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캠프와 연습경기에서 달라진 방망이 실력을 선보인 김민수

스프링캠프와 연습경기에서 달라진 방망이 실력을 선보인 김민수 ⓒ 롯데 자이언츠

 
정규시즌 개막 일정이 5월 이후로 연기되며 잠잠하던 KBO리그에 지난 6일, 한 건의 트레이드 소식이 전해졌다. 트레이드에 합의한 팀은 KBO에서 트레이드에 가장 적극적인 구단 키움 히어로즈와 신임 성민규 단장을 앞세워 지난 겨울 이후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가 주인공이었다.

롯데는 내야수 전병우와 좌완 투수 차재용을 내보내고 키움의 외야수 추재현을 데려왔다. 1:2 트레이드로 키움이 이에 앞서 KIA와 진행한 박준태와 장영석의 트레이드에 비하면 팀을 옮기는 선수들의 존재감이 약간은 떨어지는 모습이다.

실제로 롯데에서 팀을 옮긴 두 선수 모두 당시 1군 연습경기에 나서지 않고 상동 2군 선수단에서 훈련 중인 상황이었다. 추재현 역시 키움의 두터운 좌타 외야수 뎁스를 뚫지 못하고 기회를 잡기 힘든 상황에 놓여 있었다. 

키움은 천재타자 이정후를 비롯해 임병욱, 김규민, 박정음 등 1군에서 통할 수 있는 좌타 외야수 자원이 넘친다. 여기에 트레이드를 통해 박준태를 영입했고 새롭게 입단한 1차지명 신인 박주홍 역시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 대어급 신인이다. 추재현 역시 2018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의 지명을 받은 젊은 유망주지만, 1군 도약의 기회가 언제 올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결국, 이번 트레이드는 양 팀이 현재 1군에서 쓰기 힘든 자원을 맞바꿔 윈-윈을 노리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추재현과 차재용의 경우, 여기에 딱 맞아 떨어지지만, 롯데가 멀티 내야수 전병우를 선뜻 보낸 것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전병우는 2018시즌 후반기 깜짝 활약을 하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선수였다. 비록 2019시즌 허리 부상이 겹치며 부진했지만, 1군에서 활약을 보여준 선수인 만큼 반등을 기대할만한 선수다. 전병우는 수비 포지션 역시 주로 보는 3루 이외에도 2루수와 1루수, 급한 경우에는 유격수까지 소화가 가능한 전천후다. 내야가 약한 롯데로서는 당장 쓰지 않더라도 충분히 보유하고 있을만한 카드였다.

롯데가 전천후 내야수 전병우를 선뜻 트레이드에 활용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4년차 내야수 김민수의 성장세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지난해 가을 경찰청을 제대하고 1군에 합류했던 김민수는 스프링 캠프에 앞서서 질롱 코리아에 합류해 실전을 소화했을 정도로 롯데가 공들여서 키우고 있는 내야수다.

▲ 롯데 김민수의 주요 타격 기록
 
 롯데 김민수의 주요 타격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롯데 김민수의 주요 타격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공교롭게 팀을 옮긴 전병우와 소화 가능한 수비 포지션도 비슷하다. 김민수 역시 3루수와 1루수를 주로 보며, 유사시에는 유격수나 2루수까지 소화가 가능한 선수다. 보기에 따라서 전병우와 완전히 겹치는 카드로 볼 수 있다.

더군다나 김민수는 1998년생으로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군 복무를 마친 선수다. 장기간 꾸준한 강팀을 만들기 위해 선수단을 재편하고 있는 롯데 성민규 단장의 '프로세스'에도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간 약점으로 지적받던 타격 실력에서도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프로 입단 후 김민수는 타고난 손목힘을 이용한 펀치력이 좋고, 안정적인 수비력을 갖췄지만 컨택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그는 프로 입문 이후에 1군과 퓨쳐스리그에서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한 적이 없다.

도약이 절실한 김민수는 변화를 택했다. 허문회 감독과 라이언 롱 타격코치의 조언을 받아들여 손을 내린 타격 준비자세로 폼을 바꿨다. 빠르게 스윙에 들어가 여러가지 공에 쉽게 대처하기 위함으로 저스틴 터너를 비롯해 메이저리그에서도 여러 선수들이 사용하는 타격 자세다. 국내에서도 김하성이 비슷한 타격폼을 이용해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변신의 효과일까? 김민수는 스프링캠프에서 돌아온 이후 자체 청백전에서 홈런포와 장타를 연일 가동하며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1일 청백전 경기에서는 노경은을 상대로 홈런포를, 3일 경기에서는 박세웅을 상대로 홈런포를 터뜨렸다. 또, 6일 경기에서는 메이저리그 출신 베테랑 투수 스트레일리를 상대로 중앙 담장을 맞추는 타구를 비롯해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노경은, 박세웅, 스트레일리 모두 올시즌 롯데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할 1군 주축 투수들이다. 지난해까지 김민수는 이 정도 레벨의 투수들을 상대하면서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타격폼 변신의 영향인지 최근에는 방망이를 종전에 비해 가볍게 돌리며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올시즌 1군에서 활약이 기대되는 롯데 김민수

올시즌 1군에서 활약이 기대되는 롯데 김민수 ⓒ 롯데 자이언츠

 
물론, 김민수의 약진 이외에도 2:1 트레이드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작용했겠지만, 김민수가 심상치않은 모습을 보이며 롯데 1군 내야진 경쟁구도를 흔들고 있는 것은 분명한 현실이다.

사실 김민수는 한동희가 입단하기 전까지만 해도 롯데 팬들에게 가장 주목을 받은 타자 유망주였다. 데뷔 시즌인 2017년 이후 바로 군에 입대하며 팬들의 시선에서 멀어졌지만, 이제 1군 무대에서 날아오를 채비를 갖췄다. 롯데의 미래로 주목받았던 김민수가 다가올 2020시즌 롯데 타선의 현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장점 사라진 손아섭, 공인구 변화 극복이 관건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프로야구 KBO 롯데자이언츠 김민수 전병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중문화/스포츠 컨텐츠 공작소 www.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입니다. 필진 및 웹툰작가 지원하기[kbr@kbreport.c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