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축구 FC 서울 공격수 이인규가 결국 사과했다. 이인규는 앞서 자신의 SNS에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무시하는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이인규는 지난 2일 SNS에 "카페 예쁜 곳 추천 좀 해달라"는 요청글을 올렸다. 이를 본 한 누리꾼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해달라"고 지적하자 이인규는 "아니 돌아다닐 거야"라고 답했다. 다른 누리꾼이 "돌아다니지마, 그러다 다친다"고 다시 지적하자 이인규는 "응 싫어"라고 비아냥거렸다.

'코로나 19'를 극복하기 위해 모두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이인규를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이인규는 결국 해당 게시물을 모두 삭제하고 SNS에 사과문을 올렸다. "제가 한 행동에 대해 진심을 다해 반성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온 국민이 코로나로 인해 고통받고 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저의 생각 없고 경솔한 행동으로 실망과 걱정을 안겨 드린 점 너무나도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된 생각과 행동이었다. 생각이 너무나 짧았다. 반성하고 또 반성하고 있다. 많은 팬들로부터 사랑받는 위치에 있는 점을 망각했다. 모범을 보이고 더 주의했어야 함에도 감사를 잊고 철없이 행동했다. 앞으로 다시는 실망시키는 일 없도록 신중한 마음가짐과 행동으로 자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인규는 2018년 K리그 명문 FC서울과 5년 계약을 맺으며 팀을 이끌 차세대 공격수로 꼽히는 유망주다. 이인규는 2019 K리그 시즌 개막전인 포항과의 경기에서 교체 출전으로 데뷔했고, 통산 6경기 1득점을 기록했다. 축구 팬들에게는 이제 조금씩 이름을 알려가고 있는 선수였다.

최근 유명인들이 부적절한 SNS로 논란에 휩싸이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지난 1일 가수 김재중은 '코로나 19' 확진과 관련된 '만우절 거짓말'로 엄청난 파장을 불러왔다. 김재중은 "바이러스에 대한 경각심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해명했지만 여론은 싸늘했다.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김재중을 처벌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뉴욕타임즈> 등 외신에서도 김재중의 거짓말을 언급하며 비판했다.

'코로나 19'로 인해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적 영향력이 큰 유명인이 이를 소재로 가벼운 언행을 일삼는 것은 어디에서든 용납되기 어렵다.

이인규는 김재중의 사례를 보고도 느낀 것이 없었을까. 어쩌면 자신의 발언이 이렇게까지 큰 이슈가 될지는 생각하지 않았을수도 있다. 스스로 '초보' 프로축구선수로서 아직까지 사회적 위치과 파급효과에 대한 자각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벌어진 실수라고 볼 수도 있다.

이미 프로 선수 중 SNS 사용으로 도마에 오른 사례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팬들과의 설전, 욕설, 뒷담화, 사생활 폭로 등 SNS를 통해 문제를 일으켜 사과하거나 자숙했던 유명 선수들은 대부분 지금까지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한때의 실수로 너그럽게 봐주기에는 이미 SNS 문제를 둘러싸고 반면교사로 경각심을 느낄 만한 선례가 차고 넘친다.

그런데도 왜 이런 사례는 끊이지 않고 계속 나올까. 가볍고 신속한 장점 만큼이나 즉흥적이고 자극적일 수밖에 없는 SNS의 속성과도 무관하지 않다. SNS의 발전으로 1인 미디어 시대가 보편화되면서 스포츠 선수들을 비롯한 유명인들과 대중이 가깝게 소통할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났다. 흔히 SNS를 그저 자신의 사적인 공간이나 감정을 솔직하게 배출하는 편리한 창구로만 여기기 쉽지만, 수많은 대중들에게 알려지고 관심을 받는 만큼 필연적으로 대중의 '다양한 평가와 반응'에도 여과없이 노출된다.

더 큰 문제는 스포츠스타나 연예인처럼 사회적으로 높은 유명세를 누리는 경우, SNS 역시 어쩔 수 없이 '공인의 잣대'로 평가받을 때가 많다는 것이다. 미디어가 크게 발달되지 않았던 과거 같았으면 조용히 묻혔을 사건도 SNS를 통하여 재조명되거나 일파만파로 커지기도 한다. 심지어 한 번의 판단착오로 망가진 이미지가 두고두고 '주홍글씨'로 남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잘못 올린 실언이나 실수를 자신의 계정에서는 삭제할 수 있어도 다른 사람에 의하여 확산되는 것까지는 막을 수 없다.

심지어 우리나라에서는 유명인들의 SNS를 통하여 비롯된 구설수는 십중팔구 '인성 논란'과 직결되기 일쑤다. 대중에게 사랑받아야만 존재할수 있는 스포츠선수나 연예인에게 있어서 잘못에 대한 공적인 처벌과는 별개로 대중에게 한번 '부정적인 이미지'가 씌워졌다는 것이야말로 더 무서운 후유증이다. 앞으로 다른 사안으로 김재중이나 이인규의 이름이 거론될때마다 이 사건은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흑역사가 될수도 있는 것이다.

유명인들의 도덕성과 사회적 책임감에 더욱 엄격한 국내 여론의 특성상, 한번 주홍글씨가 새겨진 경우는 본업에서 아무리 능력을 발휘한다고 해도 이미지를 회복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퍼거슨 감독은 유명선수(공인)일수록 더 '책임감'을 지녀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어쩌면 SNS가 가지고 있는 파급력의 위험성을 정확히 꿰뚫어 본 발언이기도 했다. 퍼거슨의 말대로라면 가장 쉽고 편리한 방법은 유명인일수록 SNS와 거리를 두는 것이다. 아예 SNS를 구단이나 회사 차원에서 엄격하게 단속하는 경우도 많다.

SNS는 어쨌든 도구 혹은 수단일 뿐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한다고해서 모두가 무인도에서 혼자 살 수는 없듯이, SNS를 즐기더라도 선을 지키는 것은 개인의 역량에 달렸다. 프로선수라면 스스로 자기관리를 해야 하듯이 이제는 반쯤은 필수적인 도구가 된 SNS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것도 유명인들에게는 자기관리의 영역에 해당한다. 다만 대중의 관심을 일상적으로 받아야 하는 유명인이나 프로 선수일수록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SNS는 언제든 제살을 깎아먹는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된 시대에, 유명인들의 적절한 'SNS 거리두기'도 필요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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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규 김재중 코로나사태 트인낭 올바른SNS사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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