 두산 베어스(8승6패)에게 반 경기 뒤진 단독 5위로 뛰어 올랐다(8승7패).

KIA는 선발 임기영이 8이닝 동안 90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무사사구4탈삼진1실점 호투로 3경기 만에 시즌 첫 승을 챙겼다. 타석에서는 톱타자로 출전한 박찬호가 2안타2타점, 포수 백용환이 2안타1득점을 기록한 가운데 KIA팬들이 애타게 기다렸던 유망주가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오랜 기간 미련을 가졌던 3루 자리를 포기하고 1루수로 변신해 잠재력을 폭발하고 있는 프로 6년 차 내야수 황대인이 그 주인공이다.
 
 1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0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KIA 7번 타자 황대인이 2회 말에 선두타자로 나와 좌월 솔로홈런을 때리고 홈인하고 있다.

1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0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KIA 7번 타자 황대인이 2회 말에 선두타자로 나와 좌월 솔로홈런을 때리고 홈인하고 있다. ⓒ 연합뉴스

 
포지션 변화로 선수생활의 전환점 맞았던 스타들

'연습생 신화'로 유명한 장종훈(한화 이글스 수석코치)은 현역 시절 총 5번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생애 첫 MVP에 선정됐던 1991년에는 지명타자 부문, 홈런 신기록을 세웠던 1992년과 출루율, 장타율 타이틀을 독식했던 1995년에는 1루수 부문으로 황금장갑을 차지했다. 그리고 1988년과 1990년에는 의외로 유격수 부문에서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이 됐다.

당시 타격성적이 뛰어난 유격수가 드물었기 때문에 압도적인 장타력을 가진 장종훈이 어렵지 않게 골든글러브를 차지했지만 사실 186cm으로 장신이었던 장종훈의 수비는 악명이 높았다. 결국 장종훈은 1990년을 끝으로 유격수에 대한 미련을 버렸고 1991년 35홈런, 1992년41홈런을 기록하는 전설적인 홈런왕으로 등극했다. 만약 장종훈이 유격수를 고집했다면 그는 그저 '홈런 잘 치고 수비 나쁜 유격수' 정도로만 기억됐을 수도 있다.

역대 최다 홈런왕 타이기록(5회)을 보유하고 있는 박병호(키움 히어로즈)의 프로 입단 당시 포지션은 포수였다. 박병호는 성남고 3학년 시절 고교야구 최초로 4연타석 홈런을 때려내며 이만수의 뒤를 이을 거포 포수 유망주로 큰 주목을 받았다. 마침 주전포수 조인성(두산 베어스 배터리 코치)과도 정확히 10살 터울이어서 LG 트윈스 팬들은 박병호가 김동수-조인성의 계보를 잇는 LG의 간판포수가 되길 기대했다.

하지만 박병호는 타자로서의 재능에 비해 포수로서의 수비능력에서는 한계를 보였고 이미 조인성이라는 걸출한 포수를 보유한 LG에서는 박병호를 1루수로 변신시켰다. 비록 본격적으로 잠재력이 폭발하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박병호는 히어로즈 이적 후 엄청난 홈런포를 쏘아 올리면서 작년까지 통산 286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날려 버린 위대한 거포로 자리 잡았다.

올 시즌 초반부터 정확한 타격(타율 .393)은 물론이고 장타력(3홈런, 장타율 .714)에서도 일취월장한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바람의 손자' 이정후 역시 고교 시절까지의 포지션은 유격수였다. 하지만 프로 입단 후 동기생 김혜성과의 경쟁에서 밀려 외야수로 변신했고 지금은 통산 타율 .339에 빛나는 최고의 엘리트 외야수가 됐다. 이정후에게는 외야수 변신이 '신의 한 수'였던 셈이다.

3루 수비 어려움 겪던 황대인, 1루 변신 후 연일 맹타

경기고를 나와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1라운드(전체2번) 지명을 받고 KIA에 입단한 황대인은 178cm100kg의 큰 체격과 달리 민첩하고 유연한 동작, 강한 어깨를 겸비한 3루수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특히 KIA의 주전 3루수 이범호(GCL 필리스 코치)가 30대 중반을 넘어가고 있었던 만큼 KIA팬들은 황대인이 대선배 밑에서 착실하게 배우고 성장해 자연스럽게 이범호의 자리를 물려 받길 기대했다.

분명 황대인이 가진 타격 재능은 범상치 않았다. 루키 시즌부터 22경기에서 타율 .273 2홈런7타점을 기록했던 황대인은 2016년 4경기에서 3안타를 모두 장타(1홈런,2루타2개)로 장식하며 KIA팬들을 들뜨게 했다. 황대인이 2016 시즌이 끝나고 상무 입대를 결정하자 KIA팬들은 황대인의 이른 병역 문제 해결을 환영하며 황대인이 상무에서 2년 동안 3루수로서 더 많은 경험을 쌓고 돌아오길 기대했다.

하지만 황대인은 상무에서도 3루보다는 1루수나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경기가 더 많았다. 상무를 이끄는 박치왕 감독의 눈에도 황대인의 수비가 미덥지 못했다는 뜻이다. 결국 황대인은 전역 후 작년 시즌 12경기에서 타율 .200에 그치며 유망주의 껍질을 벗지 못했다. 하지만 황대인은 올해부터 수비가 불안한 3루 대신 1루수에 전념하며 프로 데뷔 6년 만에 KIA팬들이 기대했던 특급 유망주의 위용을 되찾고 있다.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다가 지난 16일 1군에 등록된 황대인은 올 시즌 4경기에서 타율 .462(13타수6안타) 1홈런4타점3득점으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19일 롯데전에서 서준원으로부터 시즌 첫 홈런을 터트린 황대인은 21일 경기에서도 2회와 3회 박세웅을 상대로 적시타를 때려내며 멀티히트와 함께 2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2회에 기록한 역전 적시타는 이날 경기의 결승타가 됐다.

KIA는 시즌 개막 후 유민상(8경기,타율 .207), 장영석(3경기), 나주환(1경기, 이상 타율 .150) 등을 1루수로 활용했지만 아직 윌리엄스 감독을 만족시킬 만한 1루수는 등장하지 않았다. 따라서 표본은 적지만 인상적인 활약을 통해 팀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는 황대인이 윌리엄스 감독의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다. 프로 데뷔 6년 만에 포지션 변화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황대인의 활약이 KIA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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