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1루수 전환을 도모하는 kt 강백호 ⓒ kt 위즈
2015년 KBO리그 1군에 데뷔한 '막내 구단' kt 위즈는 첫 가을야구가 목마르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연속 최하위였던 kt는 2018년 9위의 성적표를 받아 처음으로 꼴찌를 면했다. 2019년에는 구단 역사상 최고 성적인 6위가 되었지만 NC 다이노스와의 경합에 밀려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에 오르지는 못했다.
kt는 올 시즌을 앞두고 야수 포지션 이동을 통해 최상의 라인업 구성을 도모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강백호의 1루수 전환이다. 서울고를 졸업하고 2018년 2차 1라운드 1순위로 입단한 그는 고교 시절에는 투수와 포수를 맡았었다. 하지만 프로 전향 후 타자로서의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투포수가 아닌 외야수로 나서게 되었다.
지난 2년간 강백호의 외야 포지션은 고정된 것은 아니었다. 신인이었던 2018년에는 좌익수로 71경기 535.1이닝, 우익수로 1경기 4이닝을 주로 좌익수를 맡았다. 하지만 2019년에는 72경기에서 585.1이닝 동안 우익수를 맡았다. 좌익수, 중견수, 포수도 잠시 맡았지만 주 포지션은 우익수였던 시즌이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주 포지션의 수비 이닝은 600이닝도 채 되지 못한다. 또 지명타자로 나선 경우도 많았다.
▲ kt 강백호 프로 통산 주요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강백호는 2018년 타율 0.290 29홈런 8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80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케이비리포트 기준) 2.39로 신인왕을 수상했다. 이듬해인 2019년은 타율 0.336 13홈런 65타점 OPS 0.911 WAR 4.6을 기록했다. 홈런의 개수는 줄었지만 정확성을 입증하며 WAR이 향상되었다. 공인구 반발력 저하는 물론 '2년 차 징크스'도 극복했다.
'천재 타자'로 불릴 만큼 압도적 재능에도 불구하고 강백호의 외야수 수비는 안정성이 부족했다. 당장 투수로 전향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강견에서 비롯되는 송구 능력은 지니고 있으나 타구 판단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강백호의 1루수 전환은 그의 수비 능력만을 감안한 조치는 아니다. kt는 1루수가 취약점이었다. 타 팀의 경우 1루수가 타선 전체를 이끌어가는 주축 타자가 맡는 경우가 많지만 이상하리만치 kt는 1루수의 방망이가 경쟁력이 떨어졌다.
강백호가 1루수 안착할 경우 한국 야구에 있어서도 바람직하다는 시각도 있다. 1982년생 이대호와 김태균, 1986년생 박병호를 뒤를 잇는 '전문 1루수 거포'가 KBO리그에는 부족한 가운데 강백호가 이들의 뒤를 이을 수 있다는 것이다.
▲ 올시즌 MVP급 활약이 기대되는 kt 강백호?(출처: KBO 야매카툰/엠스플뉴스) ⓒ 케이비리포트 야구카툰
하지만 강백호의 1루수 안착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과거에는 수비 능력이 처지는 선수가 1루수를 맡곤 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강습 타구를 만들어내는 좌타자의 숫자가 증가하면서 1루수의 타구 처리 능력이 중요해졌다. 동료 내야수들의 바운드 송구 처리 능력이나 번트 수비, 런다운 플레이 등에서 실수를 노출해서는 안 되는 자리가 1루수가 되었다. 타 팀의 경우 다른 포지션에서 1루수 전환을 도모하다 실패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프로 데뷔 후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강백호는 3년 연속으로 매해 새로운 수비 포지션을 도전하고 있다. 올해 강백호가 1루수에 연착륙해 수비 고민을 끝내며 kt의 첫 가을야구를 주도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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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