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과 나: 100일간의 거래> 관련 사진.

영화 <신과 나: 100일간의 거래> 관련 사진. ⓒ 조이앤시네마

 
흔히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정의되는 청소년기는 생각보다 그리 쉽게 정의될 수 있을 것 같진 않다. 누군가는 아무 일 없는 듯 지나쳤을 것이고, 누구는 정말 거친 파도처럼 높고 낮은 굴곡을 겪어냈을 테니 말이다. 영화든 드라마든 그간 청소년기를 전면으로 묘사한 작품들이 많았는데 그 속 캐릭터들은 말 그대로 온몸으로 자신의 인생을 살아내고 있었다.

개봉을 앞둔 태국 영화 <신과 나: 100일간의 거래>(아래 <신과 나>)는 이미 삶을 다한 한 청소년을 조명한다. 다만 스스로 다른 영혼이라 생각하는 또다른 존재를 통해서 말이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극단적인 선택을 한 민(티라돈 수파펀핀요)을 깨운 건 여러 인간의 모습으로 현신하는 신이다. 떠도는 영혼에게 선물로 민의 육신을 준다며 대신 민을 죽게 한 사람이 누구인지 100일 동안 알아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한다. 맞추면 민의 육신은 그 영혼의 차지가 되고, 틀리면 영혼은 고통받으며 저승에서조차 사라져야 한다.
 

익스트림 클로즈업과 여러 CG를 활용하며 영화는 제법 스릴러 요소를 끌어온다. 일본 작가 모리 에토의 소설 <컬러풀>을 원작으로 삼았는데 원작 속 익살스러운 신과는 달리 <신과 나> 에 등장하는 신은 조금 섬찟하기까지 하다. 아마도 공포 장르 강국인 태국답게 가장 잘할 수 있는 영화적 요소를 끌어오려 변주한 게 아닐까 싶다.

이야기는 크게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뉘는데 민의 몸에 들어가 있는 영혼이 민의 인간관계를 파악하며 겪는 혼란이 제시되다가 민의 가족에 얽힌 숨은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이 등장한다. 자살로 결론지어진 민의 죽음은 과연 누구의 탓일까. 영혼은 주변 친구와 가족을 끊임없이 의심하다가도 또래 친구 파이(츠쁘랑 아리꾼)를 좋아하게 되며 급격한 감정 변화를 보이게 된다.

주요한 과제 하나를 던져놓고 이를 스릴러처럼 풀어나가면서도 파이라는 캐릭터로 영화는 청춘로맨스 성격을 담보하게 된다. 이 때문에 영화적 구성이 다소 산만하게 다가온다. 한 작품에 너무 다양한 이야기 갈래를 담으려 한 결과다. 다행스럽게 감독은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무리 없이 서로 다른 이야기 갈래를 이어 붙였다. 
 
 영화 <신과 나: 100일간의 거래> 관련 사진.

영화 <신과 나: 100일간의 거래> 관련 사진. ⓒ 조이앤시네마

  
 영화 <신과 나: 100일간의 거래> 관련 사진.

영화 <신과 나: 100일간의 거래> 관련 사진. ⓒ 조이앤시네마

 
오프닝 시퀀스와 중간중간 신이 등장하는 시퀀스는 기술적인 면에서 꽤 훌륭하다. CG 효과와 풍부한 사운드는 태국 영화의 기술적 수준이 이미 꽤 올라와 있음을 알게 한다. 동시에 시퀀스마다 음악을 과하게 사용해 영화 자체가 품은 주제를 신파적으로 느끼게 한다. 한국 상업영화에서 자주 보였던 신파 감정의 과잉이 보인다. 

가족과의 화해, 자기 존재의 재발견이라는 전통적 주제를 택했기에 이런 신파 요소는 필연이겠지만 좀 더 세련되게 절제했으면 어땠을까. 136분이라는 다소 긴 러닝타임도 영화 관람의 장벽으로 작용한다. 컷과 컷 연결이 늘어지는 지점이 꽤 보이는데 편집과정에서 충분히 덜어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몇 가지 약점에도 <신과 나>는 젊은 관객 혹은 가족 단위 관객들이 부담 없이 즐기기에 좋은 착한 영화인 건 분명하다. 성인 캐릭터 중심인 국내 극장가에 오랜만에 신선한 청춘 영화가 등장해서 반갑다.

한 줄 평: 방황하는 사춘기 청소년의 치열한 자아회복기
평점: ★★★(3/5)

 
영화 <신과 나: 100일간의 거래> 관련 정보

감독: 팍품 웡품
출연: 티라돈 수파펀핀요, 츠쁘랑 아리꾼, 수콴 불라쿨 등
수입: 조이앤시네마
배급: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와이드릴리즈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36분
개봉: 2020년 4월 8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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