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환 작곡가, 클론 칭찬! 29일 오후 서울 잠원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그룹 클론(구준엽, 강원래)이 20주년 기념 앨범 < We Are >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김창환 작곡가가 클론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김창환 미디어라인 회장 ⓒ 이정민

 
아이돌밴드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 폭행사건에 연루된 김창환 미디어라인 회장이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지난 26일 대법원 제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회장에게 징역 8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증거의 증명력 판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결정,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했다.  

피해자 측은 명예훼손 및 위증에 대해 별도의 소송을 진행할 것임을 밝혀 법적 공방은 계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번 판결은 기존 연예계에 만연한 연습생 및 청소년 연예인에 대한 어른들의 무분별한 폭행 및 폭언 등을 단죄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연예계 오랜 악습 중 하나
 
 지난 2017년 웹 예능 <아이돌 드라마 공작단>의 한 장면. 당시 김소희(네이처)는 과거 한 기획사 연습생 시절 겪었던 각종 착취, 이성교제 제안 등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 2017년 웹 예능 <아이돌 드라마 공작단>의 한 장면. 당시 김소희(네이처)는 과거 한 기획사 연습생 시절 겪었던 각종 착취, 이성교제 제안 등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 KBS

 
데뷔를 준비하는 아이돌 연습생이나 청소년 연예인에 대한 어른들의 폭력, 막말, 착취 등은 비단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26일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해피투게더4>에 출연한 걸그룹 오마이걸 멤버 효정은 과거 소속사 직원에게 "아줌마 같다"는 말을 들은 후 독하게 다이어트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7년 제작된 KBS 웹 예능 <아이돌 드라마 공작단>에 출연한 김소희(현 네이처 멤버)는 예전 연습생 시절 소속사 사장이 운영하는 고깃집에서 돈 한푼 받지 못하고 아르바이트를 한 일, 실장의 이성교제 제안 등 믿기지 않는 경험을 털어놓아 충격을 주기도 했다. 

트로트 스타 홍진영도 과거 예능 프로그램 속 인터뷰를 통해 연습생 시절 매니저의 얼차려 폭행, 폭언 등을 언급했다. 웃으면서 전한 과거였지만, 이는 결코 가볍게만 넘길 수 없는 일이다. 스타 연예인들도 저런 경험을 할 정도인데, 주목받지 못한 이들 혹은 아직 데뷔하지 못한 연습생들은 오죽했을까라는 안타까움과 분노를 동시에 자아내게 한다.

표준계약서 보완 등 보호장치 마련

2018년 10월 더이스트라이트 멤버들의 폭로를 계기로 국민적 관심도 높아졌다. 청와대 청원이 쏟아지는 등, 청소년 연예인 보호를 위한 여론 형성과 함께 법적 장치 마련도 조금씩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19년 1월 문화체육관광부는 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의 권리를 보호하는 지침으로 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 표준 부속 합의서를 제정했다. 소속사 임직원이 폭행했을 시 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은 계약 해지가 가능하고, 15세 미만의 대중문화예술인은 주당 35시간 이내로 활동할 수 있게 하는 등 청소년 보호를 위한 방안을 마련한 것. 여기엔 밤 시간 촬영 제한 등 최소한의 학습권 마련을 위한 조항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약자인 청소년 연예인이나 연습생들의 인권을 100% 보호하기엔 부족한 실정이다. 폭행 부분을 제외하면, 소속사 측에서 부당 대우를 했을 시 이를 제재하거나 혹은 처벌할 수 있는 수단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다. 대형 소속사들은 연습생 및 연예인 보호를 위한 '멘탈 케어'를 비롯한 체계적인 관리에 노력을 기울이기도 하지만, 비교적 규모가 작은 영세 업체에서는 현실적 제약을 이유로 청소년, 연습생 보호 의무를 소홀히 하기도 한다.

인격 무시한 기획사 관계자들의 그릇된 생각
 
 지난 2017년 KBS 2TV <언니들의 슬램덩크>의 한 장면. 홍진영은 걸그룹 연습생 시절 매니저로부터 온갖 폭언 및 폭행을 당했던 사연을 소개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지난 2017년 KBS 2TV <언니들의 슬램덩크>의 한 장면. 홍진영은 걸그룹 연습생 시절 매니저로부터 온갖 폭언 및 폭행을 당했던 사연을 소개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 KBS

 
지난 20여 년 사이 많은 연예 기획사들은 연습생 제도를 통해 춤, 노래, 연기 등에 재능이 있는 유망주들을 찾아 훈련시키며 연예인 육성에 매진해왔다. 이는 해외에선 찾아볼 수 없는 한국 연예계 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체계적인 양성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 반면, 이에 못지 않은 부작용도 노출해왔다.

가족이나 친구와의 관계는 물론 정규 의무교육을 등한시 하고, 연예인 데뷔라는 목표 하나에만 매진하다 보니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기 어려운 것도 다반사였다. 주로 어린 10대 때 발탁된 연습생들이 성장기를 연예기획사에서 보내는 만큼 업체들은 부모, 선생님의 역할을 대신 떠맡아 진행해줘야 하지만 일부 기획사와 어른들은 이를 외면해 논란을 야기한다.  

연습생들의 휴대폰을 검사하고 CCTV로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는가 하면, 폭력이나 성추행 등 연습생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여기엔 이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간주하지 않고 '돈 벌어줄 기계'마냥 취급한 몇몇 어른들의 그릇된 생각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유죄를 선고받은 김 회장은 과거 기자회견에서 "사랑의 매, 훈육 차원이었다"고 강변했다. 가정과 학교에서도 체벌이 사라진 상황에서, 이러한 변명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일이다. 계약서상 갑을 관계는 약자, 어린 친구들의 인격을 무시해도 되는 허가증이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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