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데스크>가 '조국 사태' 이후 수없이 제기된 '검언유착'의 일단을 폭로했다.

MBC <뉴스데스크>가 '조국 사태' 이후 수없이 제기된 '검언유착'의 일단을 폭로했다. ⓒ MBC

 
"유시민은 솔직히 개인적으로 한 번 쳤으면 좋겠어요... 유시민 치면 검찰에서도 좋아할 거예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개인적으로 쳤으면 좋겠다"는 이 남자, 무려 현직 종합편성채널 보도국 법조팀 기자다. 에둘러 가지 말자. 3월 31일, MBC <뉴스데스크>가 '조국 사태' 이후 수없이 제기된 '검언유착'의 일단을 폭로했다.

MBC는 <"가족 지키려면 유시민 비위 내놔라"…공포의 취재>, <"OOO 검사장과 수시로 통화"…녹취 들려주며 압박> 보도를 통해 현직 채널A 기자와 '윤석열 총장 최측근' 검사장의 '검언유착' 정황을 (녹취록과 증인 제보를 통해) 보도했다. 

"이런 게 진짜 특종이죠."

박성제 MBC 사장이 방송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단 한 문장이다. 송일준 광주MBC 사장 또한 페이스북에 "이쯤 되면 그야말로 막하자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감시하고 비판해야 할 대상과 오히려 한통속이 되어 맘에 안 드는 타겟을 거꾸러뜨려 짓밟을 공작을 한다. 이 정도로 타락했을 줄 몰랐다. 아무리 종편 기자래도 기자 아닌가. 아닌가? 윤석열 최측근이라는 검사장은 또 뭔가. 언론개혁 검찰개혁. 대한민국 망하기 전에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

<뉴스데스크> 보도 직후 소셜 미디어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쏟아진 검찰과 채널A를 향한 비판을 대변할 만한 문장이었다.

'검언유착'의 정황 보도한 MBC

실제 보도가 어땠길래 이런 반응들이 나왔을까.

먼저 사건의 등장인물을 정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주연은 채널A 사회부 이아무개 기자와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 B검사장, 조연(이자 협박 당사자이자 협박 대상은)은 바이오업체 신라젠의 전 대주주인 이철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 전 대표, 이철 전 대표의 지인 A씨, 그리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다.

이와 관련, 이 전 대표는 지난해 9월 당국의 허가 없이 투자금을 모은 혐의로 징역 12년의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고 서울 남부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그런 이 대표에게 이 기자는 지난달 17일부터 네 차례 편지를 보내며 먼저 접촉을 시도했다고 한다.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저는 유를 쳤으면 좋겠고 1번으로…사실 유를 치나 안 치나 뭐 대표님한테 나쁠 건 없잖아요."
"가족 와이프나 자녀가 마음에 걸리시는 거예요? 아니면 재산 추징 그게 마음에 걸리시는 거예요?"


채널A 본사에서 이 기자를 세 차례 만났다는 A씨. 그의 녹취록 속 이 기자의 '워딩'이다. 그러면서 이 기자는 "(협조) 안 하면 그냥 죽어요. 지금보다 더 죽어요"라며 이 전 대표 측이 검찰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더 큰 위협이 가해질지 모른다고 강조하고 있었다.

이 기자의 압박 내용을 종합하면 이랬다. 구속 수감 중인 이 전 대표가 유시민 이사장을 비롯해 청와대나 여권 관계자들과 신라젠과의 관련성을 먼저 제보하라는 것, 그렇지 않으면 훨씬 더 가혹한 수사나 죗값을 치를 수 있다는 것. 그 과정에서 이 기자는 구속 운운하며 이 전 대표의 가족을 위협의 대상으로 삼았다.

"가족이 나중에 체포돼 가지고 가족이 이렇게(구속) 되는 것보다는 먼저 선제적으로 말씀하시는 게..."
"이렇게 하면 실형은 막을 수 있어요. 가족은 살릴 수 있어요. 가족을 어떻게 살릴 것이냐 그 부분은 이제 잘 조율을 해야죠."
"제가 그래도 검찰하고 제일 신뢰 관계 형성 돼 있고 속칭 윤석열 라인이나 기사 보시면 많이 썼어요... 충분히 검찰과 협의를 할 수 있고 자리를 깔아줄 순 있어요. (검찰하고요?) 네, 검찰하고..."


그러면서 이 기자는 본인이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과 연결돼있다고 강조했다.

채널A의 반론
 
 MBC <뉴스데스크>가 '조국 사태' 이후 수없이 제기된 '검언유착'의 일단을 폭로했다.

MBC <뉴스데스크>가 '조국 사태' 이후 수없이 제기된 '검언유착'의 일단을 폭로했다. ⓒ MBC

 
이 기자가 A씨 앞에서 직접 읽었다는 녹취록의 내용은 이랬다.

"언론에서 때려봐. 당연히 반응이 오고 수사도 도움이 되고 이거는 당연히 해야 되는 거고 양쪽(검찰과 언론)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B 검사장)
"돈이야 어차피 추적하면 드러나니까 가족이나 와이프 처벌하는 부분 정도는 긍정적으로 될 수 있고." (채널A 기자)
"얘기 들어봐 그리고 다시 나한테 알려줘. 수사팀에 그런 입장을 전달해 줄 수는 있어. 수사를 막는 게 아니라 오히려 양쪽에 도움이 되는 거니까." (B 검사장)


이에 대해 A씨는 MBC에 "(녹음파일을) 한 20초 정도 들었던 거 같은데 그 목소리는 분명히 제가 기억하는 OOO 검사장이었어요"라며 "유시민이나 또 아니면 현재 문재인 정부에 있는 청와대 사람들을 포토라인 검찰청 포토라인에 한 번 세우겠다는 의도가 분명해 보여요"라고 전했다.

이 기자가 이 전 대표 측에 검찰과 언론이 원하는 이름을 대라고 강요받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MBC 취재에 응한 B검사장은 채널A 기자와의 관계나 신라젠의 수사 내용 자체 전반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반면 채널A의 반응은 달랐다. MBC 취재에 일절 응하지 않았다는 이 기자와 달리, 같은 날 채널A는 자사 메인뉴스인 <뉴스A> 앵커의 클로징 멘트를 통해 "취재 윤리"를 거론하며 반박에 나섰다.

"MBC는 검찰에 선처 약속을 요구한 취재원과 채널A 기자가 만나는 장면을 몰래카메라로 촬영하고, 해당 취재원으로부터 기자와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내용을 제공받아 보도했습니다. MBC가 사안의 본류인 신라젠 사건 정관계 연루 의혹과 무관한 취재에 집착한 의도와 배경은 무엇인지 의심스러우며, 취재윤리에 어긋나는 게 아닌지 묻고 싶습니다."

일각에선 '적반하장'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채널A는 이 기자가 이 전 대표 측과 접촉해 온 것은 맞지만 부적절한 요구를 받아 취재를 중단시켰다고 해명했다. 더불어 채널A는 이 전 대표 측이 먼저 검찰과의 협조를 요구해 왔다면서 앵커 멘트 말미 "MBC 보도내용에서 사실과 다른 부분이나 왜곡 과장한 부분은 법률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유시민의 불안감

같은 날 <유시민의 알릴레오>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 유시민 이사장 역시 비슷한 내용을 언급했다. 사건 관계자 중 한 명인 유 이사장이 검찰 사정에 밝은 법조인에게 예전에 들었다는 검찰 관련 '제보' 내용은 이랬다.

"검찰을 아는 잘 아는 법률가가 저한테 좀 이상하다고. '검찰이 당신하고 구속된 어떤 기업의 CEO하고 엮으려고 하는 움직임이 있으니까 조심해라.' 저는 내가 뭐 쫄리는 게 있으면 긴장하겠지만 쫄리는 게 없는데.

근데 극우 유튜버들이 신라젠 사건과 관련해서 내가 감옥 갈 거라고 떠들어대고, 어느 지검에 신라젠 관련 금융관계 수사팀 인력을 윤석열 총장이 보강했다는 뉴스가 나올 때마다 언론에 제 이름이 나와서, 진짜 그런 걸 뭘 하나 하는 불안감이 좀 있었어요."


실제 검찰은 지난 2월 초 윤 총장의 지시로 신라젠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남부지검에 검사 4명을 충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시점 자체가 공교롭다. 이에 앞서 1월 말 보수단체가 연이어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열린민주당 비례후보)을 시작으로 추미애 장관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을 고발하던 시기였다.

검찰은 얼마 후 수사 착수를 시사했다. 한 일간지의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주목 받던 시기이기도 했다. MBC 보도 직후 유튜브 채널 <손혜원 TV>에 출연한 최강욱 전 비서관은 이런 촌평을 전했다.

"과거 윤석열 총장이 검사 시절 가장 많이 써먹었던 수법인데, 언론을 통해서 사건의 장벽을 돌파, 여론의 도움을 받아 수사를 하는 걸 자신의 장점을 내세웠다. 그걸 후배들한테 전수해주고. 언론 입장에서는 도저히 얻을 수 없는 특종을 하나씩 제공해 주는 거다. 그렇게 (검찰이) 특종을 던지는 것으로 (언론을) 조종하는 거다.

채널A는 조 장관 사건에서 여러 번 등장한다. 압수수색 사실을 미리 알고 집에 가서 진을 치고 있던 장면, 조국 장관 청문회 날 정경심 교수가 기소될 거란 사실을 (보수야당) 국회의원들 찾아다니면서 쪽지로 알려준 게 채널A 기자들이다."


현직 기자로부터 협박을 당한 당사자는 공포를 느꼈다. 이 같은 정황을 넌지시 전해들은 유 이사장 역시 불안감을 느꼈다. '검언유착'이 이뤄지는 방식의 일단을 접한 국민들 역시 공포감을 느낀 걸까.

<뉴스데스크> 보도 직후 게시된 "유시민 이사장 비위 달라며 가족을 인질로 협박한 채널A 기자와 검사장을 처벌해주시고 윤석열에게 책임을 물어주세요"란 청와대 청원은 단 몇 시간 만에 2만5천 명이 동의했다(1일 오전 10시 기준).

반면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언론들은 이 사안을 MBC와 채널A 사이의 공방이나 MBC의 취재 윤리 위반으로 몰고 가는 모양새다.

"그간 검찰과 언론이 유착해서 벌이는 검찰정치가 묵과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제가 그간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말한 이유를 조만간 아시게 될 거다. 근거로 남아 있는 게, 울산시장선거개입사건이라는 명칭으로 사건 하나를 조작하면서 대통령을 언급한다. 여러 번(중략).

이들의 행태가 선을 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봐왔다. 언젠가는 세상에 드러날 수밖에 없을 거다. 왜냐하면 너무나 기고만장해 있었고, 너무나 많이 어이없는 일을 벌이면서 유착해 있었다. 조 장관 사건을 보면서 이건 터질 수밖에 없었다고 봤는데, 결국 오늘이 온 거다." (최강욱 전 비서관, <손혜원 TV> 중)


과연 윤석열 검찰은, 또 채널A는 국민적 비판 앞에 향후 어떤 해명을 내놓을까.

그리고, 1일 오전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한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저도 그 기사를 보고 사실이라면 대단히 심각하다고 봤다"며 아래와 같이 말했다.

"일단 해당 기자 소속사와 검찰 관계자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고 나선 단계지만 녹취가 있고 상당히 구체적이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서는 그냥 간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사실 여부에 대한 보고를 먼저 받아보고 그것에 대해서 합리적으로 의심을 배제할 수 없는 단계라고 본다면 (법무부의) 감찰이라든가, 드러난 문제에 대해서 여러 가지 방식으로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심각하게 보고 있다."


그간 '윤석열 검찰'의 움직임을 주시해 온 '추미애 법무부'가 이 사안에 어떻게 대응할지, 후속보도를 예고한 MBC의 추가보도 역시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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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영화 기자, 오늘은 프리랜서 글쟁이. 살다보니 시나리오 쓰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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