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21일은 야구팬들에게 의미 있는 하루로 기억될 듯 하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올스톱됐던 KBO리그 개막이 5월 5일로 공식 발표됐고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10명 내외로 줄어 들면서 각 구단들이 무관중으로나마 연습경기를 시작한 날이기 때문이다. 연습경기는 지루한 청백전을 이어가던 선수들에게는 물론이고 팬들에게도 좋은 선물이 아닐 수 없다.

2020년 국내에서 열린 프로팀끼리의 첫 번째 경기답게 야구팬들은 TV, 휴대전화, 컴퓨터 앞에서 응원하는 구단들의 첫 번째 실전을 즐겼다. 그 중에서도 올해 첫 가을야구 진출을 노리는 kt 위즈의 팬들은 뿌듯한 기분을 2배로 만끽했을 것이다. 한화 이글스와의 첫 연습경기에서 4-2로 기분 좋은 승리를 따냈을 뿐 아니라 올 시즌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슈퍼루키' 소형준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kt wiz 신인 투수 소형준이 21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연습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하고 있다.

kt wiz 신인 투수 소형준이 21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연습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하고 있다. ⓒ 연합뉴스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kt의 유망주 투수들

2013년 1월에 창단한 kt는 2014년과 2015년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지역에 상관없이 신인 2명을 우선 지명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그리고 우선 지명권이 사라진 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8개 구단이 1차 지명 선수를 선발한 후 연고 지역에 상관 없이 1차 지명 선수를 선발할 권한이 주어졌다. 우수한 신인을 데려갈 수 있는 상당히 유리한 고지에 있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kt가 지명한 신인 투수 중에서 팀의 주역으로 성장한 선수는 그리 많지 않았다. 고교야구 최고의 우완으로 꼽히던 천안북일고의 류희운은 3억2000만 원의 계약금을 받고 kt에 입단했지만 작년까지 통산 5승을 따내는 데 그쳤다. 입단하자마자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았던 좌완 심재민도 2016년부터 불펜투수로 활약하며 통산 9승24홀드를 기록한 후 현재는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의무를 수행하고 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아마추어 선수로 이름을 올리며 금메달을 목에 건 홍성무(NC 다이노스)는 kt에서 38경기에 등판했지만 승리 없이 2패 만을 기록했다. 결국 홍성무는 2018 시즌 종료 후 내야수 강민국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NC로 이적했다. 아직 섣부른 판단은 이르지만 현재까지의 홍성무는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의 정재복을 시작으로 정민혁, 김명성으로 이어진 '아시안게임 아마추어 쿼터의 저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북고의 우완 박세웅(롯데 자이언츠)은 2014년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에서 연고팀 삼성 라이온즈가 상원고의 이수민을 지명하면서 kt가 운 좋게 데려올 수 있었다. 2014년 퓨처스리그에서 북부리그 다승(9승)과 탈삼진(123개) 1위를 차지한 박세웅은 2015년에도 1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지만 포수 보강이 절실했던 팀 사정 때문에 롯데로 트레이됐다. 그리고 널리 알려진 것처럼 박세웅은 롯데 이적 후 '안경 에이스'로 성장했다.

그나마 kt가 지명했던 신인 투수들 중에서 팀의 핵심으로 성장한 선수는 주권 정도를 꼽을 수 있다. 2014년 우선지명으로 kt에 입단한 주권은 2016년 프로 데뷔 첫 승을 완봉승으로 장식하며 주목 받았다. 2018년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불펜투수로 변신한 주권은 작년 71경기에 등판해 6승2패2세이브25홀드 평균자책점2.99의 성적으로 kt의 핵심 셋업맨으로 자리 잡았다. 주권은 올해도 kt의 필승조로 활약할 예정이다.

병살타 4개 유도하며 6이닝1실점 호투

지난 2년 동안 유신고의 김민과 안산공고의 전용주를 지명한 kt는 2020년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에서 유신고의 에이스 소형준을 지명했다. kt는 소형준에게 10개 구단 1차 지명 선수 중 가장 많은 3억6000만 원의 계약금을 안기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유신고를 청룡기와 황금사자기 우승으로 이끌며 고교 최고의 투수로 군림하던 선수에 대한 확실한 대우를 해준 것이다.

소형준은 작년 8월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네덜란드전 6이닝6탈삼진 무실점, 한일전 6.2이닝8탈삼진2실점의 역투를 선보이며 남다른 떡잎을 과시했다. 국내는 물론 일본 언론에서도 소형준의 활약을 조명했을 정도. 그리고 이강철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때론 선배들을 압도하는 구위를 선보인 '준비된 신인' 소형준을 올 시즌 5선발로 내세우겠다고 선언했다. 

아무리 대형신인이라 해도 아직 공식 경기에서 한 개의 공도 던지지 않은 루키가 시즌 개막 전부터 감독에게 선발 자리를 보장받는 것은 무척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이강철 감독은 소형준이 배제성, 김민과 함께 kt의 젊은 선발 마운드를 이끌어 가기에 부족함이 없는 투수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리고 소형준은 21일 한화와의 연습경기를 통해 자신을 향한 이강철 감독의 평가에 과장이 포함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소형준은 21일 한화와의 연습경기에서 6이닝을 던지며 5피안타1볼넷1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소형준은 시속 148km 짜리 빠른 공과 함께 투심, 체인지업, 커브,슬라이더 등 다양한 구종을 던지며 한화 타자들을 영리하게 요리했다. 특히 주자를 내보낼 때마다 무려 4개의 병살타를 유도하는 등 18개의 아웃카운트 중 16개를 땅볼로 잡아냈다. 6이닝 동안 6명의 주자를 내보낸 소형준의 투구수가 고작 81개에 불과했던 비결이다.

kt는 한국 입국 후 자가격리 기간을 거치면서 상대적으로 훈련량이 부족했던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가 한화 선발 채드 벨로부터 2회 결승 투런 홈런을 포함해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1번타자로 출전한 심우준도 3회 점수 차를 벌리는 적시 3루타를 터트렸고 중견수 경쟁을 하고 있는 배정대도 4회 적시타를 때려내는 등 2안타1타점1득점으로 이강철 감독의 눈도장을 찍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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