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야. (왼쪽부터) 이보람-남규리-김연지

씨야. (왼쪽부터) 이보람-남규리-김연지 ⓒ 냠냠엔터테인먼트, 콘텐츠난다긴다, 모스트웍스


지난 25일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씨야(SEEYA)가 9년 만에 완전체로 재결합한다는 소식이었다.

오는 4~5월 사이에 프로젝트 앨범을 내고 컴백한다는 이 낭보는 지난달 21일 방송한 JTBC <슈가맨3> 씨야 편에서 파생된 결과였다. '슈가맨'으로 소환된 씨야 세 멤버 남규리·김연지·이보람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9년 만에 다 같이 대중에 얼굴을 비췄다. 시청자의 반응은 뜨거웠다. 

'사랑의 인사' 등 차트 역주행... 뜨거운 환영

3인조 여성 발라드 그룹 씨야는 지난 2011년 1월 해체했다. 2006년 '여인의 향기'로 데뷔한 이후 다양한 연령층으로부터 폭넓은 인기를 얻었기에 갑작스런 해체에 많은 이들이 아쉬워했다. 해체 후 남규리는 배우로 전향했고, 김연지와 이보람은 각각 솔로가수로 홀로서기를 했다. 

그러다 <슈가맨3>를 통해 재회해 다시 노래를 부른 이들은 공백 기간이 무색할 만큼 완벽한 가창력과 무대매너를 선보였다. 양준일, 태사자에 이어 이번엔 씨야 차례가 분명해 보였다. 슈가맨으로 소환돼 일회성으로 얼굴을 비추는 게 아니라 정식으로 활동을 재개하는 케이스로써 말이다. 
 
 JTBC <슈가맨3>에 출연한 씨야

JTBC <슈가맨3>에 출연한 씨야 ⓒ JTBC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방송 이후 이들의 재결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이들의 인기 또한 가시적으로 드러났다. 히트곡 '사랑의 인사', '미친 사랑의 노래', '여인의 향기', '구두' 등이 음원차트 역주행을 하며 모두 100위 안에 드는 기염을 토한 것.

게다가 2007년 발표한 '사랑의 인사'는 지난 8일 방송한 SBS 인기가요에서 차트 10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아이유, 방탄소년단, 악동뮤지션 등 현재 인기가수들과 나란히 상위권에 오른 데 씨야 본인들도 신기함을 감추지 못하며 SNS를 통해 기쁨을 표현했다.
  
 SBS 인기가요 방송캡쳐. 역주행으로 차트 10위에 오른 '사랑의 인사'.

SBS 인기가요 방송캡쳐. 역주행으로 차트 10위에 오른 '사랑의 인사'. ⓒ SBS


<슈가맨3>에서 씨야는 벅차오르는 감정을 추스르느라 바빴다. 눈물을 글썽인 이보람은 "거의 10년 만에 저희가 한 무대에 섰다"며 감격적인 심정을 드러냈고, 김연지는 "지금도 사실 실감 안 난다"고 고백했다. 남규리는 "아침에 리허설 하는데 너무 울컥했다"고 말하며 눈물을 참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씨야라는 팀에 대한 솔직한 마음을 이 방송에서 털어놓았다. 남규리는 "씨야가 제게는 제2의 부모님 같다"라며 "저를 세상에 많이 알려준 것이 씨야다. 단 한 번도 잊은 적 없다"라고 말했다.

이보람은 "개미가 우글거리는 집에서 같이 컵라면 먹을 때도 좋았고, 씨야로 살았던 모든 순간이 좋았다"라고 했고, 이어 김연지는 "씨야는 첫사랑이다. 모든 게 처음이라 서툴렀지만 굉장히 진실했고 그만큼 온 마음을 다했다"라고 털어놓았다.

가슴 아픈 해체... "살아있어 줘서 고마워"
 
 JTBC <슈가맨3>에 출연한 씨야

JTBC <슈가맨3>에 출연한 씨야의 남규리 ⓒ JTBC


이렇게 애정이 깊었음에도 불구하고 씨야는 왜 해체의 길을 통과해야 했을까.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 김연지는 "다른 외부적 요인도 많았지만 서로 마음을 나눌 기회가 없었던 게 가장 큰 요인이었던 것 같다"라며 "각자 안고 있는 고민이 있었지만 배려라는 이름으로 그것들을 드러내지 못했다. 만일 그때 이런 이야기를 나눴다면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을 텐데"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오해가 있었는데 그걸 진실로 믿기도 했다. 언니(남규리)를 못 보는 동안 제가 나이를 먹어가며 그때의 행동들을 후회했다. 혹시나 규리 언니가 잘못된 생각을 할까봐 걱정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언니가 살아 있어줘서 고마울 정도다." (이보람) 

팀이 해체하기 전 탈퇴를 택했던 남규리는 그 이유에 대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라며 "제가 다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없었다. 한국에서 살아갈 자신이 없어서 이민을 알아봤다"라고 힘들었던 때를 회상하기도 했다. 

이어 연기자로 복귀할 수 있었던 스토리를 이어갔다. "이민을 알아보던 중 김수현 작가님과 함께 작품을 하시는 정을영 감독님이 오디션 제안을 해왔다"라며 "간절한 맘으로 대본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연습해갔는데 안 되겠다고 하시더라. 아쉬움에 일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노래를 시키셨고 '다음 주 화요일부터 매일 나오라' 그러시더라. '연기는 그렇게 말하듯이 하는 거야'라며 기회를 주셨다"라고 밝혔다. 그 후 매일 혼나가며 연기 연습을 했고 그런 노력 끝에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작품에 들어간 것. 이후 남규리는 <내 뒤에 테리우스>, <붉은 달 푸른 해>, <이몽> 등에도 출연하며 연기자로서 입지를 다졌다. 

김연지와 이보람은 해체 후 솔로 가수로 활동했다. MBC <복면가왕>에서 가왕에 오르기도 한 김연지는 최근 뮤지컬 배우로서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연지는 "가수로서 한 걸음씩 더 보여드릴 거고, 뮤지컬 차기작도 준비하고 있다"라고 근황을 밝혔다. 이보람 역시 <복면가왕>에서 가왕에 오르며 실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예쁜 애, 노래 잘하는 애 말고 나머지 한 명으로 저는 인식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씨야라는 팀이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제 개인적인 자존감은 바닥이었다. 나는 팀에 없어도 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위축되기만 했다. 재출연 끝에 <복면가왕>에서 가왕을 쟁취했는데 '이제는 내가 씨야라는 팀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됐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보람)
 
 씨야

씨야 ⓒ 남규리 인스타그램


이렇듯 힘든 산들을 넘어 우여곡절 끝에 다시 만난 씨야. 그룹 이름이 '씨야(See Ya: See You Again의 줄임말)'로, 다시 만나자는 뜻이란 점에서 이들의 재회는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세 사람은 정말 다시 만났다. 이들의 두근거리는 마음은 SNS를 통해 숨김없이 드러났다. 남규리는 지난 1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김연지, 이보람과 함께 팬들이 선물한 전광판 앞에 서서 찍은 사진을 게재하며 다음과 같은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팬분들의 소중한 맘, 따뜻한 선물을 받았다. 새벽 5시 첫차 다니기 전 멤버들과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감동 가득한 오늘 새벽. 더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 감사하고 사랑한다." (남규리)

세 사람은 씨야로서 곧 프로젝트 앨범을 발표해 활동을 펼친 후, 다시 각자의 본업으로 돌아가 연기와 솔로활동을 이어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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