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핀란드 메탈밴드>의 한 장면.

영화 <핀란드 메탈밴드>의 한 장면. ⓒ (주)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핀란드 한 시골 마을에 12년째 헤비메탈만을 고집하는 음악광들이 있다. 헤비메탈 밴드 '임페일드 렉툼'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각각 순록도살장 관리, 도서관 사서, 폐쇄병동 간호사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헤비메탈이라는 관심사 하나로 뭉쳤다. 그들에게 헤비메탈 음악은 세상 어떤 고난과 역경도 이길 수 있는 힘이다. 
 
영화 <핀란드 메탈밴드>는 우주 대스타를 꿈꾸는 12년 차 시골 락 밴드가 노르웨이 페스티벌에 참가하러 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를 담고 있다. 
 
유소 라티오, 유카 비드그렌 공동감독 체계로 제작된 <핀란드 메탈밴드>는 지난 2018년 34회 바르샤바 국제영화제에서 자유정신 경쟁 특별언급상과 관객상을 수상했다. '자유정신 경쟁 특별언급'이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영화의 스토리라인 설정은 자유분방하다.

헤비메탈과 B급 코믹 장르의 만남
 
뚜로(요하네스 홀로파이넨), 파시(맥스 오바스카), 보넨(사물리 야스키오), 윙퀴(안티 헤이키넨). 이들은 헤비메탈을 상징하는 찰랑거리는 긴 머리와 몸에 딱 맞는 옷을 즐겨 입는 청년들이다. 하지만 모든 게 자유분방해 보이는 이들을 바라보는 동네 사람들의 시선은 따갑다. 오직 조롱과 비웃음뿐이다.
   
 영화 <핀란드 메탈밴드>의 한 장면.

영화 <핀란드 메탈밴드>의 한 장면. ⓒ (주)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넌 도대체 남자냐 여자냐? 남자랑 자봤어? 아니면 혹시 호모야? 혹시 마약 밀수하는 건 아냐?"
 
동네 사람들이 자신들을 범죄자나 동성연애자로 단정지으며 비아냥대는 것이 썩 좋지는 않다. 하지만 헤비메탈의 음악 한 곡이면 그런 시선쯤은 그냥 넘겨버릴 수 있다. 

헤비메탈이 B급 코미디라는 옷을 입어서 생긴 상황일까. 한 장면 한 장면이 이목을 집중시킨다. 무대 울렁증이 있는 보컬은 용이 불을 입으로 내뿜듯, 관중을 향해 오바이트를 내뿜는다. 다소 지저분하다고 느껴지는 장면임에도 감독은 이를 묘하게 거부감 없이 영상으로 구현해낸다.
 
자신들의 꿈을 더 큰 곳에서 펼치기로 결심한 4명의 청년들은 노르웨이에서 열리는 축제 무대에서 헤비메탈 공연을 하기로 결심한다. 12년간 얌전히 동네에서 헤비메탈 음악을 즐겨온 이들의 일탈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관객입장에서는 이렇게 시작된 그들의 일탈을 쫓아가자니, 적응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테러리스트로 오인 받아 쫓기는 과정에서 절벽 아래로 몸을 던졌는데, 우연히 한 섬에 도착한다는 설정도 그렇고, 도착한 섬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들로부터 배를 빌려 무사히 노르웨이 공연장에 도착한다는 이야기는 괴상하기까지 하다. 
 
 영화 <핀란드 메탈밴드>의 한 장면.

영화 <핀란드 메탈밴드>의 한 장면. ⓒ (주)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하지만 코미디라는 영화의 장르를 있는 그대로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순간,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말이 안 되는 장면 하나하나에 참을 수 없는 폭소를 터트리는 자신을 곧 발견하게 될 것이다.
 
즐길 거리가 가득한 영화
 
영화는 '시끄럽고 과격하기만 한 헤비메탈을 왜 좋아할까'라고 생각하는 관객에게 헤비메탈 문화를 이해시킬 수 있는 입문서와 같다. 밴드 멤버들의 일상을 통해 헤비메탈이 그들에게서 어떤 의미인지 잘 묘사되어 있다.
 
<핀란드 메탈밴드>는 진지하게 보면 한없이 괴상한 영화지만 마음을 열고 가볍게 보면 오히려 무거운 영화다. 동성연애를 비하하는 남자들에게 '게이는 가장 용기 있는 남자'라는 말을 면전에 던지는 등 영화 곳곳에는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낄만한 요소들이 가득하다. 이런 요소들은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다.
  
 영화 <핀란드 메탈밴드>의 한 장면.

영화 <핀란드 메탈밴드>의 한 장면. ⓒ (주)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사람들은 각자의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어. 은유법 좀 썼더니 못 알아듣겠어?" (오울라)
 
폐쇄병동에 갇힌 정신이상자 오올라(차이크 오하느웨)는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는데 이는 마치 감독이 직접 관객들에게 말하는 듯하다. 누구에게나 인기 있는 가수 요니 툴쿠(빌 티호넨)는 영화에서 지극히 평범하고 남자다운 인물이지만 그의 머릿속에는 여성과의 잠자리 생각밖에 없다. 그는 나쁜 남자 그리고 바람둥이에 불과하다.

반대로 겉모습은 과격하고 비호감이라는 평가를 받는 밴드 멤버들은 알고 보면 하나같이 순수하다. 밴드 멤버들이 조금씩 성장하면서 바뀌는 동네 사람들의 시선 역시 주목할만한 재미 요소다. 더불어 외모주상주의를 전적으로 반박하는 듯한 인물들의 대사들도 주목할 만하다.
 
별 점 : ★★★(3/5)
한 줄 평 : '헤비메탈 음악에 빠져 사는 사람들을 이해하려면 이 영화를 보라'

 
영화 <핀란드 메탈밴드> 관련정보
제목 : 핀란드 메탈밴드 (Heavy Trip)
감독 : 유소 라티오, 유카 비드그렌
출연 : 빌 티호넨, 민카 쿠스토넨, 요하네스 홀로파이넨, 맥스 오바스카, 안티 헤이키넨 외
수입/배급 : (주)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러닝타임 : 91분
등급 : 15세이상관람가
개봉 : 4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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