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트윈스 박용택이 지난 3월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LG트윈스 박용택이 지난 3월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KBO리그 역대 최다안타(2439개)의 주인공이자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에 출전했던 박용택은 작년 시즌을 앞두고 LG와 2년 25억 원에 FA계약을 체결했다. 박용택은 생애 3번째 FA 계약을 '마지막 FA'라고 밝히며 은퇴 전까지 반드시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루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용택이 말한 마지막 시즌은 바로 2020년. 올 시즌을 앞두고 LG가 유난히 '우승'을 자주 언급하고 있는 이유다.

실제로 많은 야구팬들은 올해가 LG 우승도전의 '적기'라고 말한다. LG는 FA 오지환과 송은범, 진해수를 모두 잔류시켰고 외국인 원투펀치 타일러 윌슨, 케이시 켈리와 재계약하며 전력 유지에 성공했다. 반면에 상위권 팀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는 각각 조쉬 린드블럼(밀워키 브루어스)과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앙헬 산체스(요미우리 자이언츠) 같은 핵심전력을 잃어 전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투타에서 탄탄한 전력을 자랑하는 LG에서 상대적으로 아쉬운 포지션을 꼽자면 젊은 포수 유강남이 지키는 안방이라 할 수 있다. 물론 5년째 LG의 주전포수로 활약하고 있는 유강남의 공헌도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하지만 지난 5년간 무려 608경기를 소화한 유강남의 체력은 무한하지 않다. 올 시즌 유강남의 부담을 덜어줄 백업 포수의 활약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는 뜻이다.

불혹의 나이에 도전하는 생애 두 번째 우승 반지

LG는 지난 2015 시즌이 끝난 후 FA시장에서 베테랑 포수 정상호(두산)를 4년 32억 원에 영입했다. 결과적으로 정상호가 LG 유니폼을 입은 4년 동안 97안타5홈런38타점으로 부진했으니 LG의 정상호 영입은 실패작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LG가 유강남이라는 젊고 유능한 포수가 자리잡은 와중에도 정상호 영입을 선택했던 이유는 그 어떤 포지션보다도 '경험'이 중요한 포수 포지션의 특수성 때문이다.

이는 올해 한국 나이로 마흔 살이 된 노장포수 이성우가 아직 현역으로 활약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2000년부터 프로 생활을 시작해 올해로 어느덧 프로 21년 차가 된 이성우는 데뷔 후 주전으로 활약학거나 규정 타석을 채우기는커녕 90경기 이상 출전한 시즌조차 없다. 김상훈(KIA타이거즈 배터리코치)의 은퇴가 임박했던 2014년 1군에서 63경기에 출전하기 전까지 이성우의 이름을 기억하는 야구팬은 그리 많지 않았다.

2018년 SK의 우승 멤버로 활약했음에도 은퇴 후 프런트 제안을 받은 이성우는 이를 뿌리치고 자유계약 선수 자격을 얻은 후 작년 1월 7000만 원의 연봉에 LG와 계약했다. LG 안방에는 주전포수 유강남이 건재했고 활약은 불만족스럽지만 '5억 포수' 정상호가 뒤를 받치고 있었다. 따라서 이성우는 젊은 포수들의 멘토 역할을 해주면서 혹시 모를 변수에 대비하는 '보험용 영입'에 가까웠다.

하지만 이성우는 당당히 5억 원의 연봉을 받는 정상호와의 백업 포수 경쟁에서 승리하며 19번의 선발 출전을 포함해 53경기에서 210이닝을 책임지며 백업포수로서 든든한 활약을 펼쳤다. 특히 유강남이 부상으로 결장했던 6월 초 잠시 동안 주전 포수로 활약하며 안정된 투수리드로 유강남의 공백을 메웠다. 물론 타율.156 무홈런6타점의 타격성적은 내세울 게 없지만 애초에 이성우를 '타격'으로 기대하는 LG팬은 거의 없다.

이성우는 올해 1000만원 인상된 8000만 원에 연봉 계약을 체결하며 또 다시 현역 선수로서 '생존'에 성공했다. 이성우는 타격에서 기대할 만한 요소가 거의 없고 이제 나이도 불혹에 접어들어 젊은 포수가 약진하면 어쩔 수 없이 자리를 내주게 될 것이다. 하지만 지난 20년 동안 한 번도 주연인 적 없었던 이성우는 올해 LG에서 생애 두 번째 우승반지에 도전하는 행운을 누리고 있다.

1차지명 김재성과 103순위 박재욱이 노리는 LG안방의 미래

LG는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모든 전력을 쏟아붓기로 결심한 '윈-나우' 구단이다. 하지만 올해 LG가 우승한다는 보장도 없을 뿐더러 설사 LG가 우승한다 해도 올해로 야구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올 시즌 성적에 올인하더라도 뒤에서는 미래를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LG처럼 백업포수 이성우가 은퇴를 얼마 남겨 두지 않은 불혹의 노장일 경우엔 더욱 그렇다. 

LG의 젊은 백업 포수 경쟁은 김재성과 박재욱의 2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다. 덕수고 출신의 김재성은 청소년대표 출신으로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을 받고 LG에 입단한 특급 유망주 출신이다. 2015년 상무에서 전역한 유강남이 126경기에 출전하며 1군 주전포수로 급부상하지 못했다면 김재성은 입단 후 최소 2,3년 동안 유강남과 주전 경쟁을 했을 지도 모른다.

프로에서 1년을 보낸 후 일찌감치 경찰야구단에서 군복무를 마친 김재성은 지난 2년 동안 1군에서 3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아무리 류중일 감독이 베테랑 선수를 선호한다지만 지나치게 기회가 적었던 것도 분명했다. 하지만 김재성은 올해 1군 스프링캠프를 완주했고 청백전에서도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며 류중일 감독의 눈도장을 찍고 있다. 김재성은 프로 6년 차가 된 올해야말로 1군에서 야구팬들에게 이름을 알려야 할 중요한 시기다. 

김재성이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한 엘리트 출신이라면 박재욱은 2014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0라운드 전체 103순위로 지명됐던 '흙수저' 출신이다. 입단 3년째가 되던 2016년 26경기에 출전해 타율 .255 4타점을 기록했던 것이 1군에서 남긴 유일한 족적이다. 박재욱은 2017 시즌이 끝난 후 경찰 야구단에 입대했지만 경찰야구단이 해체되는 바람에 작년 퓨처스리그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박재욱은 작년 시즌이 끝난 후 홍창기, 백승현 등 동료들과 함께 질롱 코리아에 합류해 호주 프로리그를 경험했다. 박재욱은 질롱코리아에서 28경기에 출전해 타율 .221 1홈런7타점을 기록했는데 눈에 보이는 성적보다 비 시즌에 실전 경험을 쌓았다는 점에서 성장에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하위 지명 출신의 박재욱은 올 시즌 LG의 백업 포수 자리를 차지하며 '103순위의 기적'을 노리고 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