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경기 경험이 비교적 많은 군인 선수들이라 팀 위기를 이겨내는 것도 남달랐다. K리그 개막 후 관중들의 함성 없이 두 번째 라운드를 맞아 연패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탄탄한 조직력의 강원 FC를 상대로 홈 개막전 첫 승리의 기쁨을 누린 것이다.

김태완 감독의 상주 상무가 16일 오후 2시 상주시민운동장에서 벌어진 2020 K리그 원 2라운드 강원 FC와의 홈 개막전에서 2-0으로 이겨 자존심을 지켜냈다.

'병수볼' 조직력을 이기다

상주 상무는 K리그 개막을 코앞에 두고 일부 선수단 교통 사고 악재를 당해 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4월 말 선수단의 코로나-19 전수 조사를 위해 이동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하는 바람에 22세 이하 핵심 선수들(오세훈, 김보섭, 전세진)이 다친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중상은 아니어서 이동수, 이상기 두 선수는 사흘 전 부대에 복귀했지만 K리그 의무 출전 규정이 있는 22세 이하 선수들은 아직 치료와 재활 시간이 더 필요하다. 그러다보니 이번 2라운드 게임에도 교체 선수를 포함하여 16명의 선수들로 엔트리를 구성할 수밖에 없었고, 교체 가능 인원도 3명이 아닌 2명에 불과했다. 

이 여파로 지난 주 울산 현대와의 첫 게임에서 0-4로 완패한 상주 상무는 강원 FC와의 두 번째 게임을 맞아 여전히 힘을 쓰지 못할 것이라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하지만 상주 상무 선수들은 나름 엄선된 실력자들이었다. 국가대표로 월드컵 등 빅 게임을 뛴 선수들도 있기에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이번 시즌 순위와 상관 없이 2021년에 2부리그로 내려가야 한다는 결정도 이미 났지만 그들의 자존심은 이대로 바닥에 엎드려 있는 것을 내버려두지 않았다. 

이번 게임 상대가 마침 '병수볼' 이라는 별명으로 절정의 조직력을 자랑하는 강원 FC였기에 더 힘들어 보였지만 상주 상무 선수들은 끈질긴 수비와 과감한 역습 전술을 가다듬어 다시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박용우와 한석종이 가운데 미드필더로서 팀 밸런스를 잡아주었고 원톱 역할을 맡은 진성욱이 엄청난 활동력으로 외로운 싸움을 앞에서 펼쳤다. 센터백 권경원과 김진혁은 울산 현대에게 당한 1라운드 4실점 완패의 수모를 씻어내기 위해 커버 플레이에 주목했고 그들은 끝내 뜻을 이뤘다. 

역습으로 가다듬다

어웨이 팀 강원 FC의 '병수볼'은 이 게임에도 위력을 발휘했다. FC 서울과의 첫 게임(3-1 역전승)에서 상대 팀 FC 서울보다 3배에 가까운 숫자의 패스 횟수(614개)를 자랑했던 강원 FC는 이 게임 상주 상무를 상대하면서도 2.12배에 해당하는 558개의 패스 횟수에다가 60.7%의 공 점유율로 게임을 주도한 것이다.

그러나 축구는 수치만으로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라는 점을 상주 상무 선수들이 알려줬다. 게임 흐름상 중요한 포인트에서 얼마나 뛰어난 결정력을 보여주는 지가 중요함을 상주 상무 선수들이 입증한 셈이다.

게임 시작 후 20분만에 채상협 주심의 휘슬이 길게 울렸다. 강원 FC 센터백 임채민의 걸기 반칙을 지적한 것이었다. 기습적인 전진 패스를 받은 상주 상무 강상우를 막기 위해 임채민이 발목 걸기 반칙을 저질러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상주 상무는 절호의 기회에서 강상우가 직접 오른발 인사이드 킥을 성공시켜 1-0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강원 FC는 지난 게임과 마찬가지로 역전승을 꿈꾸며 반격에 나섰지만 9분 뒤 1라운드 '회오리 감자슛' 주인공 조재완의 완벽한 돌파 후 짧은 크로스를 정석화가 가슴으로 받아 성공시키지 못한 순간을 두고두고 아쉬워할 뿐이었다. 

한 골을 잘 지키던 상주 상무가 78분에 역습으로 결정적인 추가골을 뽑아냈다. 강상우 대신 들어온 문선민이 단 3분만에 동료 미드필더 한석종의 결정적인 역습 패스를 받아 조재완을 따돌리고 혼자서 공을 몰고 들어가 오른발 인사이드 킥을 정확하게 밀어넣은 것이다. 

강원 FC 김병수 감독은 상주 상무에 비해 교체 카드 1장을 더 쓸 수 있다는 것을 자랑하기라도 하듯 김지현과 고무열을 바꿔 들여보내 2연속 역전승을 노렸지만 끝내 상주 상무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81분에 신광훈의 오른쪽 크로스를 받은 조재완이 몸을 날려 헤더 슛을 시도한 것과 86분에 김승대의 오른발 아웃사이드 크로스를 받은 김지현이 발리슛으로 만회골을 노린 것이 모두 상주의 골문을 벗어나고 말았다.

이로써 승점 3점을 확보한 상주 상무는 23일(토) 오후 7시 광주 FC를 같은 장소로 불러 3라운드를 펼친다. 강원 FC도 같은 날 오후 4시 30분 성남 FC를 강릉종합운동장으로 불러들인다.

2020 K리그 원 2라운드 결과(16일 오후 2시, 상주시민운동장)

상주 상무 2-0 강원 FC [득점 : 강상우(22분,PK), 문선민(78분,도움-한석종)]

상주 상무 선수들
FW : 진성욱
AMF : 강상우(75분↔문선민), 한석종, 김민혁, 송승민(89분↔박세진)
DMF : 박용우
DF : 안태현, 권경원, 김진혁, 배재우
GK : 황병근

강원 FC 선수들
FW : 조재완, 김승대, 정석화(51분↔김지현)
MF : 서민우(30분↔이현식), 한국영, 이영재(69분↔고무열)
DF : 김영빈, 임채민, 김오규, 신광훈
GK : 이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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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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