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영진위 영화교육지원센터에서 열린 영화제 스태프 협동조합 단단 창립총회에 참석한 김조광수 이사장과 발기인들

26일 서울 영진위 영화교육지원센터에서 열린 영화제 스태프 협동조합 단단 창립총회에 참석한 김조광수 이사장과 발기인들 ⓒ 단단조합

  
영화제 스태프들의 협동조합 단단(아래 단단조합)이 2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교육지원센터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정식으로 출범했다. 단단조합은 비정규직으로 단기간의 계약을 통해 국내 영화제를 전전하는 영화제 전문인력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만들어졌다.
 
지난 2018년 영화제 스태프들의 시간 외 수당 미지급 문제가 논란이 되면서 영진위 공정환경센터가 이의 해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물이다. 협동조합을 준비하며 10명을 웃도는 개인과 단체들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초대 이사장으로는 김조광수 청년필름 대표가 추대됐다, 박혜미 전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프로그래머, 최윤형 시선 커뮤니케이션 대표, 김희철 감독 등이 이사로 선임됐다. 김조광수 이사장은 "부족하지만 제가 이사장을 맡게 됐다"며 "영화제 스태프들이 꿈을 잃지 않고 영화제에서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응원을 부탁했다.
 
김혜준 공정환경센터장은 "이곳 저곳을 오가며 단기간 불안정 노동을 하는 '레드카펫 아래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자조 노력의 일환으로, 영진위는 작년부터 해온 영화제스태프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공동 활동의 연장선에서 협동조합 활동을 강력 지지, 지원하고 있다"며 "협동조합은 스태프 당사자, 청년유니온, 몇몇 국제영화제 핵심 스태프, 노동분야 전문가 등이 환대의 가치를 붙들고 진행한 연대활동의 중요한 성과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또한 "단단조합은 여러 영화제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기획 현장에서 활기차게 일하는 프리랜서들의 연대체로 '공유고용 플랫폼'"이라며 "영화제, 지자체, 등에서 필요한 시간 만큼 인건비를 지급하는 것을 전제로 스태프 한 사람 한 사람의 연간 활동 일정을 함께 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단단조합 소속으로 영화제와 기회행사, 지역 미디어 활동 등 12개월 동안 할 수 있는 일을 예측 가능하게 설계하는 방식이다. 조합원들의 경우 사전에 일할 수 있는 영화제나 지역축제, 문화 행사 등이 정해진 상태에서 활동할 수 있어, 안정감이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유고용 플랫폼, 사회적 기업들도 참여
 
특히 21세기 자막단, 진미디어 등이 법인 사업자 자격으로 협동조합에 참여하는 것은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들은 영화제에서 필수적인 외국영화 자막 업무 등을 전문적으로 맡고 있는 사회적기업이다. 영화제 단기 스태프로 전전하던 이들이 차린 회사로 국내 영화제들을 주요 고객으로 하고 있다. 단단조합에 참여하면서 맡을 수 있는 일이 늘어나고 조합원들을 활용할 수 있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단단조합은 당장 사무국을 꾸리기보다는 이사들이 책임을 맡는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4월 초부터 지역문화재단이나 도시재생센터, 사회적경제 조직 등을 만나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조합원도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국내 영화제들과의 협력이 중요할 전망이다. 현재 국내 영화제들은 행사 운영에 필요한 인원을 6~7개월 전부터 선발하고 있다. 5월에 열리는 전주영화제의 경우는 전년 11월~12월 정도부터 스태프 모집을 통해 준비에 나서고, 10월에 열리는 부산영화제의 경우는 4~5월부터 본격 준비에 나서는 식이다.
 
발기인으로 참여한 한 조합원은 "2008년부터 영화제 일을 하면서 외로움을 느꼈다"며 "한 영화제에는 오래 있으면서 연대체의 필요성을 생각했는데, 협동조합 형태가 될 줄은 몰랐으나 꼭 필요한 게 만들어졌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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