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피고 봄은 오나 봅니다. 어쩌다 길에서 마주한 꽃송이들에 맘이 설레기도 하는 걸 보면 말이죠. 하지만 봄 꽃의 향연을 만끽하기도 전에 아쉬운 소식이 먼저 들려옵니다. '코로나 19'때문에 올 봄꽃 축제 일정 대부분이 취소됐습니다. 아쉬운 대로 집에서 잠시나마 봄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봄에 보면 딱 좋을 영화가 있어 소개합니다.[편집자말]
코로나 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도 봄은 찾아온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수가 되어 있는 지금, 날씨는 꽤 따뜻해졌고 하늘은 맑다. 그리고 꽃이 피었다.  

이런 봄날, 집에서만 있자니 여간 답답하지 않을 수 없다. 컴퓨터 모니터, TV 등의 기기가 지루한 시간을 함께 해 주는 친구 역할을 한다지만 무엇보다 우리를 위로하는 건 함께 지내는 가족이다. 무심하지만 옆에서 말 한마디를 건네주고, 상대방의 안위를 걱정해주는 가족은 우리 곁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봄과 다르지 않다.  

따뜻한 봄에 어울리는 영화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한 가족의 이야기다. 영화는 펭귄 엄마와 아들의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주며 시작한다. 펭귄 엄마가 죽어서 하늘나라에서 아들을 지켜보다가 비 올 때 땅으로 내려와 아들을 만나고, 비가 그치면 다시 구름나라로 돌아가는 동화. 이 동화의 내용이 결국 이 영화의 핵심이다.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장면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장면 ⓒ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는 서툰 아빠 우진(소지섭)과 그의 아들 지호(김지환)의 생활을 보여준다. 그들의 마음에 큰 부분을 차지했던 지호 엄마 수아(손예진)는 얼마 전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들에게 수아가 없는 집이라는 공간은 따뜻함이 사라진 공간이다. 모든 것이 어색하고 공허하게 느껴지는 그들의 모습에서 절망과 그리움의 크기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지호는 꿋꿋하게 학교 생활을 하고, 또 다른 병을 앓고 있는 아빠를 보듬는다. 그들에게 엄마, 아내라는 봄은 사라졌지만, 서로 따뜻한 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 누구나 그런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남은 가족들을 위해 힘을 내는 경우가 있다. 나이가 적고 많음을 떠나서 내 아픔을 상대방도 같이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 때 우리는 스스로 봄이 되려 애쓴다. 꽤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결국 그 노력은 봄을 만든다. 

죽은 수아의 등장으로 다시 찾아온 봄

어느 날 터널 입구에 쓰러진 수아를 발견하면서 이야기는 세 사람 모두에게 수수께끼를 던져준다. 수아는 자신이 왜 여기 있는지 기억하지 못하고, 우진과 지호는 죽었던 수아가 왜 갑자기 돌아온 것인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런 고민을 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함께 삶을 유하는 것이 그들에게는 더 마음 가는 일이다.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장면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장면 ⓒ 롯데엔터테인먼트

 
같이 장난을 치고, 요리를 해 먹고 산책을 하고, 이 평범한 삶의 순간순간을 같이 공유할 상대방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깨닫게 된다. 주인공들이 우연히 다시 만나 그 평범한 일상을 같이 지내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그 평범함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보는 이도 느낄 수 있게 된다.  

영화의 후반부는 수아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우진과 수아의 과거 연애 이야기가 우진의 입을 통해 전달되고, 수아의 입을 빌려 미래의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해준다. 만약 앞으로 나에게 일어날 일을 다 안다면 원래와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영화 속 우진은 과격한 활동을 하면 쓰러지는 장애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미래에 죽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결혼해서 앞으로 나에게 벌어질 일을 모두 안다면 그 선택을 다시 할 수 있을까? 영화가 던지는 이 질문은 사실 2017년에 개봉했던 영화 <컨택트>에서 제기하는 질문과 본질적으로 동일하다. 

수아와 우진, 두 주인공 모두 다시 자신이 아는 그 길을 그대로 따라간다. 그렇게 따뜻한 봄으로 한 걸음씩 걸어간다. 어쩌면 그것을 찾아가는 작은 과정 하나하나에서 얻는 행복이 더 크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두 사람이 가족이 되면서 만나게 되는 자녀나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것일 테다.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장면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장면 ⓒ 롯데엔터테인먼트

 
방구석에 있어도 찾아오는 봄, 그리고 가족

영화 속 수아는 자신의 미래에 추운 겨울이 올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늦은 봄 비 내리는 거리에 우진과 서 있던 그때의 따뜻함처럼, 봄이 곧 찾아올 거라는 것을 안다. 자신에게 찾아 올 겨울이 남은 가족들에게 계속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과 같이 있는 동안 최대한 따뜻한 봄이 되려 노력한다. 그렇게 수아는 스스로 따뜻한 행복을 만들어간다. 영화 말미 수아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우리는 잘할 거야. 그렇게 되어 있어". 

어쩌면 우리가 사랑하고 결혼하는데, 그 대사와 같은 믿음이 필요이 필요하지 않을까. 상대방을 믿고 앞으로의 일이 잘 될 것이라는 믿음. 그것이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평범한 행복을 찾게 된다. 다시 과거로 간다고 해도 보이지 않는 미래보다는 보이는 따뜻한 미래를 선택하는 것이 오히려 행복할지 모른다. 그 시간이 짧고 긴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같이 있다는 그 사실이 중요하다. 

영화는 따뜻한 봄의 느낌처럼 화면 하나하나가 아름답다. 무엇보다 주인공을 연기하는 배우 소지섭과 손예진은 이런 따뜻한 멜로 영화에 정말로 잘 어울리는 배우들이다. 영화의 촬영지 배경이 춘천인데, 역시나 춘천은 아름다운 도시다. 도시의 아름다운 풍경이 영화를 더욱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요즘 같은 시기, 집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이 영화를 같이 보면서 서로의 소중함을 느끼고, 집안에 이미 가득 차 있는 따뜻한 봄, 가족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동근 시민기자의 브런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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