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아 리파 <퓨처 노스탤지아> 앨범 커버 이미지

두아 리파 <퓨처 노스탤지아> 앨범 커버 이미지 ⓒ 워너뮤직코리아

 
4년 만에 찾아온 정규 2집에는 그 어떤 징크스도 없다. 데뷔와 동시에 큰 주목을 받은 이들에게 흔히 찾아오는 소포모어의 부실함도, 그래미 신인상 수상자는 반짝하고 사라진다던 속설도 다 남 얘기다. 영리하게 메시지와 스타성을 모두 챙겼다. 여기에는 여성이자 뮤지션인 두아리파가 일갈하는 사회에 대한 비판과 모든 대중을 열광시킬 아찔하고 강력한 댄스 팝이 한 데 섞여 있다. 작품성, 대중성, 스타성의 삼박자가 고루 뒤엉켜 멈춰있는 것만 같은 2020년에 시원한 축포를 쏜다.
 
시작엔 당돌한 선전포고를 끝엔 여성의 연대를 담았다. 들어가는 문과 나가는 문에는 선연히 개인 두아 리파의 현재를 새기고 그 안의 본 무대에는 말 그대로 팝스타의 현주소가 빼곡하다. 첫 곡 '퓨처 노스탤지아(Future Nostalgia)'를 배경음 삼아 공연장에 온 그가 '너는 영원한 노래를 원해, 나는 게임을 바꾸길 원해(You want a timeless song / I wanna change the game)'라고 선언하며 자신의 등장을 알린다면, 첫 번째 리드 싱글로 낙점된 '돈 스타트 나우(Don't start now)'는 본격적인 댄스 플로어를 개장한다. 펑키한 리듬감을 중심으로 유로 댄스의 쿵짝을 담은 이 곡은 얼마 전 빌보드 싱글차트 2위에 오르며 최고 주가를 달리고 있는 그의 현재를 대변한다.
 
이후에는 종횡무진 질주다. 대다수의 곡이 4분이 채 안 되는 깔끔한 러닝타임으로 사운드 조합은 신발 벗고 뛰어놀 강약중강약으로 무장했으니 11개의 곡이 저마다 생생할 수밖에 없다. 1981년 같은 영국 출신 가수 올리비아 뉴튼 존의 당시 히트곡 '피지컬(Physical)'을 레퍼런스 삼아 만든 동명의 곡은 춤추지 않고는 못 배길 복고 성향의 파워풀한 댄스곡이다. 찰싹 달라붙는 선율에 클랩 비트로 맛을 낸 '레비테이팅(Levitating)'은 두아리파 표 래핑에 촘촘히 싱어롱 구간까지 갖췄다. 뛰고 걷고 숨 고르고 다시 달릴 입체적인 곡 구조가 눈에 띄는 이 노래에 빠져들지 않을 재간이란 없다.
 

음반의 중간, 미니멀한 베이스라인으로 전체 얼개를 꾸린 '프리티 플리즈(Pretty please)'로 한 템포 숨을 죽이곤 다시 뛴다. 그 중 그의 매력 포인트인 허스키하고 낮은 보이스칼라를 십분 살린 '할루시네이트(Hallucinate)'는 놓쳐선 안 될 필청 트랙. 얼핏 레이디 가가의 정규 1집 <더 페임(The Fame)>의 스타일이 떠오르기도 하는 이 곡은 반복되는 전자음을 동력 삼아 진행되는데 곡을 끌어감에 있어 오히려 날카로운 소리를 뺀 게 신의 한 수다. 부드럽게 고조되는 힘 빼기의 기술이 곡 제목처럼 이 노래의 중독성을 우아하게 포착한다.
 
이외에도 아비치(Avicii) 음악이 갖고 있던 비장미 어린 현악기가 곡을 고조시키는 '러브 어게인(Love again)', 퀸의 '어나더 원 바이츠 더 더스트(Anther one bites the dust)'처럼 베이스와 후반부 일렉트릭 기타가 탄탄함을 완성한 '브레이크 마이 허트(Break my heart)'를 거쳐 마지막에 당도한 '보이즈 윌 비 보이즈(Boys will be boys)'로 서사의 완결을 찍는다.

'보이즈 윌 비 보이즈'는 앞선 곡과 달리 댄스의 색을 뺀 발라드로 그는 여성에게만 가해지는 부당한 편견을 고백하고 '소녀는 여성이 됨'을 웅장한 코러스를 덧입혀 드라마틱하게 전한다. 상업적인 노래들 사이 영민하게 불어 넣은 자신의 목소리가 음반의 가치를 높인다.
 
앨범 유출로 본래 예정보다 1주 먼저 발매됐지만 그 악재가 대수롭지 않을 만큼 잘 만들었다. 완성도에 대한 압박을 복고 지향적인 댄스 팝으로 깨부수고 그 사이 알뜰하게 메시지도 가미하니 가히 이건 대중적 승리자 동시에 개인적 승리이다. 앨범의 통일성, 작품의 주도성, 전체의 소화력까지 안성맞춤으로 조합된 21세기 레트로 찬가. 복고와 팝으로 가격한 두아 리파의 정공법이 완벽하게 통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대중음악 웹진 이즘(www.izm.co.kr)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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