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쩌다 로맨스>

영화 <어쩌다 로맨스> ⓒ 넷플릭스

 
2018년, JTBC에서 방영한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서 주인공 미래는 학창시절 못생긴 외모 때문에 사랑과 우정 등 모든 것에서 상처받아야만 했다. 성인이 되어 성형을 결심한 이유도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어서'였다. 외모란, 대체 무엇이길래 누군가에겐 이토록 그 아름다움이 절실한 걸까.

넷플릭스 영화 <어쩌다 로맨스> 역시 외모 때문에 자신의 삶에 로맨스 따위는 없을 거라고 단정짓는 주인공, 나탈리(레벨 윌슨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그녀의 생각과 삶이 변화하게 되는 과정을 묘사한다. 로맨스 영화를 보던 어린 시절의 나탈리. 그 모습을 지켜보던 어머니가 던진 한 마디는 나탈리가 성인이 될 때까지 뇌리에 깊이 박힌다. 

"우리같은 여자는 어림도 없지. 우린 줄리아 로버츠가 아니잖니."

나탈리에겐 영화 속 여주인공과 같은 매끄러운 머릿결도, 늘씬한 몸매도, 커다랗고 깊은 눈매도 없다. 그래서 자신의 삶에서 영화 같은 사랑, 로맨스는 없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살았다.

성인이 된 그녀는 뉴욕에서 건축가로 일하고 있다. 이 때 영화에서 보여주는 뉴욕은 무채색 계열의 바쁘고, 삭막한 도시로 비쳐진다. 그 속에서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가지만, 어딘가 짠한 나탈리의 일상.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의도적으로 떠넘기는 동료들, 회의 시간에 들고 간 본인의 커피를 아무렇지 않게 뺏어 마시는 상사까지.

어느 날, 휘트니와 함께 영화 이야기를 하다가 로맨틱 코미디 영화는 딱 질색이라며 3시간 동안 그 이유를 열성적으로 설명한다. 마치 '나도 그런 순간을 원하지만, 절대 그렇게 보이기 싫어'라고 자신을 방어하고 있는 듯한 나탈리. 절친한 동료 휘트니 역시 그녀에게 이렇게 말한다.

"남들한테 조금만 더 속을 열어보이면, 더 쉽게 널 알아볼 거야."  

이후 벌어진 한순간의 사고로 인해 그녀는 전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에서 살게 된다. 병원에서 나와 마주한 뉴욕은 마치 예쁜 카메라 필터를 끼워놓은 것처럼 아름답고 달콤한 도시였고, 영화에서 나올 법한 로코남은 본인에게 푹 빠지게 된다. 이 모든 것이 낯선 그녀는 '현실'로 돌아갈 방법을 찾게 된다.
 
 데이트 중인 나탈리

데이트 중인 나탈리 ⓒ 넷플릭스

 
내 인생에 로맨스는 없을 거라고 믿었다가, 한 순간 로코 영화 주인공이 돼버린 나탈리. 그녀가 이 영화 같은 현실 속에서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게 되고, 진정한 사랑을 찾게 되는 과정은 뻔하지만 꽤나 흥미롭다.

오랜 친구였던 조시가 그동안 본인을 짝사랑 해왔단 걸 알게 되지만, 그의 앞에 새로운 여성이 등장한다. 한 눈에 봐도 매력적이고 섹시한 그 여인. 나탈리는 조시와 그녀의 모습을 보며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 감정은 둘의 결혼식이 되어서야 '조시를 사랑하는 마음'이라는 걸 깨닫는다.

여느 로코 영화처럼, 결혼식을 막기 위해 달려가는 나탈리. 달리는 순간 슬로모션으로 처리되는 클리셰 역시 로코 영화의 뻔한 법칙을 보여준다. 그녀는 과연 이 결혼식을 막고 진정한 사랑을 쟁취할 수 있을까?

사실 외모로 인해 상처받는 이들은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그 반대편에서 누군가는 권력을 갖게 될 것이다. 영화에서 내놓는 결론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지만, 그런 상황을 만들어주는 백그라운드의 중요성 역시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내가 나름대로 찾은 결론은, 타인과 나 사이의 경계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소중한 나'를 위해 타인이 간섭할 수 있는 선은 딱 여기까지. 그 바운더리를 명확히 한다면 타인의 말 때문에 자존감에 상처 입는 순간은 조금씩 줄어들 것이다. 주체적인 내가 되자. 그것이 진정한 아름다움일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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