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어느 때보다 조용하게 치러지는 4.15총선이지만, 각 방송사의 개표방송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해 보인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총선 소식을 전달할 방송사 중 누가 국민의 선택을 받을까?

각 방송사의 개표방송 특징을 정리해봤다.

① 전통의 시청률 1위 KBS... 준비 기간 강조
 
 KBS 개표 방송은 '내 삶을 바꾸는 선택, 2020 총선'이란 기치를 내세웠다.

KBS 개표 방송은 '내 삶을 바꾸는 선택, 2020 총선'이란 기치를 내세웠다. ⓒ KBS


그간 개표방송에서 KBS는 대부분 시청률 1위를 차지하며 우위를 점하고 있다. 튀지 않는 안정적 진행으로 고정 시청층이 많아 상대적으로 시청률 확보에 유리했던 KBS는 '내 삶을 바꾸는 선택, 2020 총선'이라는 기치를 내걸었다. 사실상 윤곽이 나오는 때에 방송을 끝내곤 했던 타 방송사와 달리 개표 마지막까지 충실하게 방송했던 전통을 이번 총선에도 이어갈 전망이다.

우선 KBS는 8개월의 준비 기간을 강조하며 시청자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은 패널을 섭외하는 등 기본에 충실한 모양새다. KBS는 지난해 11월부터 약 6개월 동안 총선을 겨냥한 파일럿 프로그램 <당신의 삶을 바꾸는 토크쇼, 정치합시다>를 방송해왔다. 해당 방송에 출연한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과 박형준 미래통합당 선대위원장이 개표방송에도 등장해 해설을 제공할 예정이다. 열혈 시청자였다면 두 사람이 그간 내놓은 예측과 분석이 선거 개표 결과와도 일치하는지를 지켜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그간 다섯 번의 개표방송에 참여했다는 김대영 기자가 선거방송기획단장을 맡았다. 그 역시 "재미만을 추구하지 않고 기본에도 충실하겠다"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특히 '게임 체인저(game changer)', 지금까지 흐름의 판도를 뒤바꿔 놓을 만한 방송을 선보이겠다고 공언한 만큼 각오 또한 남달라 보인다. 

김대영 기획단장은 14일 <오마이뉴스>에 "기존 KBS가 해왔던 선거 방송과 전혀 다르다는 의미에서 게임 체인저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합시다>라는 프로로 쌓아온 걸 15일 터뜨리는 것"이라며 "작년 12월에 만든 유튜브 채널 구독자가 12만 명이다. 여기에 더해 지금까지 여론조사를 6회, 전국 300명의 시민을 직접 인터뷰한 결과물이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데이터를 나열하며 제시하는 데이터쇼가 아닌 분석이 담긴 방송이 될 것이다. 선거 콘텐츠가 분산돼 있는 타 방송사와 달리 KBS엔 <정치합시다>라는 프로 하나에 선거 관련 콘텐츠를 집중해 놓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KBS 출구조사 또한 정확도가 높은 편이다. 코로나19 정국이었지만 안전지침에 따라 데이터를 수집해 올해 역시 선거 당일 오후 6시 15분께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올해는 개표율 20% 안팎의 초기 개표 때 235개 지역구의 최종 당선자를 정확하게 맞추겠다는 포부까지 밝혔다. 

이밖에도 KBS는 셀럽파이브, 태진아, 홍현희 제이쓴 부부에서 일반인까지 참여한 투표송 릴레이를 선보여 왔고, 이는 선거 당일에도 이어간다. 

② SBS, 트레이드 마크인 참신한 디자인 이어가
 
 SBS 개표 방송은 '오늘, 우리 손끝으로'라는 기치를 내세웠다.

SBS 개표 방송은 '오늘, 우리 손끝으로'라는 기치를 내세웠다. ⓒ SBS


SBS의 최근 개표방송은 참신함과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그래픽 디자인으로 요약 설명할 수 있다. '오늘, 우리 손끝으로'를 기치로 내건 SBS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라는 정체성을 이어가며 AI 기술을 통해 당선 결과를 예측하는 시스템을 적용했다. 

그간 SBS는 대선과 지방선거 개표 방송에서 각종 게임과 영화 혹은 사회적 사건 영상에 후보자 얼굴을 입힌 그래픽으로 주목받아왔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시청자들에게 위로 메시지와 감성을 건드릴 그래픽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선 예측시스템인 '유·확·당'(유력/확실/당선)엔 연동형 비례대표제, 비례정당 등장으로 복잡해진 셈법을 보다 면밀하게 분석해 1초 이내에 데이터를 계산하도록 했다는 게 SBS의 설명이다.

선거 판도 및 유권자 성향 분석 등은 지난 5개월간 유튜브 방송 < 2020 뺏지쇼 좌충우돌 쌍절곤 >을 맡아온 편상욱 앵커와 해당 방송 패널이었던 정치평론가 장성철, 윤태곤 전 기자가 참여해 호흡을 맞춘다. 상대적으로 다른 방송사들에 비히 패널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세 사람 모두 오래 호흡을 맞춰온 만큼 편안하게 시청자들에게 정보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개표방송을 담당한 SBS 장민성 기자는 <오마이뉴스>에 "타사는 대형 돔 등 세트를 짓고 그랬지만, 우리는 우리가 갖고 있던 강점은 더욱 살리고, 디테일은 더욱 신경 쓰자는 취지로 준비했다"라며 "방송 당일 확인하셔야 하기에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그래픽 역시 공을 많이 들였다"고 밝혔다. 특히 장 기자는 "(개표가 꽤 진행된) 4부 방송에서 올해 총선에 직접 참여한 후보자들 몇 분이 스튜디오로 직접 달려오실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③ 물량 공세 MBC, 인플루언서 활용
 
 MBC 선거 개표 방송 <선택 2020>

MBC 선거 개표 방송 <선택 2020> ⓒ MBC 선거방송 기획단


최근 개표방송에서 KBS, SBS에게 상대적 열세였던 MBC는 대대적인 세트 마련과 명망 있는 MBC 출신 아나운서 발탁 등 공격적 투자에 나섰다. 

우선 국회의사당을 상징하는 돔 모양의 지붕을 상암동에 띄운다. 지름 25m, 높이 12.5m의 대형 에어돔과 LED볼, 대형 스크린을 통해 253개 지역구 개표 상황을 직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 '새로운 10년을 위한 선택'이란 기치에 걸맞게 투명하게 유권자의 선택을 전달하겠다는 취지로 에어돔 역시 투명하게 만들었다는 게 MBC의 설명이다.

왕종명, 이재은 앵커 등 <뉴스데스크> 진행자들과 함께 개표 방송엔 현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신경민 전 앵커, 그리고 MBC 출신 박혜진 아나운서가 등장한다. 신경민 의원과 보수 논객 전원책 변호사는 박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10분 토론'에 참여한다. 전현직 MBC 출신 및 전문가 토론으로 시청자들에게 의미 전달에 힘쓰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여기에 유명 경제 유튜버인 김동환, 이진우, 정영진 및 청년 유튜버 오창석, 신지예, 장예찬 등이 참여해 유튜브 이원방송 콘텐츠를 제공한다. 김동환, 이진우, 정영진은 경제 관점에서 총선을 분석하고 올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신지예, 그리고 유튜버 오창석, 장예찬은 청년 유권자와 직접 소통하며 색다른 재미와 의미를 전할 예정이다. 

이호인 개표방송 기획단장은 최근 진행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경쟁사와 차별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역대 MBC의 전통을 이어받으면서 발전적으로 차별화시키겠다고 생각했다"고 이번 방송의 취지를 설명한 바 있다.

이 기획단장은 "예산 문제, 날씨 등 외부 환경 때문에 개표방송에서 야외 세트를 짓지 못했는데 돔이라는 아이디어가 나와서 역대 가장 큰 규모로 지을 수 있게 됐다"며 "직관적이고 명료한 그래픽과 깊이 있는 패널을 선정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고 특징을 설명했다(관련 기사 : "역대 '선택' 시리즈 전통 이어받으며 차별화시키겠다" http://omn.kr/1n8u1).

④ 총선용 영화로 투표 독려 JTBC
 
 JTBC가 공개한 영화 <출발,선> 포스터

JTBC가 공개한 영화 <출발,선> 포스터 ⓒ JTBC선거방송기획단


경험이나 인력풀 면에서 지상파에 밀릴 수 있지만 JTBC 개표 방송 또한 그간 특색 있는 기획으로 시청자의 이목을 끌었다. 

올해 개표 방송을 앞두고 JTBC는 단편영화 <출발,선>의 예고편을 공개하며 의지를 불태우는 모습이다. <남극일기> <마당뺑덕> 등을 연출했고, JTBC <방구석1열> 등에 출연하며 시청자들에게 친숙해진 임필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투표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13일 예고편이 공개된 가운데 15일 선거 당일 오후 4시 40분 본 방송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지난 2017년 대선에서 광화문에 세운 투명 스튜디오, 배우 윤여정의 깜짝 패널 출연 등으로 화제가 된 JTBC는 올해는 다소 큰 특징 없이 무난하게 개표 방송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 3사가 직접 인력을 총동원해 출구조사를 각각 발표하는 것과 달리 JTBC는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예측조사를 선거당일 오후 6시에 발표한다. 자체 여론조사와 함께 선거 기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를 기반으로 올해 처음으로 시도하는 방식이다.

특히 승패 예측이 힘든 초접전 지역은 해당 지역 정치와 여론에 밝은 전문가를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추가로 진행해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가려낸다. 이번 조사는 중앙선관위를 통해 발급받은 '안심번호 휴대전화' 조사를 활용해 조사대상의 성향이 한쪽으로 치우칠 가능성을 줄였다. 

선거 예측 결과가 공개되는 JTBC 총선개표방송은 전면 개편된 스튜디오에서 진행된다. JTBC 신사옥에 마련된 오픈형 스튜디오에서 스파이더캠과 터치스크린 등을 활용해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선거방송기획단장을 맡고 있는 정강현 기자는 "우리 슬로건이 '물음표를 던지다'인 만큼 한국 사회에 정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이 이번 개표 방송에 담겨 있다"며 "정치인 중심이 아닌 완전한 유권자 중심 방송으로 구성했다"고 밝혔다. 

토론 및 정보 제공 역할을 맡은 패널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김세연 미래통합당 의원으로 구성된 것도 특징이다. 이에 정강현 기자는 "김세연 의원은 불출마 선언 및 당해체 주장으로 보수 진영에 문제를 제기했고, 진중권 전 교수는 진보 진영에 문제를 제기해온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선거일 방송할 영화에 대해선 "가장 공을 많이 들인 부분"이라며 "이번 총선에서 무엇을 바꾸면 좋을지 1000명 대상으로 설문조사했는데 그 결과를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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