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걸의 신곡 '살짝 설렜어'는 발표와 함께 주요 음원 차트 1위에 올랐다.

오마이걸의 신곡 '살짝 설렜어'는 발표와 함께 주요 음원 차트 1위에 올랐다. ⓒ WM 엔터테인먼트

 

그룹 오마이걸(효정, 지호, 유아, 미미, 승희, 비니, 아린)의 신곡 '살짝 설렜어'가 발매 당일, 멜론 차트를 비롯한 주요 실시간 음원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올 여름을 공략한 듯한 트로피컬 하우스 사운드, 경쾌한 노랫말은 직접적인 반응으로 이어졌다.

'비밀정원'을 발표했을 때, 멜론 차트 2위까지 오른 적은 있었지만, 점유율이 가장 높은 멜론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처음이었다. 데뷔 이후 1833일 만에 거둔 쾌거다. 유튜브 동영상의 조회 수 역시 빠른 속도로 1000만 건을 돌파했다.
 
팬덤의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앨범 판매량도 발매 이틀만에 2만장을 돌파했다. 오마이걸이 지금까지 발표한 어떤 앨범의 일주일 판매량보다 높은 것이었다. 이들의 첫 1위 소식이 전해지자, 컴백 쇼케이스의 진행을 맡고 있던 박소현은 눈물을 훔쳤다. 박소현은 "너무 많은 팀들이 열심히 준비하지만 음원 공개 두시간만에 1위가 쉽지 않다. 오마이걸이 얼마나 천천히 단단히 왔는지 알기 때문에 너무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오마이걸 멤버들은 "저희 7명이 5년 동안 잘해 왔다고 상을 주시는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박소현의 말처럼 오마이걸은 천천히, 단단히 걸어왔다. 2015년 4월, 걸그룹 홍수 속에서 데뷔곡 'CUPID'를 발표했다. 당차게 출발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 했다. 다른 걸그룹들과 차별화를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비밀정원' 이전까지 좀처럼 상위권에 오르지 못 했다. 바쁘게 달려오는 과정에서 부침도 많았다. 멤버들이 건강 문제를 호소하는 일이 잦았고, 그 과정에서 멤버 탈퇴라는 아픔을 경험하기도 했다.
 
오마이걸의 입지가 서서히 높아진 것은, 이들이 자신들에게 가장 잘 맞는 옷을 찾았기 때문이다. 반응이 빠르게 오지 않았지만, 'Closer'를 시작으로 몽환미를 내세운 것은 현명한 선택이었다. 스트링 사운드와 일렉트로니카 사운드를 조화시키는 가운데, 서지음 작사가의 섬세한 가사는 동화적인 분위기를 완성했다. 팀에게 1009일 만의 첫 음악 프로그램 1위를 안긴 '비밀정원', 그리고 지난해 발표한 '다섯번째 계절(SSFWL)'은 오마이걸표 케이팝의 진수였다.
 
물론 하나의 스타일에 머물지 않았다. '다섯 번째 계절'의 활동이 끝나자 여름 리패키지 앨범의 'BUNGEE(Fall In Love)' 같은 곡으로 자연스러운 분위기 전환을 시도하기도 했다. 유닛 '바나나 알러지 원숭이'처럼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오마이걸은 팀으로서 중심을 확실히 잡아가고 있었다. 설득력있는 서사, 영상미를 두루 갖춘 뮤직 비디오 역시 새로운 팬들을 유입시킬만한 무기였다. (이는 신곡 '살짝 설렜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오마이걸은 동료 가수, 타 아이돌 그룹의 팬덤으로부터도 애정을 받는 그룹이 되었다.
 
 
'오마이걸' 보드 게임 속 여신미 오마이걸이 27일 오후 온라인으로 진행된 미니 7집 앨범 < NONSTOP > 발매 기념 온라인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NONSTOP >은 우정과 설렘의 경계선에 빠진 복잡 미묘한 감정을 보드게임 속 무인도에 빠졌을 때의 상황에 비유해 풀어낸 앨범이다.

▲ '오마이걸' 보드 게임 속 여신미 미니 7집 앨범 < NONSTOP > 발매 기념 온라인 미디어 쇼케이스 당시 오마이걸. ⓒ 더블유엠엔터테인먼트

 
자산이 많은 그룹, 오마이걸

2019년 8월, 엠넷 예능 프로 <퀸덤>은 오마이걸의 커리어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다. 오마이걸은 자신들에게 잠재되어 있던 수많은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러블리즈의 'Destiny(나의 지구)'를 재해석한 무대를 빼 놓을 수 없다 이들은 원곡 고유의 서정적인 멜로디를 살리면서도, 동양적인 색채를 첨가했다. 검은 퓨전 한복과 하얀 천을 갖추고 무대에 오른 오마이걸은 진지한 표정 연기와 안정적인 라이브를 고루 선보였다.

애절한 감정을 전달하는 이 무대는 지금까지도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밀도있게 짜여진 안무는 '퍼포먼스 장인'이라는 별명을 만들기에 충분했다. 함께 출연한 걸그룹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재평가받았듯, 오마이걸은 걸그룹이 귀여움과 섹시함이라는 이분법으로 평가될 수 없음을 증명한 것이다.
 
<퀸덤>에서뿐만 아니라, 오마이걸은 에이스 한 명에게 비중이 집중된 팀이 아니었다. 리더 효정, 승희를 비롯한 보컬 라인은 단단한 노래 솜씨를 과시했다. 지호는 당당한 캐릭터로 많은 팬들을 끌어 당겼다. 승희와 유아는 여러 예능 프로그램을 동분서주하며, 팀의 이름을 대중에게 알리는 공신이 되었다.

래퍼 미미는 최근 <아는 형님>에 출연했을 때 방탄소년단의 'ON' 안무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미는 몇 개월 전에도 자신의 개인 유튜브 채널에 랩 뮤직 비디오를 직접 제작해서 업로드하는 등, 다재다능한 면모를 보여왔다. 일곱 명의 멤버 개개인이 각자의 몫을 잘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마의 7년'이라는 말이 있다. 많은 걸그룹들이 7년을 넘기지 못하고, 해체나 하락세의 길을 걸었기 때문에 생겨난 표현이다. 그러나 데뷔 연차로 보았을 때 '중견 그룹'인 오마이걸은 4년차를 지나 전성기를 맞게 되었다. 이른바 '대기만성형' 아이돌은 과거에도 있었다. 그러나 오마이걸처럼 점진적으로, 단계적으로 올라 온 팀은 많지 않다. 기본을 충실히 갖추고 우직하게 걸어온 결과다. '비밀정원' 가사처럼, 이들은 '별거 아닌 풍경으로 보였던' 꿈을 현실로 만들어나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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