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멜론에서 운영중인 실시간 차트

현재 멜론에서 운영중인 실시간 차트 ⓒ 카카오

 
지난 19일,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Melon)이 서비스 개선안을 발표했다. 멜론은 카카오 공지사항을 통해 신규 차트 집계 방식과 셔플 재생 기본 도입 방안을 발표했다. 특히, 그동안 사재기 등 잡음 양산의 주범으로 지적되던 실시간 차트를 폐지한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실시간 차트'는 이용자들이 음원 이용 패턴을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대신 치열한 경쟁을 유발시키는 과정에서 부정 ID 사용 의혹, 팬덤 집단 스트리밍 등에 따른 시장 왜곡을 일으킨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가요계 일각에선 멜론 실시간 차트 폐지 주장이 오래전부터 제기되었지만 별다른 시정 없이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1시간 대신 24시간 누적치, 새로운 차트 집계 방식 도입

현재 1시간 동안의 재생량으로 집계하는 멜론의 실시간 차트는 '최근 24시간'으로 기준이 변경된다. 매시간마다 순위를 발표하는 건 동일하지만 '1개 ID당 1일 1곡 재생'을 기본으로 누적 24시간 집계치로 순위를 산출, 공개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뿐만 아니라 곡의 순위와 등락 표기도 없애면서 멜론 측은 "순위 경쟁보다는 서비스 이용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음악과 트렌드를 발견하고, 감상으로 연결하는 역할에 충실하고자 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서플 재생 (무작위 재생) 기능 추가도 눈여겨볼 만하다. 지난 5월 초 멜론은 실시간 순위(1~100위) 전곡을 들을 때 기존 '전체 재생' 외에 '셔플 재생' 기능을 전용 앱에 추가한 바 있다. 새로 개편하는 차트에선 아예 셔플 재생을 기본 재생으로 채택해서 중하위권 순위 곡들의 재생 확률 빈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갑작스런 발표... 후발 주자들의 추격 탓?
 
 SKT 측의 플로(FLO)가 운영중인 차트.  1시간 단위 사용량을 집계하는 실시간 차트 대신 24시간 사용량을 기준으로 집계하고 있다.

SKT 측의 플로(FLO)가 운영중인 차트. 1시간 단위 사용량을 집계하는 실시간 차트 대신 24시간 사용량을 기준으로 집계하고 있다. ⓒ 드림어스컴퍼니

 
그동안 여러 차례 실시간 차트 폐지 주장이 나왔지만, 멜론은 변화를 주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이번 서비스 개선안 발표를 통해 기존의 입장을 바꿨다는 점에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멜론, 지니, 벅스 등은 1시간 단위로 집계, 갱신되는 실시간 순위제를 운영한 데 반해 후발주자인 SKT 계열의 플로(FLO)는 24시간 누적 집계 기준의 차트를 운영하며 차별화를 도모하고 있다. 결과적으론 플로의 운영 방식을 멜론도 도입하는 셈이다.

현재 음원 시장 점유율은 멜론 40.3%, KT와 LG유플러스 및 CJ가 보유한 지니뮤직 24.6%, 플로 18.5% 순으로 짜여 있다(코리안클릭 집계, 올해 1월 실사용자 기준).  2위와 3위의 합이 1위 멜론을 뛰어 넘을 정도로 멜론의 장악력은 후발주자들의 맹추격 속에 영향력이 약화된 상태다.  

음원 서비스 자회사를 보유 중인 SKT, KT, LGU+ 등 이동통신사들은 자사 고객들에게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등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면서 멜론의 아성을 허물기 시작했다. 여기에 사재기 논란 등 각종 잡음도 멜론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신을 초래했다.

최근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악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스포티파이의 한국 진출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결국 멜론의 '실시간 차트 폐지'는 치열한 시장 경쟁 속에 위협받고 있는 1위 자리 수성을 위한 업체 측의 고육지책이라는 의견이다.

다양성 확보의 신호탄 되어줄까
 
 멜론의 현재 서비스 안내 설명 화면

멜론의 현재 서비스 안내 설명 화면 ⓒ 카카오

 
멜론 측의 이번 조치에 대해 음원 서비스 사용자들은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멜론 측이 "전문성을 갖춘 다양한 음악을 발견하고 감상하는 방식"을 언급한 만큼, 해외 및 국내 일부 업체들이 내세우는 큐레이션 중심 서비스 개편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멜론의 이번 결정이 다소 늦은 감이 있는 건 사실이나, 대중음악계의 획기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환영할 만하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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