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연화>는 광장시장의 마약김밥 같은 드라마다."

손정현 PD는 17일 오후 온라인으로 진행된 tvN 새 토일 드라마 <화양연화-삶이 꽃이 되는 순간>(아래 <화양연화>) 제작발표회에서 드라마를 한 마디로 이렇게 표현했다. 이어 그는 "김밥은 흔하디 흔한 음식이다. 첫사랑을 다시 만나는 드라마도 굉장히 많다. 그럼에도 (우리 드라마를) 보시면 마약김밥처럼 계속 먹게 되실 것"이라고 자부했다.

오는 25일 첫 방송되는 <화양연화>는 아름다웠던 첫사랑이 지나고 모든 것이 뒤바뀐 채 다시 만난 재현(유지태 분)과 지수(이보영 분)의 운명적 재회와 사랑을 그린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손정현 PD를 비롯해 배우 유지태, 이보영, 박진영, 전소니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화양연화' 마지막 러브레터 이보영, 유지태, 박진영, 전소니 배우가 17일 오후 온라인으로 진행된 tvN 새 토일드라마 <화양연화-삶이 꽃이 되는 순간>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화양연화-삶이 꽃이 되는 순간>은 아름다운 첫사랑이 지나고 모든 것이 뒤바뀐 채 다시 만난 남녀가 가장 빛나는 시절의 자신을 마주하며 그리는 마지막 러브레터 드라마다. 25일 토요일 오후 9시 첫 방송.

▲ '화양연화' 마지막 러브레터 이보영, 유지태, 박진영, 전소니 배우가 17일 오후 온라인으로 진행된 tvN 새 토일드라마 <화양연화-삶이 꽃이 되는 순간>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화양연화-삶이 꽃이 되는 순간>은 아름다운 첫사랑이 지나고 모든 것이 뒤바뀐 채 다시 만난 남녀가 가장 빛나는 시절의 자신을 마주하며 그리는 마지막 러브레터 드라마다. 25일 토요일 오후 9시 첫 방송. ⓒ tvN

 
"속물 된 '상우'가 '서영'이 만나 개과천선하는 이야기"

연출을 맡은 손정현 PD는 "'추억소환 레트로 감성멜로'라는 문구를 내세웠다. 조금 더 쉽게 설명하자면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순수했던 상우에게 때가 묻었다. 속물이 된 상우가 드라마 <내 딸 서영이> 속 서영이를 만나 개과천선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다. (이러면) 드라마의 뼈대와 성격을 예상하실 수 있지 않겠나"라며 주연 배우 유지태, 이보영의 과거 작품을 인용해 재치 있게 정의했다. 

극 중에서 명문대 법학과를 졸업한 재현은 형성그룹에 입사한 후 완전히 변해 승승장구하는 인물이다. 20대에는 젊음을 바쳐 학생운동을 했지만 지금은 능수능란하게 정리해고를 단행하고 냉정하게 이윤을 취하는 속물이 됐다. 형성그룹의 딸 장서경(박시연 분)과 결혼한 후 '재벌가 머슴'이라는 세간의 곱지 않은 시선과 자신을 충견으로만 이용하는 장인 장산(문성근 분)에 대한 오기가 지금의 재현을 만든 것. 

반면, 20대에 재현을 만나 새로운 신념을 배웠던 지수는 40대가 되어서도 그것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아빠 없이 혼자도 열심히 공부하는 아들 영민(고우림 분)을 위해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그는 넉넉지 않은 살림에도 어려운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드라마에는 20대였던 두 사람의 풋풋했던 시절부터 40대가 되어 냉혹한 현실을 사는 모습까지 모두 담길 예정이다. 20대의 재현과 지수는 각각 박진영과 전소니가 연기한다.

유지태는 "대본을 읽으며 이런 감성을 담아냈다는 것에 깜짝 놀랐다. 40대가 느끼는, 또 20대가 느낄 감정을 너무 잘 녹여낸 글이었다. 손정현 감독님과 함께 작업하면서 기대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감독님의 감성을 잘 표현해야 겠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이보영 역시 "대본이 너무 재밌었다. 아직 방송이 시작되지도 않았지만 지수는 제 최고의 캐릭터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 정도로 매력 있고 사랑스럽다"고 덧붙였다.

<화양연화>라는 제목은 자연스럽게 20년 전 개봉한 왕가위 감독의 동명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손정현 감독은 드라마 제목을 '화양연화'로 지은 이유에 대해 "그 제목이 주는 정서를 시청자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이라면 누구나 부끄러운 과거도 있고 전성기도 있다. 과거에 너무 얽매이지도 말고, 미래에 대한 걱정만 하지도 말고, 지금을 사는 당신이 '화양연화'다. 이런 메시지를 드라마에 스며들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

"모 제작사 기획 프로듀서가 얘기해준 건데, '화양연화'라는 제목의 드라마 기획안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더라. 제목이 주는 정서가 많은 창작자들로 하여금 그런 멜로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것 같다. 저 역시 그런 욕심이 있다. 왕가위 감독님의 동명 영화가 있지만 제목만 따온 것일 뿐 내용은 전혀 다르다. 최근 드라마 장르가 다양해졌지만 저는 여전히 드라마의 본질은 멜로가 아닐까 생각한다. 정통 멜로 드라마가 최근 하향세로 기운 것 같아, 제가 한번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 기획했다."

20년 전 어린시절을 연기하는 두 배우
 
'화양연화' 마지막 러브레터 이보영, 유지태, 박진영, 전소니 배우가 17일 오후 온라인으로 진행된 tvN 새 토일드라마 <화양연화-삶이 꽃이 되는 순간>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화양연화-삶이 꽃이 되는 순간>은 아름다운 첫사랑이 지나고 모든 것이 뒤바뀐 채 다시 만난 남녀가 가장 빛나는 시절의 자신을 마주하며 그리는 마지막 러브레터 드라마다. 25일 토요일 오후 9시 첫 방송.

▲ '화양연화' 마지막 러브레터 이보영, 유지태, 박진영, 전소니 배우가 17일 오후 온라인으로 진행된 tvN 새 토일드라마 <화양연화-삶이 꽃이 되는 순간>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화양연화-삶이 꽃이 되는 순간>은 아름다운 첫사랑이 지나고 모든 것이 뒤바뀐 채 다시 만난 남녀가 가장 빛나는 시절의 자신을 마주하며 그리는 마지막 러브레터 드라마다. 25일 토요일 오후 9시 첫 방송. ⓒ tvN

 
유지태의 어린 시절을 맡은 박진영은 1994년생이다. 90년대를 경험하지 못해서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그는 "선배 배우가 '그때도, 지금도 다 사람사는 건 똑같다'고 말씀해줬다. 저도 그렇게 다가가려고 한다. 시위에서 연설하는 신이 있는데, 실제 영상도 보고 선배들이 연기한 드라마도 보면서 참고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20년을 넘어 한 인물을 연기하는 것 역시 배우들에겐 어려운 일이었다. 전소니는 "처음엔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랐다. (이보영) 선배가 눈치를 챈 건지 '20년은 되게 긴 시간이야'라고 말해주더라. 약간 용기가 생기고 위로가 됐다"며 "대본 안에서 지수는 한 명이라서 비슷한 상황을 마주하면 비슷하게 행동하기도 한다. (배우는 다르지만) 대본대로 따라가면 지수를 한 사람으로 봐주시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SBS를 퇴사한 손정현 PD에게 이번 <화양연화>는 프리랜서로서 연출하는 첫 작품이다. 그는 "주변에서 '정든 조직을 떠난 기분이 어떠냐'고 많이 물어 본다. 프리랜서의 생활은 불안한 행복이 아닌가 싶다. 행복한 불안보다는 불안한 행복이 더 나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빠른 속도로 달라지고 있는 드라마 작업 환경에 너무 많이 놀랐다고 털어놨다.

"2년 전 SBS <키스 먼저 할까요>를 연출하고 2년 만에 (현장에) 돌아왔는데, 환경이 너무 달라졌더라. 그동안 드라마에 '적폐'라고 불리는 요소가 많았다. '쪽대본'도 그렇고. 밤을 새워 작업하고 찜질방에서 2시간 자고 다시 촬영하는 '디졸브'도 흔했다. 현장에서 욕설, 갑질도 많았다. 2년 새 그런 것들이 싹 사라졌더라. 너무 놀라웠다. 주 52시간제가 정착되면서 거기에 드라마도 발맞추느라 제작진과 배우들 모두 고생하고 있다. 너무 감사한 일이다. 아름다운 드라마 환경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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