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필순의 새 음반 soony re:work-1 표지

장필순의 새 음반 soony re:work-1 표지 ⓒ 최소우주

 
지난달 31일 발매된 장필순의 새 음반 < soony re:work-1 >은 그녀의 팬 혹은 마니아들에게 친숙한 장필순의 주요 곡들을 재해석한 '셀프 리메이크' 작품이다. 2015년 '제비꽃'(조동진 원곡)을 시작으로 2019년 '철망앞에서'(김민기 원곡)에 이르는 5년 동안 장필순은 본인의 옛 노래들을 하나씩 골라 < re:works >라는 이름의 시리즈로 차분히 재정리해왔다.

디지털 싱글 <소길> 시리즈 중심으로 신곡들을 채운 < Soony Eight : 소길花 >(2018년) 이후 실물 음반 기준으론 약 1년 반만의 신작에 해당되는 이번 리메이크 음반에는 아쉽게도 '제비꽃'이 제외되긴 했지만 앞선 연작 싱글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어느새'(1990년작), '그대가 울고 웃고 사랑하는 사이' (1992년작) 등을 추가해 총 13개 트랙의 제법 풍성한 구성을 자랑한다.  

특히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요즘 음악들 속에서 잠시 지루함을 느낀 분들에게 < soony re:work-1 >는 의외의 청량감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두번째 셀프 리메이크 음반

장필순 본인에 의한 재녹음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993년 하나음악을 통해 솔로 1~3집과 듀엣 소리두울 시절의 곡들을 < 장필순 BEST >라는 이름하에 한차례 다시 불렀기 때문이다. 영원한 음악 동반자 조동익(프로듀싱, 베이스) 외에 함춘호, 손진태(기타), 박용준(건반) 등을 비롯해서 아직 새내기 음악인에 불과했던 유희열 등이 참여했던 당시의 녹음은 가능한 원곡 분위기를 충실히 따르는 일반적인 형태를 띠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 soony re:work-1 >은 제법 파격적인 재해석으로 원작과의 차별화를 도모했다. 든든한 동료들인 함춘호, 박용준의 이름은 여전하지만 조동익의 손을 거친 신시사이저+프로그래밍 기반의 전자 사운드에 힘입어 1990~2000년대 무렵 발표된 옛 노래들은 마치 새 옷을 입은 것 마냥 큰 변화를 맞이한다.

가장 흥미를 끄는 트랙은 첫 곡으로 등장하는 '어느새'이다. 발표 당시 작곡자 김현철의 역량이 최고조에 달했던, 소위 원조 "시티팝"으로 불리던 원작의 도시적 감성을 30년만에 상당 부분 제거하고 Lo-Fi (거칠고 정제되지 않은 사운드) 스러운 분위기로 탈바꿈한다.  

자유분방한 상상력에 기인한 재해석
 
 장필순은 새 음반 soony re:work-1  배급을 맡은 최소우주 레이블 조동희 대표(신작 프로듀서 조동익의 동생)의 진행으로 유튜브 생방송을 갖기도 했다. (화면 캡쳐)

장필순은 새 음반 soony re:work-1 배급을 맡은 최소우주 레이블 조동희 대표(신작 프로듀서 조동익의 동생)의 진행으로 유튜브 생방송을 갖기도 했다. (화면 캡쳐) ⓒ 최소우주

 
경쾌한 어쿠스틱 포크 '풍선', 얼터너티브 록을 수용했던 'TV, 돼지, 벌레'는 각각 차분한 뉴에이지 혹은 몽환적인 일렉트로닉 팝으로 대변신을 이뤄낸다. 일종의 선입견이겠지만 도시를 떠나 제주도 시골에 정착하면서 최근 대중음악계의 흐름과는 거리감을 둔 현재의 위치에서 오는 편안함이 이러한 재해석에 큰 영향을 끼친 건 아닐까. 

장필순은 신작 발표와 함께 가진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제주도 생활 이후 탄생한 음악들에 대해 "초록 내음 나는 음악"이라고 정의를 내린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이번 작업은 과거 도회적 분위기를 담았던 옛 노래들을 새 화분에 옮겨심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신보의 방향성은 원곡들에 대한 진한 향수가 여전히 남아 있는 음악팬들 입장에선 만족스럽지 못한 변화일 수도 있다. 하지만 조동익의 프로듀싱은 이러한 우려와 원작의 무게감은 저멀리 날려버리고 자칫 틀에 얽매이기 쉬운 리메이크에 자유분방한 상상력을 마음껏 녹여낸다. 그리고 최고는 아닐지언정 최선의 선택지를 거치면서 < soony re:work-1 >은 모범적인 리메이크 음반들의 목록에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올려놓았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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