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전 세계 스포츠가 모두 중단된 가운데 KBO리그가 대만에 이어 두 번째로 지난 5일 무관중 개막했다. 특히 이번 시즌은 미국 스포츠 채널인 ESPN이 중계를 하게 되면서 이른바 '빠던'으로 불리는 '배트 플립'이 미국 야구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KBO 개막 그리고 올 시즌 전망을 들어보고자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심병일 KBS 스포츠국 야구 담당 기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심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심병일 KBS 스포츠국 기자

심병일 KBS 스포츠국 기자 ⓒ 이영광

 
- 코로나19로 인해 KBO리그가 한 달가량 늦은 5일 무관중으로 개막했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프로야구 개막이 원래 3월 28일이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5월 5일로 늦춰졌는데 다행이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최근 이태원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인해 최소 6월 초까지는 무관중으로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이번에 개막전에 시범경기 없이 연습 경기 몇 회 하고 개막했는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좀 아쉬운 부분이 있어요. 옛날에는 시범경기를 10경기 정도 하면서 선수들 몸 상태도 끌어올리고 컨디션도 좀 회복한 상태에서 정규리그를 개막했는데, 이번엔 연습경기뿐이었잖아요. 연습경기가 사실상 시범경기긴 했는데... 취재를 해보면 감독들이 아쉬워 하는 면이 있어요."

- 시범경기 하는 것과 안 하는 건 뭐가 다른가요? 어차피 스프링 캠프에서 경기 감각은 익히잖아요.
"스프링캠프 때는 자기 팀들끼리 하잖아요. 이번에도 연습경기 하기 전에 코로나19 터져서 자체 청백전만 진짜 많이 했잖아요. 선수들 인터뷰를 해 보니까, 그렇게 하게 되면 집중력이 조금 떨어진대요. 같은 팀 선수들끼리 하잖아요. 너무 오랫동안 하면 지루한 맛도 있고 질리죠. 왜냐면 매일 만나는 사람들만 상대하니까요."

- 이번에 미국 스포츠 채널인 ESPN에서 중계를 하잖아요. KBO리그를 미국 야구팬이 본다는 건데.
"우리나라가 오후 6시 반에 (경기를) 시작하잖아요. 근데 미국 시각으로 보면, 동부인 뉴욕 필라델피아 워싱턴 보스턴 같은 동쪽 해안 도시는 아침 5시 반 정도 돼요. 저 끝에 LA 서쪽은 3시간 더 늦은 새벽 2시 반 정도예요. 이러니 시청률이 많이 나올까에 대해선 좀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많이는 안 볼 거예요. 진짜 야구 좋아하는 사람들만 보겠죠.

어쨌든 이번에 ESPN이 미국 전체에 우리 한국 야구를 중계방송 한다는 건 되게 의미 있는 일이죠. 그래서 우리 선수들은 실수, 실책 하지 말고 잘해야 돼요. 실수를 가능하면 줄여서 품질 좋은 야구를 하고 있다는 걸 알려줘야 해요."

- 지금까지는 어떤가요?
"글쎄요. ESPN이 가끔 개그 야구라고 농담도 하는 것 같아요. 왜냐면 '빠던' 있잖아요. 한국식 빠던인 배트 플립에 대해 미국인끼리는 계속 흥미롭게 얘기하고 있는 것 같아요. 미국은 빠던 잘 못 하니까요. 우리나라도 자주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할 수 있잖아요."

- 미국은 배트 플립을 못하게 막는다면서요. 그런데 왜 미국인들은 열광할까요?
"왜냐면... 자기네 나라에선 못하게 하는 것을 한국 야구를 통해 보니까 대리만족이겠죠. 솔직히 시청자 입장에서는 재밌잖아요. 투수가 위기 때 던져서 삼진 잡으면 사자가 포효하듯 환호하잖아요. 그럼 타자도 홈런 쳤고 그 홈런이 승부를 가르는 홈런일 경우 좋아할 수 있잖아요. 축구에서 골 넣고 하는 세레머니라고 생각하면 되겠죠. 그 정도는 할 수 있다고 봐요. 너무 과격하게 상대 투수를 째려보거나 조롱하면 안 되죠. 그러면 진짜 벤치클리어링 일어나죠."

- 미국에서 배트 플립이 나올 가능성이 있을까요?
"사람들이 좋아하니까 팬서비스 차원에서 해보자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거 하려면 시간이 좀 오래 걸릴 것 같아요. 왜냐면 미국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야구 할 때 매너를 되게 중요시 하잖아요. 메이저리그에서는 배트 플립을 비매너 행위라고 규정을 지었기 때문이죠. 선수들도 한국 야구를 시청하겠죠. '빠던' '빠던' 하니까 자기도 해볼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고 미국 팬들도 원할 수 있겠죠. 근데 선수들이 아마 쉽게는 못 할 겁니다. 왜냐면 보복을 당할 수도 있잖아요. 그건 좀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메이저리그 응원 문화는 우리와 다르다면서요?
"관중이 응원하는 거야 전 세계 공통이죠. 그러나 치어리더는 한국이 제일 발달되어 있어요. 그건 옛날부터 그랬어요. 한국도 예전엔 치어리더 한두 명 있을까 말까 했는데 지금은 한 팀에 9~10명 정도 돼요. 롯데자이언츠 같은 경우 12명이고 한화이글스는 9명이에요. 무관중 경기하는데 치어리더마저 없으면 너무 조용할 걋 같지 않나요? 지금도 치어리더가 있으니까 야구장이 조용하지 않고 약간 활기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저도 최근에 생각했어요. 메이저리그처럼 치어리더마저 없었으면 야구 정말 재미없었을 것 같아요."

- 무관중으로 경기를 하잖아요. 경기할 때 관중 유무가 경기에 얼마나 영향을 주나요?
"저도 취재했어요. 직접 인터뷰도 해봤고요. 선수들 의견이 통일되진 않아요. 그러나 대부분의 의견은 좀 뭔가 허전하다고 해요. 선수들이 안타를 치고 홈런 치면 환호성이 들려야 하는 데 관중이 없으니 뭔가 허전하다는 말을 해요. 연습 경기 때 박병호 선수에게 질문하니 집중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보통 관중이 있는 상태에서 경기를 해왔잖아요. 고참 선수는요. 그러니 (무관중 상황이) 새로운 환경인 거예요. 그러니 집중이 안 된다고 말할 수도 있는 거지요. "
 
 7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kt wiz의 경기. 7대3으로 승리한 롯데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0.5.7

지난 7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kt wiz의 경기. 7대3으로 승리한 롯데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초반이지만 지난주 롯데 자이언츠가 전승을 거두었고 어제(12일) 시즌 첫 패배를 했어요. 최근 몇 년 동안 롯데의 성적이 좋지 않았잖아요. 올시즌은 어떻게 전망하나요?
"DTD라고 내려갈 팀은 결국 내려간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런 말을 기자가 사용하면 팬이나 팀은 얼마나 충격이겠어요. 기분 나쁘죠. 질문으로 돌아가 롯데가 두산에 어제(12일) 졌죠. 사실 어제 장원삼이라는 임시 선발 투수가 나와서 초반부터 5점 줬잖아요. 개인적인 생각인데 롯데에 샘슨이라는 외국인 투수가 있어요. 샘슨 투수가 아버지께서 아파서 잠깐 미국 갔다 왔잖아요. 그러면 우리나라는 자가 격리해야죠. 만약 샘슨 투수가 정상적으로 선발진에 가세한 상태에서 어제 두산과 경기 했더라면 롯데가 그렇게는 안 졌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어제 두산 베어스는 팀타율 1위였어요. 그래도 나중엔 롯데가 많이 쫓아갔잖아요. 어제 아쉬운 건 이대호 선수가 중간에 어지럽다고 해서 교체됐어요. 만약 교체 안 되고 또 2안타 정도 쳤으면 어제 경기 몰라요. 롯데가 더 따라 갈 수도 있었어요. 그래서 롯데에 대한 결론은 초반 반짝이 아니라고 봅니다."

- 구체적인 이유를 들을 수 있을까요?
"팀이 좋아요. 일단 외국인 투수가 좋아요. 스트레일리 투수는 10개 구단 외국인 선수 중에 경력이 가장 화려하대요. 그리고 포수 지성준을 데려왔지만, 수비가 잘 안 된다 해서 지금 2군으로 내려보냈잖아요. 대신 정보근 선수가 포수를 보는데 수비가 많이 좋아졌대요. 왜냐면 행크 콩거 베터리코치가 엄청나게 포수 훈련시킨 거예요. 그래서 정보근이 주전  포수인데 수비가 엄청 좋아졌대요. 그 다음에 유격수 보고 있는 마차도는 원래 내야수로 데려온 선수인데 타격을 2할 5푼만 치고 수비만 잘해달라고 했죠. 원래 마차도는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2루를 더 많이 봤지만, 2루엔 기아 타이거즈에서 데려온 안치홍이 있으니 마차도를 유격수로 쓰는데 수비가 너무 좋은 거예요. 근데 또 타율도 좋아요. 그러니 굴러온 복덩이에요."

- 그럼 롯데 팬들이 이번 시즌 기대해도 될까요?
"네. 기대를 해봐도 돼요. 개막 후 치른 경기가 몇 개 안 되니 1, 2 3위 안에 들 거라는 예상을 아직은 할 수 없어요. 최소 한 달은 지나 봐야 순위를 예상하죠. 그러나 지금까지 스프링 캠프와 연습경기 그리고 7경기 보면 투타가 조화돼 있어요. 그래서 올해는 5강 안에는 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롯데 외에 눈에 띄는 팀 있나요?
"올해 성적이 팍 올라가거나 팍 내려갈 것 같은 팀이 눈에 띄는 거잖아요. 사실 초반엔 전문가들이 팍 올라갈 수 있는 팀으로 kt를 예상했어요. 근데 이상하게 게임이 안 풀리고 역전패를 당해요. kt가 초반인 현재는 좀 어려운 상황이지만, 역시 창단 처음으로 5강 안에 들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야구를 취재하고 있는 대부분의 기자들이 생각하고 있는 건데... 아쉽게도 작년 정규리그 1위를 아쉽게 놓친 SK 와이번스가 오래 팀 성적이 조금 많이 떨어지지 않을까 해요."

- 이번 시즌에서 주목해야 할 포인트 짚어주세요.
"지금 초반부터 많이 화제가 되는 게 홈런이 작년에 비해 많이 늘었어요. 공인구가 2019년에 바뀌었잖아요. 홈런이 너무 많이 나오니까 홈런 개수를 줄이기 위해서 공의 반발력을 좀 낮추는 걸로 바꿨는데, 2018년으로 다시 돌아가나 할 정도로 홈런이 많이 나오고 있어요. 과연 이게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 가장 궁금합니다.

그 다음에 팀 순위 보면 롯데 자이언츠가 과연 5강 안에 들고 3, 4위까지 할 수도 있을까도 가장 궁금하고, SK 성적도 궁금해요. 과연 어느 정도까지 하락할까 하는 거죠. 그리고 박용택 선수가 은퇴하기 전 우승하고 싶다고 했잖아요? LG가 과연 올해 우승할까요? 그건 끝까지 지켜봐야죠."

-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려요.
"올해 5월 5일 개막해 무관중으로 하고 있는데 이태원 클럽 사건 같은 것만 다시 발생하지 않으면... 이게 진정되는 데 최소 한 달은 걸릴 것 같아요. 야구팬들은 야구장에 못 가서 근질근질하겠지만 한 달 반 정도 지난 6월 중순이면 한 500명 정도로 조금씩 입장을 시킬 거예요. 그때까지만 잘 기다리시고, TV로 야구 재밌게 보시고, 선수들 비난하는 댓글보다 응원하는 댓글 좀 많이 달아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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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병일 KBO리그 빠던 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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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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