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푸르(이란·왼쪽)-코나르스키(폴란드) 선수

가푸르(이란·왼쪽)-코나르스키(폴란드) 선수 ⓒ 국제배구연맹

 
프로배구 남자 외국인 선수를 선택할 날짜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올 시즌 V리그 성적을 좌우할 중대 변수이기 때문에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5일 오후 3시 서울 청담동 리베라 호텔에서 2020-2021시즌 V리그에서 뛸 남자배구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공개 선발 드래프트)을 실시한다. 참가 선수는 새롭게 신청한 40명과 지난 시즌 활약했던 7명까지 총 47명이다. KOVO 관계자는 14일 오후 "아직까지 드래프트 참가를 취소한 선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번 드래프트는 지난 2015년 트라이아웃 제도가 처음 시행된 이후 최초로 선수 참가 없이 동영상과 기록만 보고 선발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 선수들을 불러모으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해당 선수의 국제적 수준(레벨), 그리고 최근 활약한 해외 리그의 수준과 경기력을 각종 자료를 통해 면밀하게 분석해서 선택하는 것이 더 객관적이고 안정적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관련 기사 : V리그 외국인 선발 '오판'... 너무 많은 교체, 이번엔 다를까).

이번 남자배구 트라이아웃은 어느 해보다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남자배구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은 2016-2017시즌에 처음 도입돼, 지난 시즌까지 총 4번 실시했다.

지난 4년 동안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선수와 실제로 뽑힌 선수들의 면면과 올해 참가 선수들을 비교해 볼 때, 올해 참가자들의 국제적 수준과 기량, 해외 빅 리그에서의 활약상이 상당히 뛰어나다. 

이는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유럽 리그 구단들은 현재 재정적 어려움이 커진 상황이다. 그에 따라 세계 최정상급 바로 아래 단계의 선수들이 연봉 수준이 준수하고 임금 체불도 없는 한국 V리그로 임시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가푸르, 세계 최강 클럽 멤버... 명성·기량 최고

이번 트라이아웃 참가 선수 중 국제적 명성과 기량, 해외 리그 수준 등에서 단연 최고의 선수는 가푸르(Amir Ghafour)다. 이란 대표팀의 주 공격수로 국내 배구팬들에게도 매우 익숙한 선수다.

가푸르는 1991년생, 신장 202cm의 라이트 공격수다. 이란 남자배구의 황금기를 주도한 선수다. 현재 세계랭킹 8위인 이란 남자배구는 이미 세계 강호 대열에 진입했다.

가푸르의 해외 리그 경험도 단연 최고다. 지난 시즌 세계 최강 클럽인 이탈리아 리그 루베 치비타노바 팀에서 활약했다. 루베는 2018-2019시즌 이탈리아 리그와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2관왕을 달성했다. 2019-2020시즌에도 이탈리아 컵과 클럽 세계선수권 우승으로 2관왕을 달성했고, 이탈리아 리그에서도 정규리그 1위를 기록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로 이탈리아 리그와 유럽 챔피언스리그가 조기 종료되면서 추가 우승 기록은 없다. 그러나 올해도 두 대회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였다.

루베는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모인 초호화 군단이다. 2019-2020시즌 주전 멤버가 레프트 후안토레나(200cm·이탈리아), 레알(201cm·브라질), 센터 시몬(206cm·쿠바), 비에니에크(210cm·폴란드), 안차니(204cm·이탈리아), 세터 브루노(190cm·브라질), 리베로 블라소(178cm·이탈리아)다. 모두 세계 배구 강국의 핵심 선수들이다. 시몬은 V리그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꼽힌다. 지난 2014-2015, 2015-2016시즌에 신생팀이나 마찬가지인 OK저축은행을 이끌고, 2년 연속 V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했다.

가푸르도 지난 시즌 전반기에는 루베 팀의 주전 라이트로 활약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말 허리 부상으로 장기간 치료와 재활에 들어가면서 리그 후반기에는 거의 경기 출전을 못했다. 올해 3월 초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코로나19로 이탈리아 리그가 조기 종료되면서 경기력을 보여줄 기회가 무산됐다.

가푸르의 기량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부상 상태에 대해서는 파악이 필요하다. 다만, 올해는 국제대회가 열리지 않기 때문에 그동안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혹사했던 상황과 다를 수 있다. 충분한 휴식과 재활 시간이 주어진 만큼, 올 겨울에는 최상의 몸 상태로 시즌을 맞이할 여지도 있다. 외국인 조련 경험이 부족한 일부 감독의 경우, 가푸르의 명성과 다루기 힘들 것이란 선입견도 변수다.

코나르스키·토레스·에르난데스... 세계적 수준 라이트
 
 토레스(푸에르토리코) 선수... 도쿄 올림픽 세계예선전(2019.8.10)

토레스(푸에르토리코) 선수... 도쿄 올림픽 세계예선전(2019.8.10) ⓒ 국제배구연맹

 
라이트 공격수 부문에서 눈에 띄는 선수는 또 있다. 코나르스키(Dawid Konarski), 토레스(Maurice Torres), 에르난데스(Fernando Hernandez)는 이미 국제적으로도 명성이 높다. 세 선수 모두 공격력이 좋고 서브도 강하다.

코나르스키는 1989년생, 신장 198cm로 현재 세계랭킹 2위인 폴란드 대표팀의 주요 멤버다. 폴란드 대표팀에는 세계 최고 레프트 공격수인 윌프레도 레온(27세·201cm)도 활약하고 있다. 코나르스키는 지난해 8월 열린 도쿄 올림픽 세계예선전에서 폴란드가 본선 출전권을 획득하는 데, 주전과 교체 멤버를 오가며 많은 기여를 했다. 남자배구 세계 최정상급 국가의 대표팀 멤버라는 점에서 국제적 레벨은 이미 검증된 셈이다.

최근 클럽 경력도 인상적이다. 야스트솅브스키 벵기엘(폴란드) 팀의 주전 라이트로 활약하며, 2019-2020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C조 1위로 8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특히 세계 정상급 팀인 제니트 카잔(러시아)을 2번 모두 격파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토레스는 1991년생, 201cm의 푸에르토리코 대표팀의 주 공격수다. 폴란드, 이탈리아 등 빅 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했고, 지난 시즌에는 일본 리그에서 득점 부문 6위를 기록했다.

에르난데스는 1989년생, 196cm로 쿠바 대표팀의 황금 세대를 이끈 주역이다. 쿠바 대표팀이 2010년 세계선수권 준우승 등으로 세계 최강 전력을 자랑할 때 주전 라이트 공격수였다. 당시 함께 뛴 윌프레도 레온(현재 폴란드로 귀화), 시몬 등 주전 멤버들은 지금도 최정상급 선수다.

에르난데스도 최근까지 클럽 경력이 화려하다. 2017-2018시즌에는 터키 리그 우승을 주도했다. 2018-2019시즌은 이탈리아 리그 득점 부문 전체 2위, 2019-2020시즌도 이탈리아 리그 득점 4위를 기록했다. 라이트 공격수로는 단신이지만, 왼손잡이라는 장점도 있다.

톤첵 쉬테른(Tonček Štern)도 눈여겨볼 만하다. 1995년생, 200cm로 슬로베니아 대표팀의 주전 라이트다. 나이가 어리지만, 지난해부터 가스파리니(전 대항항공 외국인 선수)를 밀어내고 슬로베니아 대표팀의 주 공격수 자리를 꿰찼다. 슬로베니아는 올해 1월 도쿄 올림픽 유럽 예선전에서 4강까지 진출한 신흥 강호다.

일부 구단, 러셀 주목... '217cm 최장신' 부이아티
 
 25번 선수가 카일 러셀(미국)... 2019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 경기 모습(2019.6.1)

25번 선수가 카일 러셀(미국)... 2019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 경기 모습(2019.6.1) ⓒ 국제배구연맹


카일 러셀(Kyle Russell)도 젊고 장신 공격수로서 주목받고 있다. 1993년생, 205cm의 미국 대표팀 출신이다. 지난 시즌 프랑스 리그에서 득점 부문 4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선수에 대해서 현재 미국 대표팀 주전 레프트인 아론 러셀(Aaron Russell)과 혼동하는 이가 적지 않다. 아론 러셀도 1993년생, 205cm다. 두 선수는 명성, 기량 모든 면에서 차이가 크다. 이번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카일 러셀은 2019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VNL) 초반에 미국 대표팀의 라이트 공격수로 잠깐 활약하긴 했지만, 대표팀 경력이 많지는 않다. 

이밖에 일부 구단에서 라이트 공격수로 히메네스(Ronald Jimenez), 바로티(Baróti), 바르토시 크시시에크(Bartosz Krzysiek)도 살펴본다는 얘기가 나온다.

히메네스는 1990년생, 200cm로 콜롬비아 대표팀의 주 공격수다. 프랑스 리그 투르쿠앙 팀에서 2016-2017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4년 동안 활약했다. 지난 2017년 2월 현대캐피탈이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으나, 당시 소속 구단이 "이적료로 8억 원을 준다고 해도 안된다"며 거부했던 일화가 있다.

바로티는 1991년생, 205cm로 헝가리 대표팀 출신이다. 이미 V리그 경험이 많은 선수다. 지난 시즌은 폴란드 리그 1위 팀인 켕지에진 코즐레 팀에서 활약했다. 크시시에크는 1990년생, 207cm로 높은 신장이 특징이다. 다만, 폴란드 1군 대표팀 경력은 없다.

이번 트라이아웃 참가 선수 중 최장신은 헤난 부이아티(Renan Buiatti)다. 1990년생, 217cm의 라이트 공격수다. 2017년 월드리그와 월드그랜드챔피언십 대회에서 브라질 대표팀의 백업 라이트로 활약한 바 있다. 지난 시즌에는 브라질 리그 헤나타 캄피나스(Renata Campinas) 팀에서 뛰었다. 특히 지난 시즌의 활약상이 돋보인다. 브라질 리그 전체 선수 중 득점 부문 2위, 서브 5위를 기록했다.

*다음 편에 남자배구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레프트 공격수'에 대한 분석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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