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지의 신곡 'fallin'이 5월 4일 18시에 발매되었다.

죠지의 신곡 'fallin'이 5월 4일 18시에 발매되었다. ⓒ 크래프트앤준


 
아티스트 죠지의 이름을 처음 알게 된 것은 'Boat'의 뮤직비디오를 처음 보았던 날이었다. "갓 잡아 올린 생선을 회 쳐서 먹어"라는 재치 있는 가사도 인상적이었지만, 뮤직비디오의 비주얼이 특히 압도적이었다. 정말 가사에 맞춰, 배 위에서 회를 먹는 모습이 나오리라 상상한 사람이 있었을까. 처음에는 '나는 무엇을 보고 있는가' 생각했다.

죠지는 자신의 색이 뚜렷한 알앤비 뮤지션이다. 섬세한 알앤비 음악을 하지만, 꾸밈없는 모습으로 일관한다. 멋진 포즈를 취한 사진 대신, 축구 게임 속 선수를 닮은 이미지를 앨범 재킷을 내세웠다. 소위 '척' 하지 않는 것은 죠지의 정체성이다. 사랑, 꿈과 이상에 대해 노래하든, 그는 뻔한 표현과 늘 거리를 두고자 했다. 소원해진 가족들 간의 유대를 두고 '족보의 몰락'이라고 표현할 줄 아는 뮤지션은 몇 되지 않을 것이다.
 
죠지는 옛 음악을 다시 불러오는 데에도 재능이 있었다. '디깅 서울 클럽'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김현철의 노래 '오랜만에'를 리메이크했다. '오랜만에'는 음악팬들 사이에서 한국형 시티팝의 원조로 불리우는 곡이다. 엄연히 말하자면, 이 곡은 시티팝이 아니다. 시티팝은 퓨전 재즈의 영향을 받아 일본에서 발전한 음악의 한 갈래다. 김현철은 퓨전 재즈의 영향을 받은 한국 뮤지션이며, 당시에 시티팝이라는 단어를 접하지 못 했다고 한다. 다만, 세련된 연주와 기타 그루브가 시대를 타지 않는다는 것은 공통적인 점이다.
 
죠지는 리메이크 버전에서 원곡 특유의 도회적인 분위기, 세련된 세션 사운드를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살렸다. 자신의 담백한 목소리를 통해 재해석도 해냈다. 원곡자 김현철은 이 노래를 듣고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이윽고 김현철은 오랜만에 정규 앨범을 발표했고, 죠지와 함께 새로운 노래 'Drive'를 부르기도 했다. 김현철은 당시 "죠지라는 친구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며 감사함을 표현했다.

덴마크로 날아가 완성한 노래.
 
김현철, 린 등 가요계 선배에 이어 죠지는 새로운 콜라보를 준비했다. 이번에는 덴마크 코펜하겐 출신의 4인조 밴드 리스(Liss)다. 죠지로선 커리어 최초로 해외 뮤지션과 작업하는 것이다. 2019년 10월에 발매한 EP < LEEEE > 이후, 7개월 만에 발표하는 신곡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밴드 리스의 이름은 생소하다. 더 나아가, 덴마크 음악신 자체가 생소한 영역이다. 리스는 음악적으로 확실한 영역을 만들어 온 밴드로서, 몽환적인 알앤비 그루브와 일렉트로니카 사운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라디오헤드,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 뱀파이어 위켄드 등 저명한 뮤지션들이 소속된 레이블 'XL Recordings'에서 데뷔했고, 'NME', 'CLASH' 등 음악 매체에서도 '주목해야 할 뮤지션'으로 보도했던 바 있다. 
 
이번 협업은, 평소 리스의 음악을 즐겨 들었던 죠지의 의사에 따라 이루어졌다. 죠지가 직접 덴마크에 방문해 리스를 만났다. (이 과정은 뮤직비디오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신곡 'fallin (feat.Liss)'은 Liss가 곡 프로듀싱을 맡고, 피쳐링에 참여했다. 청량한 신시사이저와 미니멀한 기타 리프, 스네어 사운드가 어우러지면서 두 뮤지션에게 모두 어울리는 경쾌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후렴구에서 들을 수 있는 죠지와 Søren Holm(소렌 홀름)의 보컬은 묘한 조화를 이룬다.
 
싱글에 함께 실린 '폴린 w/vsclm (feat. Liss)' 역시 들어보기를 권한다. 'fallin'을 편곡하고, 그 위에 죠지의 한국어 가사를 더 하면서 다른 감상을 선사하는 버전이다. 좋은 음악은 결국 편곡을 통해 완성된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음악에 있어 국적이 얼마나 무의미한 지를 재확인했다. 각 뮤지션의 서로 다른 세계가 만나는 것을 듣는 일은 음악 팬들에게 있어 즐거운 일이다. 죠지는 그 즐거움을 만드는 일에 적극적이다. 오늘도 죠지의 상상력은 그 줄기를 끊임없이 뻗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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