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연습경기 연승을 달리며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을 뽐냈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25일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연습경기에서 장단 13안타를 터트리며 8-1로 승리했다. 두산은 최근 2번의 연습경기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5-0, kt를 8-1로 제압하면서 공수에서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반면에 kt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아직 공수에서 크고 작은 기복을 드러내고 있다.

두산은 유격수 김재호가 4타수4안타1타점2득점으로 최고의 타격감을 뽐냈고 박건우가 4회 kt 선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를 강판시키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마운드에서는 4명의 불펜투수가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불펜이 약점이라는 평가를 무색케 했다. 하지만 누구보다 김태형 감독을 기쁘게 한 선수는 이적 후 첫 잠실구장 등판에서 5이닝1실점 호투로 새 홈구장에서 완벽에 가까운 적응력을 보인 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였다.

외국인 원투펀치 잃은 두산, 강속구 듀오 플렉센-알칸타라 영입

두산은 'MVP 듀오' 더스틴 니퍼트와 조쉬 린드블럼(밀워키 브루어스)을 비롯해 최고의 외국인 투수들을 거느린 팀이다. 2016년 탈삼진왕 마이클 보우덴과 2018년 다승왕 세스 후랭코프(샌디에이고 파드리스)도 다른 팀에 있었다면 에이스 대접을 받았겠지만 소속팀이 두산이라는 이유로 2선발일 수 밖에 없었다(물론 2선발이라는 부담이 적은 환경이 좋은 성적으로 연결됐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올해 두산에는 린드블럼도, 후랭코프도 없다. 작년 20승과 함께 정규리그 MVP에 선정된 린드블럼은 작년 12월 밀워키와 3년 최대 912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하고 메이저리그로 역수출됐다. 작년 132만 달러를 받았던 후랭코프는 한국시리즈 3차전 6이닝 무실점 호투로 재계약이 유력했지만 메디컬 테스트 유무를 놓고 구단과 의견이 엇갈리면서 재계약이 무산되고 말았다.

2018년 33승, 2019년 29승을 합작한 최고의 외국인 원투펀치가 동시에 빠져나가자 각 언론들은 앞 다투어 두산의 전력약화를 예상했다. 실제로 외국인 선수의 몸값 상한선이 100만 달러로 제한된 KBO리그에서 린드블럼과 후랭코프를 대체할 외국인 투수들을 찾는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2010년대에만 6번이나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두산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대안을 찾아냈다.

두산은 작년 12월 100만 달러를 투자해 뉴욕 메츠에서 활약했던 클리스 플렉센을 영입했다. 플렉센은 빅리그 통산 성적이 3승11패 평균자책점8.07에 불과하지만 시속 157km의 강속구를 앞세운 파워피처로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122경기 43승31패3.61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1994년생으로 나이가 젊어 SK 와이번스에서 활약했던 메릴 켈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처럼 KBO리그에서 더 좋은 투수로 성장할 수도 있다.

두산은 나머지 한 자리에 KBO리그 경험이 있는 또 한 명의 강속구 투수 알칸타라를 선택했다. 작년 kt 유니폼을 입고 활약했던 알칸타라는 27경기에서 172.2이닝을 던지며 11승11패4.01의 성적으로 윌리엄 쿠에바스와 함께 kt 마운드를 이끌었다. 하지만 kt에서 작년 시즌이 끝나고 새 외국인 투수 데스파이네를 영입하면서 알칸타라와의 재계약을 포기했고 두산이 KBO리그에서 검증된 알칸타라와 작년 12월 총액 70만 달러에 계약했다.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연습 경기. 1회초 두산 선발 알칸타라가 역투하고 있다.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연습 경기. 1회초 두산 선발 알칸타라가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연습경기 청백전 26이닝 2실점 행진, 잠실 야구장 적응도 OK

알칸타라는 시속 155km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가지고 있는 데다가 172.2이닝을 던지면서 볼넷이 단 27개에 불과했을 만큼 제구력도 뛰어나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볼넷이 적은 투수는 감독들이 가장 선호하는 투수의 특징이다. 27번의 등판에서 2/3에 해당하는 18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피홈런도 15개로 많은 장타를 맞는 투수도 아니다. 게다가 올해부터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게 됐으니 알칸타라의 성적 향상을 기대하는 두산팬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알칸타라는 많은 장점 만큼이나 한계도 비교적 뚜렷한 투수로 꼽힌다. 무엇보다 시속 150km를 상회하는 강속구를 자유자재로 던지면서도 9이닝당 삼진이 5.21개에 불과했다는 점은 알칸타라의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빠른 공을 가지고 있고 제구력도 좋지만 정작 타자를 압도할 만한 결정구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kt구단이 알칸타라 대신 쿠에바스와의 재계약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게 알칸타라는 에이스가 아닌 플렉센에 이은 2선발, 또는 '토종 에이스' 이영하에 이은 3선발 요원으로까지 분류됐다. 하지만 알칸타라는 스프링캠프와 자체 청백전, 연습경기를 거치며 자신이 두산의 새 에이스로 전혀 손색이 없는 투수임을 증명하고 있다. 꾸준히 컨디션을 끌어올린 알칸타라는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와 자체 청백전에서 21이닝 동안 단 1점만 내주는 엄청난 호투를 선보였다(평균자책점0.52).

시즌 개막을 앞두고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던 알칸타라는 25일 친정 kt를 상대로 이적 후 처음으로 잠실 야구장 마운드에 올랐다. 5이닝 동안 82개의 공을 던진 알칸타라는 3피안타1볼넷으로 단 한 점만 내주며 kt 타선을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알칸타라는 공교롭게도 kt가 알칸타라 대신 영입한 데스파이네와 맞대결을 펼쳤는데 적어도 이날 만큼은 5이닝 1실점의 알칸타라가 3.2이닝4실점의 데스파이네를 압도했다.

두산은 지난 3번의 연습경기에서 이영하가 3이닝 비자책 1실점, 유희관이 5이닝 무실점, 이용찬이 4이닝 무실점, 알칸타라가 5이닝1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선발 투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올 시즌을 앞두고 kt에서 두산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알칸타라는 새 홈구장에서 완벽한 적응력을 보이며 김태형 감독과 두산의 코칭스태프를 뿌듯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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