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침입자>와 <결백> 포스터.

영화 <결백>과 <침입자> 포스터. ⓒ 키다리이엔티,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코로나19 사태를 주시하며 그간 개봉을 미뤘던 한국 상업영화들이 속속 개봉일을 확정하고 있다. 그간 여러 저예산 독립영화가 마케팅 비용 등의 이유로 개봉을 강행했다면, 상업영화는 관객 수 자체가 급감한 상황에 울며 겨자 먹기로 개봉을 무기한 연기해왔다.

선발주자는 송지효, 김무열이 전면에 나선 스릴러 영화 <침입자>다. 애초 3월 중순에 개봉하려 했던 이 영화는 코로나19가 지역 감염으로 확산되면서 전격 연기를 결정했다. 개봉일에 맞춰 배우들이 예능 및 라디오 프로에 출연하며 홍보 일정을 소화했지만 이 역시 전면 취소해야 했다.

4월 말로 접어들며 국내 확진자 수가 한 자리로 줄면서 생활방역체제로 접어들자 <침임자> 측은 5월 21일로 개봉일을 고지했다. 더불어 <침입자> 측은 홍보 일정을 재개했는데 이 와중에 서울 이태원 클럽 확진자들이 쏟아져 나와 다시금 불안함을 드러내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태원 클럽 관련자는 5000여 명에 이르는 상황이다. 

<침입자> 측은 11일 <오마이뉴스>에 "계속 상황을 지켜보고 있긴 한데 개봉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아마 모든 국민들이 같은 생각이겠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생각으로 (방역에) 임해야 할 것 같다"며 "극장에서 워낙 신경 써서 방역하고 있어서 우리 역시 잘 협조하면서 개봉을 진행하겠다"고 답했다.

3월 5일 개봉하려다 역시 무기한 연기했던 <결백>은 5월 27일로 개봉을 확정하고, 한창 홍보 일정을 진행하고 있었다. <결백> 관계자는 "여러 상황을 지켜보겠지만 오늘(11일) 기준으로는 그대로 개봉한다는 계획"이라며 "다만 지난번 (지역 확산)처럼 코로나19가 멈추지 않을지 여부는 아마 차주 초에 알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미 마케팅 비용 남은 걸 다 털어서 쓰는 터라 어려움이 있다"고 사실상 개봉 강행 입장을 밝혔다. 
 
 영화 <초미의 관심사>와 <나는 보리> 포스터.

영화 <초미의 관심사>와 <나는 보리> 포스터. ⓒ 레진스튜디오, 영화사진진

 
두 상업영화를 필두로 5월 들어 국내 극장가는 활력을 찾는 모양새였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으로 4월 중순까진 일일 전체 관객이 3만 명에도 못 미치며 침체였지만 4월 말 들어 일일 전체 관객이 최고 10만까지 올라오는 흐름이었다. 물론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분의 1에서 10분의 1 수준이었지만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하며 극장가로 관객들이 돌아오는 모양새인 건 분명해 보였다.

5월 황금연휴 기간 들어 더욱 관객 수가 늘며 일 관객 수가 10만 언저리를 꾸준히 웃돌았다. 영화 관계자들 역시 조심스럽게 밀렸던 상업영화의 개봉을 기대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가수 치타와 관록의 배우 조민수가 주연을 맡은 <초미의 관심사>, 지난해 각종 영화제에서 호평받은 저예산 독립영화 <나는 보리> 등도 깜짝 개봉 대열에 합류하는 등 모처럼 한국영화로 극장가가 활력을 띄게 됐다. 특히 <초미의 관심사>는 차주 초부터 언론 인터뷰를 소화하는 등 적극 홍보일정에 돌입할 예정이다. 

여러모로 이태원 클럽 관련 상황이 한국영화산업에도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지켜보는 영화인들도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20여년 경력의 한 영화 홍보마케팅 관계자는 "기저질환이 있거나 노인분들에겐 치명적인 바이러스인데 일부 젊은층은 본인들에게 치명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게 아닌가 싶다. 자칫 세대간 갈등으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정부에서 <침입자> 개봉 즈음에 영화 할인권 등 지원책을 풀기로 했고, 개봉을 논의하던 다른 영화들도 다시 전면 재검토하는 등 이태원 클럽 관련 사례가 큰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누군가에겐 질병의 문제를 넘어 생존의 문제"라며 "억울하게 감염되는 이들도 있겠지만 감염되지 않고도 억울하게 경제적 피해를 입고 있는 이들이 훨씬 많다고 본다"고 현 상황과 관련한 사람들이 더욱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는 취지의 소신을 밝혔다.

또다른 영화 제작 관계자는 "상반기 개봉을 확정하기 어려운 상황임은 맞다"며 "결국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라는 생각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올해도 문제지만 영화 투자 또한 위축되고 있어 내년 라인업도 걱정"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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