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바이러스 여파로 인해 어느덧 2개월째 각종 방송 제작이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 설 연휴 전후만 해도 그저 뉴스 속 일로만 여겨졌던 것들이 우리의 현실이 되면서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다행히 드라마는 일부 작품들이 촬영 도중 잠시 휴식기를 갖긴 했지만 큰 탈 없이 방영을 이어가고 있지만 예능 프로그램은 여전히 여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결방부터 콘셉트 및 제작 방식 변경 등 난관 속 다양한 방식으로 위기를 대처하고 있는 2020년 예능계는 자의와 상관없이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야외 촬영 대신 스튜디오로
 
 tvN < 유퀴즈온더블럭 >의 한 장면.  기존 길거리 토크 대신 실내 스튜디오 중심 촬영으로 형식을 변경했다. 실내 촬영에서도 거리두기 등 코로나 시대의 현상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tvN < 유퀴즈온더블럭 >의 한 장면. 기존 길거리 토크 대신 실내 스튜디오 중심 촬영으로 형식을 변경했다. 실내 촬영에서도 거리두기 등 코로나 시대의 현상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 CJ ENM

 
야외 촬영 비중이 높던 기존 예능 상당수는 일부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상당수 실내 촬영 위주로 방법을 변경하고 있다. 지난 겨울 휴방기를 거쳐 3월 방송을 재개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갑작스런 형식 변경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대표적인 예능 중 하나다. 지난 2018년 방영된 이래 <유퀴즈>는 전국 방방 곡곡 거리를 누비며 시민들과의 반가운 만남과 퀴즈 속에서 다채로운 삶의 철학을 들어보는 의미있는 프로그램으로 사랑받았다.  

하지만 코로나 여파로 인해 예전 같은 야외 촬영 방식을 버릴 수밖에 없었다. 길거리 토크라는 기본 형식을 언제가 될지 모르는 기간 동안 포기해야하는 돌발 상황에서 <유퀴즈>는 실내 스튜디오를 선택했다. 또 대화의 비중을 늘리며 지난 11일 방영분에선 오히려 전보다 강한 감동을 선사했다. 대구, 경북 지역에서 코로나 의료 현장을 누비는 의사, 간호사 등과의 영상 통화를 통해 이 시대 진정한 영웅들의 믿음직한 모습을 화면에 담았다.

이어진 18일 방송에선 기발한 문제 출제를 해준 시청자들을 모셔 웃음기 가득한 내용으로 선회하는가 하면 25일엔 tvN 예능을 책임진 유명 PD, 작가들을 회사 사옥 내에서 만나 예능 제작의 흥미로운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오히려 형식에 구애 받지 않는 다채로운 내용으로 매주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비록 돌발상황이 주는 재미의 손실은 분명 있지만 <유퀴즈>는 실내 스튜디오로 들어온 것이 결과적으론 신의 한수가 되어줬다. 

일반 시민+방청객 대신 연예인 위주로
 
 '미스테리 음악쇼 복면가왕'의 한 장면.  일반 방청객 대신 연예인 판정단의 수를 늘려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

'미스테리 음악쇼 복면가왕'의 한 장면. 일반 방청객 대신 연예인 판정단의 수를 늘려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 ⓒ MBC

 
방청객이 필수적으로 존재했던 각종 공개 코미디 및 음악 방송은 현재 무관객 녹화를 수주째 이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승자를 가려야 하는 대결 중심 음악 예능들로선 대안 마련이 일반 음악 방송보다 쉽지 않은 실정이다.  

MBC <복면가왕>은 결국 궁여지책이지만 1표를 행사하던 기존 시민 방청객들 대신 연예인 평가단의 숫자를 늘려 현장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평소 같았으면 11명+@의 연예인 포함 총 99명의 투표로 매 라운드 승자를 택했지만 지난 22일 방송에선 21명으로 늘어난 연예인들이 그 몫을 담당했다. 이렇다보니 11:10 같은 1표 차 박빙의 내용으로 안타깝게 탈락하는 출연자도 등장한다.  

KBS 2TV<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 역시 비슷한 처지에 놓였다. 결국 KBS 개그맨, 아나운서 등이 스페셜 판정단의 이름으로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평소처럼 투표를 이어가지만 점수 공개 없이 승자를 발표하는 점이 살짝 달라진 부분이다. 

하이라이트 편집부터 추억의 영상 재발굴까지
 
 과거 '전국노래자랑'에 일반인 참가자(본명 조은심)로 출연했던 가수 송가인.  지역 예심 등 모든 제작 과정이 중단되면서 예전 방영분을 재편집해 소개하고 있다.

과거 '전국노래자랑'에 일반인 참가자(본명 조은심)로 출연했던 가수 송가인. 지역 예심 등 모든 제작 과정이 중단되면서 예전 방영분을 재편집해 소개하고 있다. ⓒ KBS

 
신규 촬영 및 제작이 아예 중단된 프로그램은 '스페셜'이라는 이름 하에 기존 방영분의 하이라이트 편집 방송을 택하고 있다. 수주 이상 장기간 공백을 메우기 쉽지 않다는 어려움은 분명 존재하지만 가장 널리 애용되는 방식으로 급한 불을 끄고 있다. 

MC 송해의 갑작스런 건강 이상으로 잠시 진행자 공백을 맞았던 KBS 1TV <전국노래자랑>은 매주 전국을 돌아다니며 진행하던 예심 중단으로 인해 방영분 부재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이에 매주 다양한 주제를 설정하고 과거 방영분 중 시청자들이 관심 깊게 볼만한 내용을 추려 방송을 이어 나가고 있다.

지난 22일엔 유명 스타들의 <전국노래자랑> 등장 방송분들을 따로 모아 방영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어느덧 40줄에 접어든 1세대 걸그룹 핑클의 데뷔 시절 모습을 비롯해서 최불암, 김수미 등 과거 MBC 인기드라마 <전원일기> 배우들의 출연 영상을 소개해 시청자들의 추억을 되살려주기도 했다. 연말 무대 결선에 진출했던 일반인 시절 홍석천의 지금과 사못 다른 모습 역시 보는 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등 20여 년전 방영분의 재발굴은 제법 큰 효과를 발휘한다. 

사라진 외국 촬영... 한파 맞은 해외 여행 예능
 
 '배틀트립'의 한 장면.  해외 촬영 및 여행 예능은 올해 들어 된서리를 맞고 있다.

'배틀트립'의 한 장면. 해외 촬영 및 여행 예능은 올해 들어 된서리를 맞고 있다. ⓒ KBS

 
어느 정도의 대안이 존재하는 예능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외국 촬영 중심 프로그램들로선 마땅한 대안 마련이 어렵다보니 아예 휴방, 종영을 택하기도 한다. 해외 출국길이 거의 막혀, 지난 수년 사이 각 방송사들의 쏠쏠한 소재거리로 활용되던 해외 여행 혹은 촬영 예능은 발이 완전히 묶이고 말았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 일찌감치 종영이 결정되었던 KBS 2TV <배틀트립>은 지난달 28일 이후 방송이 중단되었다. 해외 촬영 대신 국내 여행으로 우회했던 tvN <더 짠내투어>도 지난 16일 방영을 끝으로 휴방에 돌입했다. 각국 독특한 문화 환경을 안방에서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했던 이들 여행 프로들은 언제 다시 등장할지 지금으로선 예측조차 쉽지 않다.

이밖에 여행 예능은 아니지만 올해 방영 10주년을 맞아 동남아 팬미팅, 유럽 촬영 계획을 야심차게 준비하던 SBS <런닝맨> 역시 이를 보류하고 국내, 실내 위주로 선회하며 방송을 이어가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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