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마르소의 머리 위로 헤드폰이 내려앉은 순간, 사랑은 시작됐습니다. 소녀의 눈앞에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졌지요. 아등바등 사느라 자주 놓치게 되는 당신의 낭만을 위하여, 잠시 헤드폰을 써보면 어떨까요. 어쩌면 현실보단 노래 속의 꿈들이 진실일지도 모르니까요. Dreams are my reality.[기자말]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OST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OST ⓒ tvN


매력적인 이야기에 출연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까지 더해지면서 연일 인기몰이 중인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아래 '슬의생'). 이 드라마의 인기는 OST의 인기와 함께 커져가는 모양새다.

"고등학생인데 '슬의' 덕분에 좋은 옛날 노래들 많이 알아갑니다"라는 한 네티즌의 댓글에서 보이듯이 수 십 년 전 발표된 추억의 가요들이 '슬의생'에 여러 곡 등장함을 알 수 있다. 조정석이 리메이크한 쿨의 '아로하'를 필두로 조이가 리메이크한 베이시스/고호경의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까지 그 시절 우리를 사로잡았던 노래들이 '슬의생'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 중 이 작품의 OST 첫 번째 문을 연 권진아의 'Lonely Night(론리 나잇)'은 지난달 13일에 공개되고서 두 달 가까이 지났지만 여전히 음원차트 100위 권 안에 머물며 긴 사랑을 받고 있다. 이 곡은 '슬의생' 1회의 주요 장면에 삽입돼 극의 몰입도와 감동을 높이며 강렬한 첫 인상을 남긴 바 있다. 

'Lonely Night'은 1997년 발매된 록밴드 부활의 곡이다. 부활의 리더 겸 기타리스트였던 김태원이 작사, 작곡한 이 노래는 발매 이후 불후의 명곡으로 자리매김하며 오래도록 사람들의 애창곡으로 불려왔다. 이 곡을 약 23년 만에 젊은 가수 권진아가 리메이크한 버전이 바로 '슬의생' OST로 쓰인 동명의 이 노래다. 

"이런 시간엔 더 그리워/ 홀로 남는 이 순간/ 떠난 줄 알면서도/ 자꾸 떠오르는 너/ 왜 넌 그때 날 떠났을까/ 너무 힘이 든다던 그게/ 이유라면 이유일 수 있지만/ 나는 알 수 없는 걸

Lonely Night Lonely Night/ 떠나던 그 모습이 남았던/ Lonely Night so Lonely Night/ 기억 속에 남은 모습으로"


누구나 느끼는 외로움이란 감정을 쉽고도 호소력 있는 가사로 빚어낸 이 곡은 2020년 버전으로 편곡되면서 완전히 새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꽉 차고 강렬한 사운드의 원곡은 편곡을 통해 서정적인 록 발라드 스타일의 'Lonely Night'로 재탄생했다. 특히 어쿠스틱 기타 선율과 일렉기타의 소리가 합쳐져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이렇듯 차분하지만 절절한 느낌의 편곡과 권진아의 애수 어린 목소리가 잘 어우러지며 곡은 비로소 완성된다. 뛰어난 가창력을 인정받은 권진아는 이 노래의 코러스에도 직접 참여하며 곡을 향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음원 사이트에서 이 곡을 검색하면 아래와 같은 댓글들을 볼 수 있다.

"박기영 버전의 초고음 '론리나잇'이 너무 강렬했는데, 권진아의 간지러운 듯한 '론리나잇'도 되게 색다르네요." (Cu***)

"이 노래가 이렇게도 부드러워질 수 있구나." (폴리**)

"드라마에서 무반주로 부르는 이 노래에 눈물 쏟았어요." (jo**)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삶을 끝내는 인생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병원의 치열함을 배경으로 흘러나오는 권진아의 'Lonely Night'은 즐거우면서도 외로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위로를 준다. 

"이런 시간들이 외로워 모두/ 떠난 이 밤엔 잊으려고 해봐도/ 자꾸 떠오르는 너/ 왜 난 그때 널 보냈을까/ 견딜 수도 없을 걸 알며/ 마음으로 애원했었지만/ 그저 바라보았어

Lonely Night Lonely Night/ 떠나던 그 모습이 남았던/ Lonely Night so Lonely Night/ 기억 속에 남은 모습으로/ 지금도 그리운 걸 외로운/ 밤 홀로 일 땐/ 떠나던 뒷모습이 한 없이 그리운 걸"


홀로 있는 밤이면 떠난 연인이 더욱 생각나고 그리워지는 마음이 노래 전체 가사를 통해 배어있다. 꼭 떠난 연인이 아니더라도 부활의 'Lonely Night'를 듣던 그때의 나, 그때의 우리가 그리워져서 현재의 외로움을 사무치게 느끼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 노래를 듣고 공감하는 청자의 수만큼 세상에는 많은 외로움이 있다는, 이 사실이 홀로 외로운 가슴을 부둥켜 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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